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편의점 알바를 거의 5년 가까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꽤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편의점갤을 자주 했고,
솔직히 말해서 진상 손님 욕을 정말 많이 했다.
갤 분위기도 비슷했다.
누가 썰 하나 풀면
“이건 진상 TOP10 들어간다”
“상위권 확정이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랭킹을 매겼다.
물건을 유난히 오래 고르는 사람,
계산이 끝났는데 담배를 추가하는 경우,
술 코너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늘 같은 걸 고르는 아저씨,
라면 국물을 조금이라도 흘리면
바로 옆에서 걸레질을 하며 꼽질을 했던 상황 등등.
이런 장면들을 모아서 글을 쓰고
그게 념글에 올라가면
댓글에서 다 같이 낄낄 쪼개며
그땐 그냥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의 태도가 결국 나한테 그대로 돌아오더라.
이제는 내가 손님 입장으로 편의점에 가면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괜히 먼저 눈치를 보게 된다.
물건을 조금 오래 고르기만 해도
‘지금 속으로 나를 진상 취급하고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부터 든다.
카드 결제가 바로 안 되거나
잠깐이라도 계산대 앞에서 머뭇거리면
예전에 내가 욕하던 장면들이 그대로 떠오른다.
아무도 나를 진상으로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미 내 머릿속에는
그때 만들어놓은 기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사람을 너무 쉽게 유형으로 나누고,
웃자고 조롱했던 시선이
지금은 나를 감시하는 눈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편의점에 가는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괜히 몸을 사리게 되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까 그 행동이 민폐였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는 남 이야기라 가볍게 넘겼는데
돌아보니 그 시선이 꽤 날카로웠던 것 같다.
웃자고 했던 말들이
시간 지나서 보니
결국 내 목을 조이는 기준이 되어 있었다.
대인기피증에
이제 밖에도 못나간다.
그렇게 산다 지금.
ㅇㅇ 계속 졸라줄게
짤방보니까 잘묵고다니는거같은데? - dc App
나에게는 관대하게 남에게는 엄격하게 그러면 살아갈수있다
그리고 반말하지마라잉ㅋ
놀라지 마라 호복이 아직 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