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직업에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널널한 여유와 교대근무에서 오는 불규칙한 자유

난 이게 교정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물론 이건 주야비휴 까진 아니어도 최소 윤번은 지켜진다는 전제하임.
내가 윤번 지켜지는 도시 소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얘기다
수험생들은 윤번 지켜지면 무조건 청송이구나 하지만 사실 청송 말고도 윤번 지켜지는 소는 좀 더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게 일이 맞나 싶을 정도의 여유로운 근무
출퇴근시 업무 스트레스는 개나 주는 홀가분함
이건 처음 느끼는 사람에겐 좀 과정하면 황홀감까지 준다
물론 이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수년이 지나도 똑같고 심지어 20년 넘은 주임과 들어온 지 한달 된 신규가 하는 일이 별 차이 없을 정도의 전문성 부족은 자괴감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짬주임들을 보면 속으로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나도 나중에 저러고 있을까 생각하면 이게 맞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정 싫으면 7급 봐서 승진테크 또는 최소한 6급 관리직 또는 사무직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그럼 괜찬지 않을까
사무직 업무도 교정은 여유 있으니까

여유 못지 않게 불규칙한 자유 역시 나한텐 정말 매력적이다
평일에 빈둥대는 희열.
주5일이란 고정된 틀에 갇혀 있지 않다는 자유로움
교대근무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더 많다
특히 육아에 좋다
글고 날짜가 빨리 가서 월급날이 더 빨리 다가오는 느낌

단 이런 교정의 특수한 장점을 누리기 위해선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군대놀이
수준 낮은 고참 직원들
수용자를 상대하는 스트레스
야간 근무시 수면부족

군대놀이는 그케 심하진 않다
손 자주 들어 올려서 경례 열심히 해주고 적당히 기강 있는 척 해주면 된다

수준 낮은 직원들
어쩌면 이게 가장 큰 스트레스 일 수도 있다
예전에 쉽게 교정 들어온 짬주임 중엔 무식하고 수준 낮은 사람들이 꽤 있다
반말은 기본이다
나이 40 넘은 신규들도 초면에 반말 듣고 이등병 취급 당한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는 인싸가 돼서 그들과 아예 친해지거나 아니면 냉정하게 선을 긋는 게 낫다
인간관계는 상호적인지라 이쪽에서 반응이 시큰둥하면 그쪽도 덜 지랄하게 된다. 물론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면서
존중을 모르는 인간들한테 무조건 예 예 하면 더 호구 취급 당한단 얘기다

수용자 상대는 요령인 듯하다
기본적으로 존중을 가지고 평어 이상의 말투를 써서 대하면 그들도 지랄하지 않는다
너무 엄하게 해도 너무 물렁하게 해도 안 되고 적당히 지도는 하면서도 그들이 숨을 쉴 수 있게 어느 정도의 유두리를 주면 되는 듯하다
단 찝찝함은 어쩔 수 없다
수용자복을 입은 사람을 보는 거 자체의 찝찝함
그건 감수해야 한다

야간 시 수면부족
이게 큰 장애가 될 수 있는데 사람마다 또 다르다
기본적으로 젊거나 젊지 않아도 체력이 좋은 사람은 별 무리 없이 생활하지만 잠을 쉽게 못 자고 체력이 약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또는 체력이 약하면서 나이까지 많으면 버티기 힘들 수 있다
사실 윤번 4부제와 4시간 주어지는 수면시간은 나름 괜찮은 제도긴 하다
말도 안 되는 예전 2부제나 불과 십몇년 전의 3부제와 비교하면.
글고 객관적으로 봐도 2015년 기준 공무원 직렬별 직렬별의 사망 나이를 비교해보면
교정이 73세 일행이 77세 정도로 4년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이들이 3부제는 물론이고 2부제까지 경험했던 직원들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4부제 직원들 때에는 사실 별 차이가 없겠지 싶다
물론 이것도 윤번은 지켜진다는 전제로
가장 중요한 건 4시간 자는 수면의 질이다
이 시간을 잘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잘 수 있고 그 외 근무시간에 틈틈이 쉬고 술담배 자제. 식사 운동 등으로 관리 잘 해주면 보완이 되지 않을까

이런 것들만 감수하면 위에서 얘기한 여유와 불규칙한 자유를 누리며 내 시간에 자기계발 하고 살 수 있다

말이 길었다
물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그러니 뭐가 맞네 어쩌구 하고 심지어 쌍욕까지 하면서 지랄들은 하지 말자

나도 고민 중이다
뭐가 나한테 맞는지
근데 이 여유와 불규칙한 자유를 버리면 후회할 것 같긴 하다

글고 참고로 난 보경이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