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관리하는 자들이 저출산을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향후 노동력을 담당할 자국의 인적자원과 여러 혁신 가능성의 감소다. 

그렇게 되면 크게 두가지가 문제다. 노동력을 담당할 인적자원을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로 보겠다. 

♧ 일하는 사람이 없으니 소비할 사람도 같이 줄어든다. 이는 곧 고용난과 내수시장 축소를 부른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병력자원도 부족해진다. 인력풀에 생긴 공백이 점점 벌어지면서 공백을 메꾸려면 인적 자원을 외부에서 수입해야만 한다. 2040이 주도하는 혁신의 물결도 얕아진다. 젊을 적에나 혁신이었을 아날로그 방식에만 안주하는 노인들이 많아지면 제품을 만들어도 적응하기 싫어할 것이다. ♧=인력자원 축소로 부르자.

♤ 세금을 낼 사람이 줄어들어서 노인, 아이, 취약계층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의 조세부담이 더 커진다. 복지 서비스를 위해서 N명이 세금을 냈는데 N-1명이 되면 1명분을 N-1명이 감내해야만 한다. 결국 똑같은 서비스를 위해서 개인이 세금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다. 가뜩이나 노인들이 죽지를 않고 오래 살면서 청년들의 시름이 더 많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도 고갈되어 이대로 유지되면 청년들은 제값도 지급받지 못할 것이며 개혁을 통해서 고치더라도 청년들은 제값을 못 받는다. 연금개혁을 하든 하지 않든 애초에 설계 당시 예상보다 더 심각한 저출산 현상 때문에 연금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버렸다. 국민을 상대로 폰지 사기가 발생한 것이다. ♤=세금부담 증가로 부르자.

저출산은 ♧와 ♤의 문제를 가져온다. 

과거에는 전혀 해답이 없었다. 과거에는 그랬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과 만난다면 다르다. 한국이 저출산 대책을 논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중반이었고 지금은 2020년이 코 앞이다.

2000년대 중반 당시에는 일단 애를 많이 낳는 방법 이외에는 도무지 답이 없었다.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했다.

인공지능 로봇과 디지털화를 통한 무인 시스템이 드러서면 인력자원 축소가 오히려 올바른 흐름이 된다. 지금은 불황이고 나중에 호황이 와서 일자리가 넘쳐나는 시기에 자국 사람들이 부족하면 어떡하냐고?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들도 경제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은 이유가 뭘까? 모든 정부가 병신처럼 정책을 운영해서 선진국들에게서 저출산-고령화가 나타나는 것인가. 내 생각은 다르다. 과학기술 때문에 수치상으로 경제성장이 더뎌지는 것이다. 과학기술 덕택에 우리는 수명도 증가하고 더욱더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인간은 점점 소외되어 갔고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었다. 단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과학기술이 진보하면서 중간 단계에 속한 일자리가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충분한 돈이 있다면 과거보다 삶의 질이 높아졌을 텐데 정작 과학기술 때문에 취업도 하기 전에 실직한 청년들과 그 밖의 다른 실업자들은 과학기술의 혜택을 보기 이전에 우선 돈부터 없다. 돈이 없으니 소비가 줄어들었고 돌아야 돈인 것이 돌지 않게 되었다.

