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직 보안과 야근부 업무가 깊게 파고드는 일은 없는데
처음엔 자잘하게 배워야 할 부분들이 꽤 됨
정해진 룰과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업무루틴부터 배워야 함
굳이 같은 부 직원들이 아니어도 되니까
지나가는 직원 붙잡고 이번에 새로온 신규직원인데
뭐 좀 여쭤봐도 되냐고 하면서 막 물어보셈
처음부터 과외하듯이 일을 가르쳐 주면 좋은데 그런 직원들 잘 없음
사실 신규직원 가르치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거든
만약 있으면 ㄹㅇ 축복 받은 거라 볼 수 있으니 그 직원한테 잘 하셈
현업 뛰는 직원들이 신규직원 일 가르치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니까
왜 아무도 일을 안 가르쳐주지? 하고 혼자서 뚱 해 있으면 안 됨
신규 시절 일을 제때 못 배우면 아쉬울 건 너지 다른 직원이 아님
어차피 다른 직원들은 각자 맡은 일만 하고 퇴근하면 끝이거든
그날 직접 겪어 보면서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모지에 정리해서
일과 끝나고서나 기회가 될 때마다 수시로 물어가며 배우는 거임
간혹 선배들이 다가와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할 텐데
막상 질문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멀뚱히 바보가 되는 거임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는 것들일지라도
물어가면서 일을 배워야 내가 안전하고 나중에 가서 실수를 안 함
휴게실에서 선배들과 노닥거리며 친분 나누기 전에 일부터 배우셈
엄연히 직장에 처음 들어왔으면 일부터 배우려는 자세가 순서임
처음부터 요령만 배우려 하고 조금이라도 힘들어 보이면 회피하고
짬 낮다고 불합리한 일들 자꾸 시킨다고 불만 가지면
일을 대충 하는 습관이 들어서 선배들이 안 좋게 볼 수 있음
직원들이 일거수일투족 다 알고 있으니까 모를 거라 착각하면 안 됨
인사 잘 하고 성실히 일 하려는 자세가 돼 있고 질문도 많이 하면
싫어할 직원 단 한명도 없고 이것저것 노하우를 알려줄 거임
처음엔 교정시설이라 필수불가결로 그 분위기에 압도 당함
특히 사동에 들어가서 수용자들 거실 순찰하면 긴장도 많이 됨
밤엔 잠도 안 오고 아침엔 출근하기 싫고
이 일을 평생 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관둔다고 할까 고민도 될 거임
여러 관문들 거치면서 힘들고 어렵게 합격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면서 내가 이러려고 그렇게 고생했나 싶을 거임
근데 너만 그런 게 아니라 신규라면 누구나 다 겪는 과정들임
처음부터 너무 편하고 행복감에 젖어서 일 다니는 신규는 없음
더군다나 백수로 지내온 시간이 길면 길수록 적응이 더 힘들 거임
하지만 감기에 걸렸거나 숙취에 시달리거나 애인이랑 헤어지면
그 순간엔 미친듯이 괴롭고 슬프고 힘들지만 언젠간 낫게 되듯이
직장생활 적응도 똑같음 결국 시간이 약임
이미 해봤던 업무들을 반복 숙달하고 내가 아는 게 점점 많아질수록
내가 일을 예측하고 컨트롤 할 수 있어서 긴장감이 줄어들 거임
그날 주어진 일일명령 업무들에 집중하고 메모 열심히 하다보면
시나브로 티끌 모아 태산이 되어 완벽한 SCV가 될 수 있음
그때부터는 취미생활이랑 여가를 즐길 여유가 생겨날 거임
수용자들이 교도들 우습게 알고 코걸이 하는 건 솔직히 있긴 있음
특히 처음 보는 교도고 어리바리 티가 나면 곤란한 부탁 많이 함
아는 게 없으니 이걸 내가 당장에 들어줘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아니면 상급자에게 보고를 해야 할지 갈등이 많이 될 거임
그럴 땐 메모지에다가 요청한 사유랑 수용자 번호랑 이름 적고
알아보고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하고 주변 직원들에게 물어보셈
대게는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거나 급하지 않은 것들이라
사실 죄수한테 피드백 안 해줘도 되고 요구 묵살해도 되는데
혹시 모르니 관구실 서무나 사동 담당자한테 전달만 잘 해주면 됨
하지만 내가 나중에 사동을 맡게 되면 어떻게 해야겠구나
항상 내가 일을 처리한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게 중요함
신규는 주로 사동 담당자 식사교대나 휴식교대 30~50분씩 돌면서
여러 사동의 근무자실 들어가는데 그때마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업무인수인계서, 근무보고서들 클릭해서 읽어보고
보고전(수용자들이 요구사항을 적어서 내는 쪽지)도 읽어보셈
교대근무 중에 전화가 오면 간단한 일은 내가 처리하고
내가 할 게 아니다 싶으면 담당자가 휴식 끝내고 오면 알려주면 됨
아 참고로 사동 담당은 7급 주임들이 전담해서(청송 제외) 맡고
