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쳤다.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살고 싶었다─


 


 


 


 


 


내 몸은 이미 상처투성이가 되어있었고 아발론의 회복력으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상이다.


 


 


 


내 뒤를 쫒아오는것은


 


 


 


- 최강의 마술사 \"키슈아 젤릿치 슈바인오그\" -





3개월 전 쯤, 마술협회의 의뢰를 받아 나를 죽이러 왔다가


 


세이버의 보구 ─ 아발론에 막혀 돌아간 그 놈이다.


 


 


 


3개월 전에 깨달은 것이다.


 


이놈과 정면승부는 불가능하다.


 


평행마술을 자유자재로 쓰는 놈이기에,


 


어디서든지 나를 찢어죽일 죽음의 검은 칼날을 부를 수 있다.


 


 


 


그 때는 운이 좋아서 살았지만, 이번에도 운을 믿을 순 없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어두운 거리를 질주하고 있었고,


 


놈은 내 뒤를 바싹 따라오고 있었다.


 


 


넘어졌다.


 


 


 


넘어지는 도중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달리고 있을 뿐이었는데-


 


 


다리를 보니, 무릎이 반으로 잘려 너덜거린다.


 


피는, 물을 막던 댐이 터진듯 콸콸 흘러나오고


 


내 주위는 피의 웅덩이를 만들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비명을 지를 힘도 없었다.


 


 


내 앞엔, 칠흑의 그림자가 달을 등지고 나타난다.


 


 


 


「좀머. 이번에도 운이 좋구나. 다행히 다리가 잘려나가지 않았군.


   하지만 걷지 못한다는것은 똑같은가? 」


 


 


 


 


「trace on」






나는 말없이 간장, 막야를 투영해서 젤릿치에게 날리는 순간,


 


검은색의 일섬이 공기를 가른다-


 


간장, 막야와 무엇은 힘없이 땅에 떨어졌다.


 


 


 


 


그 무엇은 붉은색으로 물들어있다.


 


그것에서 붉은색의 액체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내 왼쪽 어깨 옆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고통스럽게 죽고싶지 않으면 쓸데없는반항은 하지않는게 좋을거다.」


 


 


 


 


왼쪽 팔이 잘렸다.


 


더이상 싸울수가 없다.


 


 


 


편해지고 싶었다.


 


 


눈이 서서히 감긴다.









아니, 내 몸이 다 찢어져서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까지 싸워야 한다.


 


이번에는 정말로. 정말 내 신념을 걸고 그녀를 지켜주기로 맹세했다.


 


 


 


---


 


 


며칠 전, 내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또 그로부터 며칠 후


 


내가 아플때 내옆에 와서 간병을 해준 그녀에게 나는 아주 못할 짓을 해버렸다.


 


 


세이버와 있었던 일들과 아직도 세이버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버렸다.


 


 


내가 아직 세이버를 사랑하고 있어도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이후로 그녀가 나를 보는 눈빛은 예전의 햇살같이 따스한 눈빛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이것은 모두 내 잘못이다.


 


 


여기서 용서를 빌어서도 안되고,


 


세이버를 이제 잊었다고 해도 안된다.


 


 


 


그건 거짓말이니까.


 


 


--- 


 


 


그러니 더더욱 지켜줘야 한다.


 


 


마지막 남은 정신력으로 눈을 뜨고,


 


마력을 무릎에 강제로 집어넣어 억지로 일어선다. 


 


 


하지만 그 순간 다리는 완전히 떨어져나가버리고, 나는 한 발로만 간신히 서있다.


 


 


 


 


「그만큼 잘리고도 싸울 힘이 남아있는것인가?  역시 대단하구나 좀머.」


 


 


 


「몸은 검으로 되어있다.


 


   피는 철이며, 마음은 유리.


  


   수많은 전장을 넘어서도 불패.


 


   단 한번의 패주도 없고, 단 한번도 이해받지 못한다.


 


   그 자는 항상 홀로 검의 언덕에서 승리에 취한다.


 


   따라서, 그 생에 의미는 없으니,


 


   그 몸은 틀림없이 검으로 되어있다.





어두운 밤거리에 불이 달리고,







하늘이 바뀌고,










땅은 사막으로 변한다.


 


 


 


 


황량한 세계.


 



생물이 없는, 검만이 잠든 묘지.



상상한 것만으로 검을 복제할 수 있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검 따위 없다.



그것이, 나의 고유결계였다.


 



고유결계.


 



내가 가진 단 하나의 무기.



여기에는 모든 것이 있으며,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그 이름이 \"unlimited blade works 무한의 검제\"








그리고 그 위엔 내가 있다.



「 ─ 또 고유결계 인가?


   하지만 이따위 네 심상속의 가짜 검들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는건 저번 싸움에서 겪었을텐데?」


 


 


 



한 발짝 내딛는다.


 


그 앞엔, 황금빛으로 빛나는 세이버의 보구가 꽂혀있다.









엑스칼리버


 


─ 약속된 승리의 검


 


 


「그게 말로만 듣던 엑스칼리버인가?」


 



두 손을 뻗는다.


 



땅에 꽂힌 검은, 주인이라 인정하는 듯 용이하게 뽑혔다.



 


 


 



「간다, 젤릿치── 」


 


 


 


 


폭풍-


 


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다.


 


엄청난 바람이 내 주위를 감싸고,


 


나는 잘리지 않은 한쪽 팔만으로 엑스칼리버를 쥐고


 


젤릿치에게 질주한다.


 


 


──찌른다.


 


 


이번에야말로 죽여버린다.


 


 


── 빛으로 아찔해져 있던 눈앞이 어둠에 묻혔다.




「──」



어둠은 한 순간이었다.




어둠은 내 몸을 구석구석까지 쳐 내 가고, 그 불쾌감에, 의식은 각성했다.


 



「아-」


 



숨결이 흘러나온다.



의식이 돌아와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아픔.



살갗은 타고,


 


몸 여기저기는 뚫리고 찢겨, 무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챙!\"


 


고유결계는 깨져버리고 다시 어둠의 거리로 돌아온다.


 


 


 


「그런, 가- 나, 는---」


 


아.. 이제 정말로 끝인가.


 


 


상처하나 없는 젤릿치는 나에게 걸어온다.



「---아직... 죽...을수.. 없는데..」



마지막 발악.


마지막으로 몸을 꿈틀 거리는 순간.




「불쌍하구나. 이제 그만 죽어라.」


\"촤악\"




앞이 안 보인다.


모든것은 어둠에 덮히고 의식만이 어둠속에 갇혀있을 뿐이다.



이제는 그 의식마저 희미해져 간다.


 


 


 


 


 


 


그녀와 처음으로 \"문자\" 라는것을 했던 일.


 


밤늦게 집에 찾아가 사랑을 고백했던 일.


 


 


 


 


그리고 세이버의 얼굴이 떠오른다.


 


 


 


 


 


두렵다-


 


죽는것보다 그 추억들을 다신 생각할 수 없다는게 너무나 두렵다..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의식은 완전히 끊어지고


 


모든것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