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서울 그저그런 문과 출신이야

문과 출신들은 알겠지만 지잡이든 인서울이든

문과 출신들은 사기업 뚫기가 정말 폭망이다

아마 그저그런 인서울 문과 출신들은 공감할 거다

좆소라 불리는 기업 취업되는 것도 솔직히 힘들다는 걸

처음엔 그래도 인서울인데 내가 좆소를 떨어져? 하면서

현실부정이 일상이었다

그러다 부모님 눈치도 보이고 해서 공무원 쪽으로 눈을 돌렸어

동기들도 공무원 준비 많이 해서 주위 시선은 그닥 부담되지 않았거든

그러다 만만하게 본 9급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작년 다 필탈했다

공식적인 수험 기간이 2년이라는 말에 애써 자기 합리화하며

한 번 더 해보기로하고 올 해 국가직, 지방직 응시했는데

내 글 분위기 보면 눈치챘겠지만 올해도 낙방이야

부모님은 한 번 더 해보라시고 돈걱정 말라시는데 미치겠더라

내 자신이 병신 같고, 눈물만 흐르고...

그러다 오늘 할머니 생신이시라 친척들이 모였는데

뭔가 분위기가 부모님이며 친척들이며 다 내 눈치를 보는 거야

처음엔 내가 이번에도 떨어졌다는 거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어

근데 나중에 친척형이랑 담배 피면서 들은 얘긴데

먼 친척벌인 삼촌 있거든? 정확한 촌수는 모르겠는데

그냥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고 불렀고 올해 아마 46세 일거야

그 삼촌이 중소기업 다니시다가 작년에 그만두셨어

나랑 촌수도 멀고 몇번 본적이 없어서 그냥 이 정도만 알았는데

사촌형 말이 이번에 그 분이 지방직 9급에 시험봐서 합격하셨대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미리 친척들하고 그 분께 부탁하셨다더라

미안하지만 우리 아들 의기소침해 지지 않게

그 분 합격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촌 형한테 그 소리 들으니까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

나이 많으신 분들 합격 수기는 가끔 인터넷으로만 봤지

그게 우리 집안 얘기가 될 줄은 몰랐거든

우리 집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 그래도 나 기죽지 말라고

부모님께서 정말 신경 많이 써주셨어 용돈도 넉넉히 주시고

엄마는 허리도 안좋으신대 꼬박 꼬박 2년을 도시락 싸주시고...

근데 누가봐도 내가 합격해야 제대로된 상황인데

나이 많으신 삼촌이 합격했다는 얘기 들으니까 미칠 거 같다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한 건 둘 째치고

나 생각하시느라 부모님께서 일일이 친척들한테

죄송하다면서 전화 돌렸다니...

그것도 모르고 한 번 더 해보라는 부모님 말씀에

한 번 더 해보지뭐 라며 병신 같이 속편하게 있었던

나를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 찢어질 듯 아프고 또 아프다

누구한테 이 미칠 거 같은 맘을 쏟아 내고 싶은데

그럴 사람이 없네

누가 볼 진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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