사동 담당이 하루 연가 쓰면 어쩌다 8, 9급들이 땜빵 들어가니까
처음부터 너무 부담갖지 않아도 됨
수용자들 부를 때는 OOO씨라 부르는 게 일반적이고
수용번호만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음
수용복 웃통 벗고 있어서 누군지도 모르면 수용자님이라고 부름
수용동 청소부라고 형광색 조끼 입고 궂은 일 하는 수형자는
보통 사소 또는 소지라고 부르면 됨
반대로 수용자들이 직원들 부르거나 직원들끼리 부르는 호칭은
8급 교사와 9급 교도는 퉁쳐서 부장님
7급 교위는 주임님, 6급 교감은 계장님, 5급 교정관은 과장님임
교정직의 가장 기본적인 패시브 업무는 인사라 할 수 있는데
무슨 군대놀이도 아니고 일반직 공무원이 거수경례냐 하겠지만
제복을 입고 어깨에 계급장 달려 있으니 그냥 자연스레 하게 됨
군대 이등병처럼 각 잡고 하는 거수경례는 아니더라도
손바닥이 상대방에게 보이거나 말년병장처럼 건성으로 하면 안 됨
출근하면 "안녕하십니까"
(야간근무 퇴근자에겐 "안녕하십니까 또는 수고하셨습니다")
일과 중에는 "수고하십시오 또는 수고하십니다
"
퇴근 전에는 "수고하셨습니다 또는 고생하셨습니다"
(야간근무 출근자에겐 "안녕하십니까 또는 수고하십시오")
이렇게 멘트 날려주면서 동시에 손 올리며 인사하면 되고
조금 전에 인사나눴던 사람 또 보더라도 여러번 인사해도 됨
고참이 나보다 먼저 손 올리며 경례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렇더라도 본인이 하급자면 나중에 손 내리는 게 기본예의임
휴게실에 사람들이 붐빌 때나 내가 양손에 뭔가를 쥐고 있으면
목례로 대신해도 되는데 웬만하면 거수경례를 하려고 하셈
가끔 인사 안 받아주더라도 상처 받지 말고 인사는 나만 잘 하면 됨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게실이나 복수배치 중엔 항상 말 조심 해야 됨
칭찬은 아무리 많이 해도 되지만 남 험담은 직장생활의 시한폭탄임
성인이면 어련히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남 뒷담화 하는 직원은 그 사람 본성이라 바꿀 수 없겠더라고
그냥 듣기만 하고 맞장구는 치지 마셈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짐
실수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했다면 바로바로 사죄하는 게 좋음
괜시리 피해다니고픈 직원도 몇몇 생겨날 수도 있는데
그런 직원일수록 인사랑 예의범절은 더욱 칼같이 지키려고 하셈
싫은 직원과 트러블 생기면 직장생활 ㄹㅇ 고달파짐
아무쪼록 발령 기다리는 2차들 군대 훈련소 다시 간다고 생각하고
두세 달은 고통의 적응기간 필히 거치는 거니까 맘 다부지게 가지셈
혹여나 관두게 되더라도 두세 달은 다녀보고 결정하셈
그래야 일이 힘들고 부담돼서 내가 못 버티는 건지
낯선 타지에 와서 혼자 지내기 쓸쓸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교정직 자체가 나랑 안 맞아서 그런 건지 알 수 있으니깐
끝
너무 길다
어휴 - dc App
미쳤네... 너무 고맙다
추 - dc App
정보도 유용하지만 글 자체를 읽기 쉽게 잘쓰네 꿀팁 고맙다
좋은 글은 개추
와 ㅅㅂ 장문인데 정독 다 했다 추천박음 고맙다
이거 지우지 마셈 나중에 합격하고 읽을거임
길게도썼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긴 글 정독한거 진짜 오랜만입니다... 글을 정말 보기 편하게 잘 쓰십니다
여자누구?
수용자님은 좀 이상한데
진짜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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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 기준인듯하다. 작은 소는 다르니 주의
수용자님이라고 안함ㅋㅋㅋㅋㅋㅋ 왜 수용자님이라고하냐 ㅋㅋㅋㅋ
각 소마다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는듯 세세한건 가서 직접보고 배우는게 좋을듯함. 우리는 수용자님이란 단어는 우리는 일체 안쓰고 오히려 쓰면 엄청 우습게보이거나 직원사이에서 한동안 화자될듯 그리고 교정관을 과장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과장 직책이 있는 교정관에게 보통은 사무관님이라고 부름. 전체적인 틀과 글은 흠잡을데 없는 아주 좋은 글임.
이시발롬 좋은글인척하면서 신규엿먹이는게 도둑놈같은데. 수용자님? 신규직원 놀리는 도둑놈인데 딱
글 잘 읽었다. 그런데 중간 부분에 수용자님? 이거는 말이되는거냐? 그리고 인사멘트로 막내짬찌가 다른 직원한테 수고하십니다 이거는 별로인 거라더라
1차인데 대부분 맞는말들이다. 2차들 어서오고 화이팅하자!
참고로 수용자님 이라고 절대 안부르니 저 부분은 걸러들어라.
수용자님은 좀 아니지... 그냥 차라리 수번을 부르던가 그리고 신규들 헷갈려서 도둑놈들한테 경례하지말도록ㅋㅋㅋ
굿
미래에서 옴 존나 유익한 글 수용자님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