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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옭아맨 미국의 보이지 않는 경제·정보 네트워크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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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옭아맨 미국의 보이지 않는 경제·정보 네트워크 제국 - PADO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진 분쟁이 미국과 중동 파트너 간 관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유가 상승은 산유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제정세가 미국, 유럽, 러시아의 중심 세력에서 벗어나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공한다. 서구는 갑자기 더 이상 국제정세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어떻게든 관리하려 애쓰면서 후퇴하고 있다. 이는 2023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50년 전인 1973년, 아랍 산유국들이 미국을 비롯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대한 원유 수출을 금지한 '욤키푸르 전쟁'이 발발한 해의 이야기다. 욤키푸르 전쟁 50주년을 맞아 또다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졌음은 우연이 아니며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은 이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50년 전과 지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이후 국제정세는 어떻게 바뀌었던가? 저개발국의 영향력은 그때보다 더 커졌을까, 아니면 줄어들었을까?www.pado.kr


1970년대에는 이러한 요구가 거의 힘을 얻지 못했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이른바 시민 저널리스트가 등장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같은 개방형 플랫폼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뉴스 제작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하 제국'은 그러한 낙관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보여준다. 겉보기에 개방된 것처럼 보이는 인터넷 네트워크는 늘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연결된다. 그리고 광섬유 케이블에는 송유관처럼 쉽게 식별하고 관찰할 수 있는 초크포인트가 존재한다. 광섬유 기술은 기존의 전선망처럼 전파가 새지 않기 때문에 감청이 어렵다고 여겨진 적도 잠시 있었지만, 인터넷을 운영하는 민간 회사의 협조만 있다면 실제로는 훨씬 더 쉽고 완벽한 감청이 가능하다는 게 곧 드러났다.


책의 한 구절은 일상 속 숨겨진 인프라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광섬유 케이블은 (샌프란시스코) 폴섬스트리트에서 끝나는데 여기서 NSA(미국 국가안보국)는 프리즘을 사용해 광섬유 케이블을 흐르는 광선을 두 개의 똑같은 신호로 분리한다. 한 신호는 사람들의 이메일, 웹 요청, 데이터를 본래의 목적지로 전달했고, 다른 신호는 641A호실로 우회된다. 미국 정보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스라엘 회사가 구축한 나루스Narus STA 6400가 이곳에서 그 데이터를 분석한다." 개인간의 소통이 미국 정보기관의 재산이 된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백도어를 열어준 대가로 막대한 보상을 받았으며, 협조하지 않은 기업들은 막대한 벌금의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헨리 페럴, 에이브러햄 뉴먼 공저 '지하 제국' 표지. /사진제공=Macmillan Publishers


패럴과 뉴먼이 전하는 이야기 속 세계화는 언제나 미국의 일극적 권력을 조용히 강화하는 것이었다. 저자들이 그리는 2020년대 세계 경제의 풍경에 따르면 1970년대의 노선을 따라 국제정세를 재편하려는 모든 노력은 미국이 건설한 지하 제국의 그물망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 정책가들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저자들은 이 책을 내기 전에도 '무기화된 상호의존weaponized interdependence'이란 신조어를 쓰면서 이 책과 비슷한 주장을 펼친 적이 있는데 미국 정부 일각에서 이 표현을 따라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초크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무기화된 상호의존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했다. 작년 말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값싼 러시아 에너지와 값싼 중국 노동력에 기반한 생산 모델의 극명한 한계"를 깨달은 후 유럽연합이 "무기화된 상호의존의 시대에 대한 무거운 각성을 했다"고 다소 운명론적으로 말한 바 있다. 이런 형태의 제국은 영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