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입던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전자담배로 잠을 깬다.
우산 들고 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뒤로 밖을 나선다
눈도 비도 아닌것을 맞으며 도착한다.
출근 이례 이런 난장판을 처음 보았다.
발자국 방지를 위해 바닥에 깔아놓는 박스는
5세 아이들의 블럭놀이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한마디 하려다가 포기한다.
발자국을 지우고 박스를 다시 깐다.
바깥 매대에 덮혀있던 방수포를 접고
텅텅 비워진 물건들을 채운다.
오늘은 폐기함이 공허하다.
사장님이 출근했던 날은 항상 폐기가 없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배고픔 뒤로
물류가 들어온다.
익숙한 얼굴이 새겨진 낯선 빵이 들어왔다.
굶주린 배가 요동친다.
혜자 크림빵의 가격을 확인한다.
[1500원]
새겨진 얼굴의 주인처럼 혜자다.
한입 베어문다.
모든 서러움이 모래시계처럼 내려간다.
혜자는 오늘 내 전부였다.
한발빼고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