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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담당님.
오늘은 불현듯 조사수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수많은 후배님들이 생각나서 콤푸타 앞에 앉았어요.
근데 왜 자꾸 콤푸타라는 ㅈ노잼 단어를 쓰냐고요?
이제 막 시보 떼고 교도소 일에 적응할 무렵에 간단한 입실거부 조사수용 한 건이 있었는데,
그거 하나 하려고 관구계장(팀장)이 돋보기 안경 쓰고 분당 30타로 시찰을 힘겹게 쓰고 난 뒤에 갑자기 날 불러
"담당 니는 이런 거 잘 하제? 내 한창 배치교사 할 시절에 콤푸타가 첨 들어왔는데..."
로 시작하는 설교를 들었었음.
그때 느낀 게 아... 이런 양반도 연봉 8천 넘게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게 공무원이구나. 딱 이거였음.
이때 들은 그 콤푸타라는 단어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음.
걍 그렇다고.
여튼 일을 시작하게 되면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내가 좁빱같아 보이면 어쩌지? 수용자들은 내로라하는 양아치 조폭새끼들인데..."
"근력운동 아무리 해도 타고난 스트릿파이터를 어떻게 제압하누?"
"옆에 같이 온 동기는 근돼라서 괜찮은데 난 씹멸치라... 하 시발... 걍 세무직 칠 걸."
뭐 이런 것들 아니겠는가? 김담당님도 그렇죠?
저도 그랬습니다.
전직 복서 출신 동기 형님도 솔까 쫄리긴 마찬가지였다고 하고요.
그렇게 두려움에 떨면서 처음 수용자를 보는 순간,
진짜 강심장이나 무덤덤한 스타일이 아닌 이상 더 긴장이 될 거에요.
그러다 수용자랑 몇 마디 나누게 되고 본격적으로 출근하면서 그런 두려움과 긴장은 서서히 사라집니다.
특히나 꼴랑 5급따리 밖에 안 되는 보안과장 하나 행차한다고 CRPT가 옆에서 호위하며 물렀거라~ 하고 있고
사동 주임은 이랏샤이마세~! 로 반긴 다음 옆에 챡 달라붙어서 헤헷! 소오~데쓰! 하잇! 와카리마싵타!
하는 도중에 도둥놈들 침구류 정리 안 돼있고 창문에 거미줄이며 관복 벗고 있는 새끼 등등
순시 끝나고 과장이 코노 사동 꼬라지와 입구까라 출구마데 젠부데 개판이다요. 쟌넨데쓰요네~
계장 승진 앞두고 점수 좀 벌어볼라고 자진해서 미지정 사동 들어왔는데 저 소리 들은 주임이 과장 나가자마자
쏘지들 불러다가 코노 빠가야로! 도시테 콘나 꼬라지니 낫탄다요! 칙쑈오!
혹시나 껀덕지 잡혀서 조사수용될까봐 쏘지들은 그저 굽신굽신 쓰미마쎙!
5급 과장 한 마디에 사동 분위기 곱창나서 아침에 챙겨온 무협지도 못보고 주임 눈치나 슬금슬금.
...진짜 두려운 건 내가 미천한 9급 간수라는 사실 그 자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시다.
사무실에선 일반 행정직 비슷하게 과장 하나에 밑에 열 댓명인데,
보안과만 특이하게 최소 100명~300명이 5급 하나 밑에 쫙 깔려 있다.
의전 순위는 소장 -> 총무과장 -> 보안과장 이게 맞지만 실질적인 힘은 소장 다음 보안과장이라 봐도 무방하다.
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보통은 하루 정도만에 수용자를 더는 겁내는 일이 없게 된다. 일반수용자에 한해서 ㅇㅇ
그럼 뭐 에이 교도관 일 별 거 없네 ㅅㅂ 괜히 긴장했구만 하고는 자연스레 무협지를 펼치거나
요즘은 팀실에서 콤푸타로 인터넷 하거나 뭐 그렇게 일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간혹 문제가 생겨도 어차피 슨배임들이 알아서 처리하고 나는 시키는 것만 하는 그런 나날들을 보내게 될 것.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이제 진짜 교도관 일이라는 하는 때가 오는데,
내가 직접 조사수용을 시킬 때가 바로 그 때 아닐까?
