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점만 됐더라면』


이토록 긴 밤은

처음이다.


한 문제, 한 점, 한 계단 아래

나는 멈춰선 채

붙잡힌 시간처럼 머물러 있다.


더 외웠을 걸, 더 풀어볼 걸, 더 단단해질 걸,

그 수많은 ‘더’ 앞에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바람처럼 스친 82,

붙잡지 못한 숫자 하나에

불안이 몸을 감싸고,

불면의 새벽이 눈에 내려앉는다.


82점만 됐더라면

지금쯤 이불 속에서

불안 대신 미소를 품고

눈 감았을지도 몰라.


82점만 됐더라면

커뮤니티 댓글 하나에

심장이 뛰고,

순위 한 줄에

숨이 멎는 일은 없었겠지.


딱 1점,

그저 한 문제,

그저 한 순간의 판단.


그런데 왜,

이 1점이 내 모든 시간을 뒤흔드는 걸까.


나는 최선을 다했고

밤을 깼고

사람들과 멀어졌고

가끔은 나조차 잊고

공부만 붙잡았다.


그런데도 왜,

이 작은 숫자 하나가

나를 이토록 작게 만드는 걸까.


나는,

그 81점 위에

몇백 시간의 집중과 체력과 눈물과 외로움을 얹어왔다.


그건 점수가 아니고,

그건 내 인생의 일부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