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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 고졸, 매일 인생을 한탄하느라 먹고 싸고 자다보니 어느새 전역하고 3년이 지났다.

맥도날드 배달부터 롯데월드 청소원까지...


더이상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다는 위기감에 이 늪을 벗어나고자

시설관리를 지원했다.


무슨 일을 해도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3개월이상을 못넘기는 


스스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 

딴에는 나름 짱구를 굴려 고심 끝에 선택한 일이었다.


송파구에 있는 30층 건물의 삼성 SDS 건물의 기계기사 모집. 

주당비. 연봉 2200. 내 상황에서는 이것도 감지덕지라 냉큼 지원했다.


지하철 타면 30분거리밖에 안됐으니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경쟁률이 3:1 정도였는데 나이대가 4~50대가 세명이었다.


아침에 지원을 해서 그런지 점심에 바로 연락이 왔다. 

20대에요? 면접 보러 한번 와보세요.


내 성격 상 친하게 지낼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사회생활도 오랫동안 절단하고 지내다 보니

정상적으로 예의를 갖춰 입을 옷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안갈 수도 없었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내 인생은 회생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니 용기가 생겼다.


카파 모양이 새겨진 검정색 트레이닝 바지와

회색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면접을 갔다.

내 딴에는 가장 점잖은 옷이었다.


면접은 지하 5층에서 이뤄졌다.

외모 열등감을 벗어나고자 한달전 더벅머리에서 반삭을 했던 것이 

이 시설관리라는 곳에서는 통했나보다. 아님 면접을 보던 과장이 성격이 좀 특이했던 건가. 


전기기사를 공부하고 있다던 과장은 나를 정말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리고 스물여섯이면 앞으로 자격증을 많이 딸수있으니, 

중간에 그만두지 말라는 말과 함께 내일 나오라는게 아닌가.

첫출근. 

긴장을 해서 그런가 오줌이 마려웠다.

50대 사수에게 얘기를 하니 삼성 직원들의 똥,오줌이 모이는 곳이라며

정화조로 나를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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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촉촉한 물기는 오줌을 싼 흔적이다.

어차피 빌딩의 모든 오물이 이곳으로 모여서 정화가 되니, 


성가시게 삼성 직원들께서 이용하는 1층 화장실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싸면 됐다. 누런 오줌이 포물선을 그리는데,
허례허식이 없어 속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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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들의 지적이고 뇌가섹시한 똥오줌이 정화되는 곳이다.

생각보다 깨끗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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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건물이라 그런지

지하5층에 위치한 기계실인데도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수' 작업이라고 변기가 막힐 때마다 10층부터~30층까지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뚫는 것 말고는 일지 적는게 9시간의 근무시간동안 끝이었고


적당히 과장 눈치나 보면서 스마트폰을 하거나 웹서핑을 할 수 있었다.


대리는 게이밍 노트북을 들고와서 대놓고 게임을 했고,

나만한 20대 딸이 있다는 사수는 포커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일지를 적으려면 30층에서 10층까지 위치한 삼성 sds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공조실에 들어가서 일일이 잘돌아가는지 체크 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때마다 골머리를 싸매고 컴퓨터 앞에서 타자기를 두들기는 

삼성 직원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웃소싱 회사가 적혀있는 작업복을 입고

가끔 직원들을 마주치면 자괴감이 들었지만 

어차피 내 인생은 회생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면 용기가 솟았다.


사무실에서 다시 짱박혀서 아직은 분위기가 낯설어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여자 화장실의 문짝이 고장났단다.


공구를 들고 올라가는 사수를 따라, 화장실 문앞에서 직원들을 통제했다.

들어오려는 사람도 없었지만, 어쩐지 직원들이 나를 지나칠때마다 약간 슬픈 기분이 들었다.


배운 사람들이라 그런지 벌레짝을 보는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더욱 비참한 기분이 들어서 얼굴이 조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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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한 키의 (163) 예쁘장한 딸이 있는 사수는 

휴가를 내고 가족들이랑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부사수가 없어 1년동안 그러지 못했단다.


나를 마치 아들처럼 대해줬다. 인터넷으로는 반말을 하는 사람에게

선을 확실히 그어야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배웠는데 그가 반말을 해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너무 잘알려주고 친절해서 그런가보다.

너 혹시 옥상은 가봤냐? 거기도 일지를 써야 해. 한번 가보자.


옥상을 따라 올라갔다.

바람이 아주 세게 불어서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였고, 거대한 롯데월드 타워가 한눈에 바라다 보일 정도로 가까이 닿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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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롯데월드가 보였다.


고등학생때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랑 같이 살아서 그런지

그가 아빠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격증을 열심히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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