김담당님이 순찰 도는데 한 놈이 이미 관복을 입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김담당님을 보며 한 마디 한다.
"담당님, 저 십새끼랑 도저히 같이 못 있겠습니다."
그럼 지목당한 그 '십새끼'는 벌떡 일어서며
"야이 개새끼야, 내가 뭐 어쨌는데?"
다른 거실 수용자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구석으로 자기 물건 챙기면서 빠진다.
누구 하나 나서서 말릴 생각도 없는 거 보니 이미 '십새끼'와 '개새끼'의 관계는 틀어질대로 틀어진 모양.
"헤헷, 담당님 별 거 아닙니다. 제가 잘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하는 중재자도 없다.
손목시계를 잽싸게 훑는 김담당.
21시 38분이다... ㅅㅂ 오늘 후번인데...
앞으로 벌어질 일을 순서대로 보자면 이렇다.
1. 사건은 21시 38분 경 김시발 담당이 순찰 중, 18실에서 수용자 '십새끼'와 '개새끼' 간의 말다툼 발생.
2. 김담당이 제지했으나 둘 다 서로에게 욕설을 하며 진정되지 않음.
3. 김담당이 TRS로 상황보고 및 지원요청 함.
4. 기동주임, 강부장이 뛰어와 그만하라고 말했지만 듣지 않음.
5. 기동주임이 문을 열고 강부장과 들어가 가로막고 말린 뒤,
6. '십새끼'는 내가, '개새끼'는 강부장이 붙들고 차례로 관구실로 데려옴.
7. 관구계장과 기동주임이 하나씩 맡아 상담을 하는 동안 강부장과 나는 목격자 진술서를 받아 옴.
8. 말석 서무가 이것저것 들고 오고 강부장에게 무슨 일임까 물어보고 돌아감.
9. 둘이서 화해를 안 한다고 함. 관구계장이 당직계장에게 전화 걸어서 조사수용 한다고 알림.
10. 조사거실이 정해지고 '십새끼'와 '개새끼'는 각자 다른 사동으로 분리 수용됨.
이렇게 통상적인 조사수용 절차의 예시를 들어보았다.
그럼 신규직원인 우리 김담당님이 어떻게 하면 일을 스무쓰하게 잘 진행시켜 팀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어차피 교도관 일 시작했고, 굳이 다른 직렬로 도망갈 생각 없다면, 보안과 야근 하면서
이런 기본적인 일의 진행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내가 아는 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불필요한 팁도 주고자 함이니 들으려거든 귀를 기울이시오.
1. 사건은 21시 38분 경 김시발 담당이 순찰 중, 18실에서 수용자 '십새끼'와 '개새끼' 간의 말다툼 발생.
1번은 그냥 일어난 사실이고 상세한 상황은 김담당이 직접 보고 들었다.
추후 근무보고서를 작성할 때에 현장감있는 표현이 들어가면 좋다.
따라서 어떤 수용자가 무슨 욕을 했는지 그 정도만 기억해두면 된다.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바디캠을 키는 것이 좋다.
만약 한 쪽은 그냥 듣고만 있는데, 다른 쪽이 계속 욕을 한다?
근무자인 김담당님이 옆에서 듣고 있는데도 계속 그러는거라면 그 수용자는 김담당님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집중해서 무슨 욕을 얼마나 심하게 하는지 상세하게 기억해두자.
근무보고서 작성 시, 아래와 같은 문장이 들어간다.
'~해서 욕설을 그만하고 흥분을 가라앉힐 것을 지시하였으나,
6969 십새끼 수용자는 근무자의 정당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더욱 흥분하여 7474 개새끼 수용자에게
"야이 개새끼야 니가 뭐 잘났는데 개지랄인데? 와서 함 쳐보든가? 못하지? 병신새끼야." 라고 하며~"
2. 김담당이 제지했으나 둘 다 서로에게 욕설을 하며 진정되지 않음.
여기서부터가 근무자의 역량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김담당님이 보안과장이라도 그렇게 욕을 하고 싸울까?
아니, 6급 계장이라도 그럴까?
많은 경우의 수가 있지만 어쨌거나 김담당님이 닭발 2개 어깨에 달고다니는 9급 교도라 그렇다.
