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말하는 5대 기술사 땄다. 꽤 달라지긴 했는데. 좋은 건지는 모르겠어.

0. 처음엔 숨기려 했어.
회사 지원도 없고, 기술사 준비한다고 회사에서 온갖 갈굼과 눈총은 다 받았어. 공부할 여유 있으면, 일 더하란 말은 수도 없이 들었고.  회사 바쁜데, 주말에 출근 안 하고 시험 보러 간다고도 욕 먹었고. 그래서 승진과 연봉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았지.  그래도 3류대학 좆소 인생에 빛 들 방법은 기술사 뿐이라 생각해서, 계속 공부했어.
회사에 기술사는 없지만, 기술사 따도 별로 좋은 꼴 못 볼 것 같아서 숨기려 했지. 결국 아래 적었듯, 예상이 맞았다.
그런데 결국 회사에 들켰다. 분야별 기술사회 홈페이지에 뜬 신입회원 보고 알았더라.  매번 떨어진 걸 귀신같이 알고 비웃더니, 기술사회 보고 알아낸 거였네.
회사에선 왜 말 안했냐고, 또 지랄.  기술사 혜택도 안 주면서.

1. 직급과 명함
회사에서 일단 직급은 올려줬다. 좆소 직급은 그냥 말장난일 뿐이니. 명함에도 기술사라고 박아주고. 회사 홈페이지에도 내 사진과 이름이 올라갔다. 홈페이지 올라갈 프로필 사진은 내 개인 돈으로 찍으란다. 황금같은 주말에 피같은 내 돈 써서 찍었다.
월급은 한 푼도 안 올랐다.  수당도 없다.
여기까진,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는데.

2. 상사 지랄이 심해졌다.
툭하면 "xx씨는 기술사라 좋겠네. 상사 말에 토도 달고. 회사 홈페이지에도 올라가고." 식으로 비아냥 거린다.
일은 (단순 반복) 왕창 더 주고, "기술사가 그것도 못 하냐?" 고 지랄해댄다.  기술사 따면 갑자기 문서 작업이 10배로 빨라지냐?
내 월급 그대로라고 말해도 안 믿고, 자기보다 많이 받는다고 착각해서 더 난리 치는 듯.

3. 내 도~장을 회사 소유라고 생각한다.
회사 마음대로 (도~장 값 없이) 찍을 수 있는 공짜 도~장으로 여긴다. 도~장도 내 돈으로 파서, 회사에 맡기라고 한다. 월급도 그대로에 도~장값도 안 주면서. 도~장 파는 데 필요한 기술사회 가입비와 회비도 내 돈으로 내란다.
못하겠다고 버티니, 바로 위 상사부터 사장까지 순서대로 불러서 도~장 내놓으라고 지랄한다. 명령 불복종은 해고 사유라나. 기술사 도~장따위 아무것도 아닌데, 왜 회사에 거역하냐고 회유도 하고. 별 거 아닌 걸로 왜 사장까지 지랄하는데? 내가 도~장 안 바치면, 외부 도~장값을 나한테 받아내겠다고도 압박했고. 이건 회사가 봐도 무리인지, 실제 청구는 안 했지만.

4. 회사에서 잘렸다.
도장 안 맡길거면, 나가란다.  일단 나가면, 업계에 발 못 붙이게 하겠단 협박은 덤.  타협안으로, 도장은 내가 보관하고, 도장값 주면 검토해서 찍어주겠다고도 해 봤어. 그런데 돈은 한 푼도 못 주고, 도장은 회사에 맡기라고 하네. 결국 잘렸어.
실업급여 받으려 했더니, 회사가 자진 퇴사로 신고해서 이것도 못 받는다. 회사에 전화하니, 네가 스스로 나가놓고 무슨 모함이냔다.
그런데 웃긴 게, 회사 홈페이지엔 아직도 나를 소속 기술사로 놔두고 있어.  내려 달라고 연락해도, 곧 해주겠다며 계속 시간만 끄네. 이젠 연락도 안 받아.

5. 업계에 나쁜 소문이 나서, 재취업도 안 된다.
다른 곳에 가려고 했는데, 연락이 아예 안 온다. 원서 냈던 회사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전 회사가 아주 나쁜 소문을 열심히 퍼뜨린단다.  업계에서 쫓아낸단 협박이 진심이었네.  널린 게 기술사인데데, 굳이 위험하게 험담 나오는 사람을 뽑을 까닭은 없겠지.

6. 그래서 어쩌지?
몰라. 일단은 계속 취업 시도는 해 봐야지.  정 취직 안 되면, 개업이나 할까도 싶은데.  전 회사가 악성 소문을 뿌려놔서 취직도 안 되는데, 개업해도 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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