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현직교도관
여친이랑 2년째 연애중
처음부터 결혼전제로 만났는데 여친집에서 반대가 심해서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했다
직업이 교도관인게 마음에 안들고 가난한집 장남인것도 마음에 안들고
결혼할때 전세금 반의 반이라도 할 능력되냐고 물으실때 아무대답도 못했다

지금까지 우리부모님 밤낮없이 일하셔도 가정형편은 늘 제자리걸음이었고 대학도 등록금을 못내서 하향지원하고 장학금받고 다녀서
공부만이 살길이라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공부도 돈이 있어야 하더라
학점 4.2로 졸업해도 어학연수 갈 돈이 없었고
기간을 길게잡고 큰 시험을 준비하다가 가세가 더 기울어서
빨리 합격해서 돈을 벌고 가장이 되어야했다
집안형편 좋은 동기들은 오롯이 월급 모아서 하고싶은것도 하고 저축도 하고 차도 사고 연애도 하는데
나는 돈 모았다싶으면 집에 드려야했고 그걸 미안해하는 부모님을 위로해드리고 돌아설때는 눈물이 나왔다
내 인생이 없는것같아서
그러다가 내 모든걸 감싸안아주는 여친을 만나서 2년동안 정말 뜨겁게 사랑했다

여친은 집안형편이 좋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없이 살았고 부모님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 늘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부모님에게 번 돈을 드린다는게 여친의 머릿속에 개념으로 잡혀있지않더라
왜 오빠가 벌었는데 집에 드려야하냐고 물을때 우린 참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구나 싶더라
여친부모님은 결혼하면 우리집 형편때문에 여친까지 경제적인 부담을 지고 결국 안좋은 감정이 생겨서 부부사이도 멀어질게 뻔하니까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라고 하셨다

여친이 울면서 말하더라
오빠를 너무 사랑하고 결혼하고싶고 다른 남자는 만나고싶지도 않은데 부모님이 완강하게 반대하셔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오빠가 부모님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결혼 승낙해달라고 말하라더라

그런데 나는 여친부모님을 봬면 드릴말씀이 없다
한없이 죄스럽다
결혼은 사랑만으로 사는게 아니라는걸 내가 너무나도 잘 알기때문이다
5년을 일했는데 2천만원도 없는 내가 어떻게 이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당당하게 말할수있을까

2년이라는 시간동안 내 주머니사정 넉넉하지않은거 알고 데이트할때도 여친이 더 많이냈고 먹고싶은게 있어도 참았고 변변한 선물하나 사주지못해도 늘 오빠가 최고라고 말하던 여친 놓치기 싫은데 내가 내 주제를 알아서 결혼하는 그 자체가 여친과 여친가족에게 큰 죄를 짓는거란거.

차 없이 뚜벅이로 연애해도 오빠랑 풍경 구경하고 손잡고 걷는게 행복하다고 말해주던 여친
너무 좋은사람이기에 더 좋은남자 만날수있게 더 시간이 지나기전에 내가 놓아주어야하겠지?

하루도 쉬지않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내 자신을 돌아보니 세월만 흘렀고 모은 돈은 없고 나를 노후대비라고 생각하는 가족만 남았더라
주말에 여친에게 이별통보를 하려고하는데 버벅대지않고 잘 끝내고싶다. 너무 좋은 여자니까 그 인생 내가 더 이상 망치지 말아야겠지
평범하게 사는것이 이렇게 어려울줄 몰랐다. 사치일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