인정하자. 눈 앞의 두 도둥놈은 김담당님이 하급 깐수이기에 그러는거다 라고.
어떤 근무자는 갑자기 도둥놈들보다 더 화를 내며 심지어 욕까지 하며 말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씨이팔 그마아아아아안!!!!!!!!!! 내가 그만하라고 안 했나!!?!?!?!?! 근무자가 개 좆으로 보이나아아아!!!!!!!!!!"
190cm 헬스보이 CRPT 근무만 합계 6년 한 전직 태권도 사범 출신 20년차 주임이 크게 울부지져따.
다 조용해야지. 이어서
"고마하고 화해하쏘. 잠이나 잡시다. 다른 방 사람들 다 깨우고 이게 뭔 짓입니까?"
다른 방 사람들은 주임이 다 깨운 거지만 어쨌든 이게 통하는 경우도 꽤 많다. 순전히 근무자 역량으로.
난 해보니까 잘 안 통하더라. 성공할 확률은 2할도 채 안 됐던 거 같음. 오히려 욕했다고 진정 들어옴 데헷
또 어떤 근무자는 부처의 표정으로 침착하게 바디캠을 삐- 하고 켜면서 낮게 깔린 목소리로
"지금부터 채증합니다. 그만하세요."
라고 하고 창문에 기대서 관전하는 경우도 있다.
수용자 목소리가 커질라치면, "그만하세요." 조용히 말함.
이게 또 통할 때도 있는 게,
또라이 도둥놈이 아닌 이상,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녹음녹화 되는 걸 당연히 꺼려한다.
그게 나중에 어떠한 불이익이 돼서 돌아오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데다 근무자가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라도 드는 것인지 점점 수그러지는 경우도 있음.
조용해지면 "옆 방도 자야되니까 일단은 자고 내일 주간에 해결합시다."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냥 지나가면 끝.
이렇게 넘어가도 되냐고? 글쎄? 내일 근무교대 할 때까지 안 싸우고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 인계만 하면 뭐...
편의점 앞에서 술먹다가 말싸움만 했는데 경찰이 수갑채워서 연행함? 아니잖아.
말싸움 정도는 경찰도 그냥 말리고 만다. 굳이 걸자면 고성방가와 모욕 정도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음. 알잖아?
마찬가지다.
교정시설에서 주간이든 야간이든 욕을 하며 고함을 치는 행위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4조 14항에 해당하므로 절차에 따라 조사수용 후 징벌이 가능하다.
설령 진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욕을 하며 고함 친 행위 자체는 이미 일어났고 교정공무원인 김담당님이 직접 목격했으므로
얼마든지 조사수용이 가능하다는 말임.
현실은?
진정이 안 됐으면 몰라, 이미 둘이 진정이 된 마당에 징벌 먹일거라고 둘을 팀실에 끌고 가 봐야 팀장이나 기동주임이
커피나 타주고 다시 돌려보낸다.
업무해태나 부작위에 해당하는 거 아님? 이러니 철밥통 소리나 듣지 ㅉㅉㅉㅉ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음.
나도 그래서 처음엔 무조건 조사수용 어쩌고 저쩌고 후......... 현실이 그렇다. 미안합니다, 김담당님.
쨋든, 3번 부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봅시다. 너무 길다.
선배님 잘 배웠습니다
ㅋㅋㅋㅋ글 잘쓰네. 현실감있다
필력 ㅆㅅㅌㅊ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네ㅋㅋㅋ
이 형때문에 디씨 들어온다... 참 대단한분
지난글들 지우지마라 지우면 자살함
이분 글이 제일 재미남 ㅋㅋㅋ 이 필력이면 책을 써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후 잘봤습니당
짬 좀 찬 거 같은데 왜 청송 탈출 안 하냐
선배님 글 계속 써주세요 너무 잼나요 ㅋ
교갤 몇 안되는 참스승 개추
필력 쥑이네요. 선배님
깐수 왜하노
일본어 뭔 말인지 다 알겠다 꿀잼 ㅋㅋ
선개념 후감상 데헷~!
お前、結構やるじゃん - dc App
야근부 짬찌가 쓴글
나도그생각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