기업주 입장에서 보자. 당신에게는 투자 여유가 있는 자금이 1억원 가량 있다. 기업주인 만큼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야만 한다. 실력 상승과는 큰 상관없이 매년 인건비가 증가하고 불황, 호황과 무관하게 한번 고용하면 해고하기 힘든 직원을 굳이 고용해서 급여와 복지 비용까지 합쳐서 1억원을 쓸 것인지, 아니면 무인화 기계를 구입하여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성능도 더 좋아지고 돈 달라고 하지도 않는 키오스크에게 1억원을 쓸 것인지. 5년 단위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답이 정해져 있다. 인간보다 자본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률이 높아진 세상이 찾아왔다. 무슨 말이냐면 더이상 인간한테 투자할 일이 많아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기업이 점점 늘어난다고 치자. 이 상황에서 부모가 될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예전같으면, '나는 이렇게 자랐지만 내 자식은 곱게 키워서 성공시킬거다'라면서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하던 시대였다. 그때는 기업주들도 인간들이 필요했다. 기계로 교체하기에는 워낙 복잡할 뿐더러 일단 그때는 급여가 빡세지도 않았기 때문에 딱히 선택에 있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고도성장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가 될 사람들이 이미 과학기술에게 밀려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시절을 지내봤고 상황을 보니까 앞으로도 과학기술이 발전할 것 같으니 결국 아이를 키워도 상당수가 실직자가 될 세상에 본인 아이가 포함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과연 저출산이 틀린 방향이고 젊은이들이 철들지 않고 이기적이라서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과거처럼 혼기가 차면 의무적으로 결혼해서 애낳는 시대가 아니다.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라서 개인이 합리적 선택인지 판단해보고 가장 경제적 이득이 된다고 판단이 서면 그때 결혼한다. 뭔 소리냐면, 결혼을 더이상 의무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이득이 되는지 생각해보고 진행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합리적 선택으로 결혼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돈도 중요하지만 시간과 자유 면에서도 경제적 이득이 되는지 생각해본다. 이런 식으로 판단하니까 보통 맞벌이를 선호하며, 애낳기를 꺼리고 있는 딩크족이 탄생한 것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이클은 엿가락처럼 늘여졌다. 분명 생물학적으로는 남녀 모두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에 애를 낳는 게최상의 상태다. 과거 같으면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 그 당시에는 대체될 게 없어 별의 별 일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취업을 한다. 보통 한 직장에서 30년 일한다. 40대 중반이 되면 봉급이 피크를 찍게 되는데 이때 아이는 대학생이고 타이밍 자체가 알맞다. 50살 중반이 되면 은퇴한다. 은퇴하기 전에 아이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산다. 은퇴하고 연금과 자식들의 용돈으로 10년 동안 편안하게 지내다가 슬슬 약해지면서 세상을 떠난다. 

지금은 다르다. 과학기술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스펙을 가꾸다 보면 20대 후반에 취업한다. 3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하고 30대 중반에 아이를 낳는다. 봉급이 피크를 찍는 시기와 아이가 대학생이 되는 시기가 어긋난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50대 후반이 된다. 정년은 늘어났다지만 보통 한참 전에 실직한다. 재교육을 통한 재취업을 해도 봉급은 예전보다 못하고 아이가 30대가 되어도 결혼을 하지 않는다. 돈은 이미 다 써버려서 아이가 결혼할 타이밍에는 지원할 돈이 그다지 많지 않다. 용돈은 포기하고 연금 받는 나이가 되기까지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연금을 받아도 그걸로 30년을 버텨야 자연사가 가능하다.

생물학적으로 가장 좋은 나이인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에는 도저히 결혼-임신-출산-육아 테크를 타는 것이 불가능하다. 30대 중반에 애를 낳은 걸 모범적인 경우로 바라보고 많이 낳으라고 해서 정말 많이 낳는다고 쳐도 건강하지 않은 아이의 비율은 과거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노인이 많아지면서 노인부양비 또한 증가한다. 정부는 애를 많이 낳으라고 권장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또한 노인을 굶어죽일 수 없기에 국민연금을 예상보다 더 빨리 소진해서라도 노인들을 자식 대신 부양해야 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세금을 누군가에게 걷긴 해야겠고 결국 시선은 바쁘게 돈을 벌고 있는 생산가능인구에게 간다.


사실, 돈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노인들을 부양할 인공지능 로봇들이 생겨나고 노인들에게 회춘세포 기술을 주입하여 노화를 어느 정도 역행하면 정기적으로 걷어야 하는 세금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 정도까지 과학기술이 발전하지도 않았고 상용화되지도 않았다.

돈만 있으면 애들 많이 낳으라고 해놓고 정부에서 양육비를 100% 부담하면 된다. 그러면 한 해에 100만명을 낳아도 커버할 수 있는 거고 애초에 돈만 있어도 해결되었다. 중요한 건 우리에겐 그럴 만한 돈이 없다.

