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지존뗑컨 믿었더니 남는 것은 후회뿐]




3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지존뗑컨은 자신의 방을 '왕국'이라 불렀다. 150kg에 육박하는 체중, 햇빛을 본 지 3년째. 그의 세계는 모니터 너댓 개와 배달 음식 포장지로 가득했다.


"난 지존이야. 세상이 날 이해 못 하는 거지."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지존뗑컨'이라 칭하며 모든 것을 안다는 듯 조언을 늘어놓았다. 연애, 재테크, 인생... 해본 적 없는 것들에 대해 가장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믿어, 내 말만 들으면 돼. 내가 다 계획해놨어."


그렇게 그는 타인의 인생에 개입했다. 자신의 인생은 방치한 채로.


지존뗑컨의 조언을 믿은 사람은 의외로 많았다. 대학생 민수는 그의 말대로 고백했다가 차였고, 주부 영희는 그의 재테크 조언으로 코인에서 300만원을 날렸다. 하지만 정작 본인? 택배 기사가 문을 두드리면 숨죽이고, 엄마가 "밥 먹어라!"고 소리치면 "알았어!"만 외치는 게 전부였다.


어느 날, 그는 온라인에서 만난 '팬'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3년 만의 외출. 거울 속 자신을 보고 그는 웃었다. "뭐... 이 정도면 괜찮지." 땀으로 범벅된 티셔츠, 기름진 머리카락. 계단 세 칸을 내려가는데 숨이 찼다.


약속 장소 카페. 상대는 오지 않았다. 30분, 1시간... 카페 직원의 동정 어린 눈빛이 따가웠다. 핸드폰을 확인했다. "ㅋㅋ 진짜 나올 줄 알았냐? 지존님 조언대로 살았다가 인생 망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는 계단을 올랐다. 숨이 차서 중간에 세 번 멈췄다. 방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모니터 불빛이 여전히 반짝였다. 


그는 키보드 앞에 앉아 타이핑을 시작했다. "오늘 밖에 나갔는데 역시 세상은 쓰레기네. 집이 최고야." 


댓글이 달렸다. "역시 지존뗑컨님이십니다!"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치킨을 시켰다. 왕국으로 돌아온 왕의 저녁 식사였다.


그는 닭다리를 들어 축사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주여 저에게 이 치킨을 주심에 감사드리나이다. 내가 예수이름으로 명하노니 비만귀신아 떠나갈지어다. 아멘”


말없이 치킨을 뜯으며 맛을 음미하던 지존뗑컨은 마지막 남은 퍽퍽살을 뜯고 콜라를 마시며 이렇게 외쳤다.


“개추하야 광명찾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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