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올바른 운용이 필요합니다>

국회에서 20년 만에 전원위원회가 나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국회의원 전원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의 전원위원회에는 토론도 합의도 없었습니다.
의석수를 늘리거나 줄이자는 의견에서부터, 비례대표를 늘리거나 폐지하자는 의견,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거나 도농복합, 즉 도시에는 중선거구제, 농촌에는 소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각 의원들 개인의 의견들이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왔을 뿐입니다.

무질서한 의견들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제도인데, 지금까지의 전원위원회는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사안의 경중을 뽑아내고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이 없이, 국회의원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들 제시되기만 하는 회의에 참석률이 점점 저조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여서 전원위원회는 무용하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대통령제이며 의회 상임위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을 보면, 맞는 얘기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미 의회의 전원위원회는 구체적인 법안에 대해 본회의에 앞서 실질적으로 토론하고 수정하는 포럼으로 기능합니다.
의사정족수를 완화하고 토론 규칙도 세밀히 정해 본회의에 비해 효율성을 높인 것입니다.
토론을 보면, 처음 단계에서는 양당 간사 중심으로 올라온 법안에 대해서만 토론을 진행하고, 이후 5분 제한 발언을 통해 수정안을 제시하고 표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전원위원회를 거친 법안에 대해선 본회의에서 더 이상 토론이 허용되지 않기에 절차적 권위도 지닙니다.

우리 국회의 전원위원회도 더욱 효율화하고 내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 절차를 효율화하고, 표결도 실질화해야 하며, 본회의까지 이어지는 권위도 부여해야 합니다.
당장 법안이 없더라도 정당들 간의 협의와 동의를 거친다면 그렇게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국민들께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구체적인 개혁안입니다.
이대로 개인 의견들만 제시하다가 전원위원회가 끝난다면 국회는 무능력해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다시 정계특위나 양당 지도부에 권한이 이양되면 또 똑같은 쟁점으로 다투기만 하고 시간만 지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좋은 정치를 만들려면 먼저 좋은 제도와 올바른 운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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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도배 왜 그대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