그렇다. 돈이 없다. 그런데 정부는 감당할 세금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청년들에게 애를 낳으라고 권유한다. 청년들도 마땅한 돈이 없다. 출산을 강제할 순 없기 때문에 청년들은 경제적 이득 여부를 판단해보고 출산을 결정한다. 그렇게 적정 출산을 찾아가다 보면 균형을 찾아서 일자리에 알맞게 출산이 되는 시기가 찾아오고 다시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다. 시장경제는 이래서 위대하다.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통해서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지금 출생아는 30만명 초반대인데 어느 미친 독재자가 등장해서 강제로 60만명을 낳게 했다고 치자. 겉으로 보면 저출산을 해결한 듯하여 어르신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애초에 젊은 부부는 돈이 없기 때문에 애를 낳지 않은 것인데 강제로 2배를 낳게 하면 양육비를 스스로 부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한다. 아동수당 명목으로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지원을 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여 필요한 일자리가 줄어든다. 그런데 60만명은 계속 자라나고 있고 취업을 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런데 일자리가 없다. 정부는 이들을 지원해줘야 한다. 사람은 폐기할 수 있는 물건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수당이나 기본소득 따위로 이 계획된 실업자들을 구원해줘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알겠냐? 결혼시장에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애초에 이런 복지수당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근데 굳이 정부에서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애를 낳도록 유도하는 건 필연적으로 복지수당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다. 왜냐하면 앞으로 정말 일자리는 많이 줄어들어서 정부에서 이들에게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100년 동안 산소호흡기를 지급할 준비를 해야 한다. 결국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낳음당한 아이들을 지원하려면 바쁘게 돈을 벌고 있는 기존의 생산가능인구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겨우겨우 살고 있는 백수들과 노인들, 그리고 더 많은 세금을 내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노동자들 모두가 불행해진다. 

이렇게 생각해보니까 어떤가. 출산율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고 기존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도 좋다. 경제적 이득을 고려해보지 않고 애를 낳아버리면 결국 정부에서 부담해야 하고 세금은 태어난 사람들에게 걷는다. 결국 저출산 대책이 확대될 수록 태어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겠다는 말과 같다.  가뜩이나 국민연금을 통해서 노인을 부양하려면 더 많은 세금을 청년들과 중장년들에게 걷어야만 하는데 굳이 출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애를 낳는 걸 권장하는 게 옳은 것일까? 국가가 노인을 어찌 산속에 내다버릴 수 있겠는가. 이미 태어난 사람을 죽일 순 없다. 그러나 아직 생겨나지 않은 태아는 애초에 안 낳을 수가 있다. 경제적 이득을 고려해보지 않고 애를 낳아버리면 정부는 100년치 백수를 부양해야 하는 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이건 나중에 걷게 될 기본소득 재원을 천문학적으로 늘려버리게 된다.

그래서 내 결론은 뭐냐. 낳아서 잘 기를 의지가 있는 부모에게만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폐기해야 한다. 잘 기를 자신이 없는 부부는 애초에 낳지 말라고 권유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식은 이런 것이다. 웃긴 게 정부는 결혼을 통해서만 공식적인 출산을 인정한다. 정말 저출산이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으면 결혼제도를 개편해서 돈이 없어 결혼하기는 힘들어하고 동거를 하는데 애는 꼭 키우고 싶어서 낳는 부부도 인정해줘야 한다. 결혼은 말하자면 정규직 같은 것이다. 요즘처럼 이혼을 밥먹듯 하는 시대에서 정규직스러운 결혼을 하는 건 꽤나 고민을 해야 하고 부담이 된다. 차라리 비정규직스러운 결혼도 허용해서 서서히 정규직으로 편입시키는 게 유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전 글을 봤으면 알겠지만 정부가 왜 결혼을 통해서야만 출산을 인정하는지는 알 것이다. 하여튼 30대 중반 이후라서 임신하기 어려운데 아이를 꼭 낳아서 잘 기르고 싶은 부모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통해서 임신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 차라리 이런 식으로 질적으로 아이를 길러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기술진보에 맞게 일자리 구조조정을 자유롭게 하고 재교육을 통해서 재취업을 할 수 있게 한다. 해고를 쉽게 하면 반대로 취업도 쉽게 한다. 그와 동시에 실업급여 형식의 기본소득을 주기적으로 몇년 동안 돌려야 한다고 본다. 아까 말했듯이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수치상으로 경제성장이 더뎌지지만 생활의 질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물건 가격도 굉장히 싸게 되어서 실제로 걷어야 하는 기본소득 재원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 관련해서는 나중에 다시 써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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