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느껴지는 이론적인 효율성 논하는 것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예시를 가져와서 보충해봄

미국은 20년간 1조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붕괴를 막지 못했다.

그것은 아프가니스탄에선 집집마다 자동소총과 대전차미사일, 폭발물이 굴러다녔고 공동체나 무력집단도 부족이나 점조직 단위의 느슨한 연합으로 쪼개져 있어서 격멸할 수뇌부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을 상대로 승리한 탈레반마저도 중앙정부로 변모하자마자 지역 군벌과 정부군 잔당, IS 호라산 지부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국 도시에 하마스가 로켓을 쏴대는걸 막을 수 있었는가? 아이언 돔으로 격추하거나 가자지구에 공습을 하는 걸로 로켓 발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었나? 후티 반군이 싸구려 드론으로 사우디의 정유시설을 폭파하고 남부에서 활개칠 때 미제 장비와 오일 머니로 복수에 성공했던가?

적대적인 민간인들로 포위된 비정규전에서 보통 침략군이 승리하는 방법은 비무장 상태가 대부분인 민간인들을 대규모로 학살해서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지만, 그 민간인들이 집집마다 개인 화기나 폭발물, 심지어 집단으로 중화기를 소유하고 있다면 어떨까?

그런 것만으로 중무장한 현대군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자폭 테러를 피할 수는 없다. 자폭 테러로 테러리스트 하나가 죽을 때 테러 대상 수십, 수백명이 죽는다.

당연히 물건 소지에 대한 규제가 없는 자지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이나 원료, 수입 루트만 있다면 온갖 물건이 굴러다닐 것이고, 국가의 군대가 "점령"은 할 수 있어도 통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10년 넘게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치안 유지 실패, 아프가니스탄 전쟁, 모가디슈에서의 미군의 패배가 그것을 입증한다. 국가의 지배 하에서는 정부가 민간인의 무기 소지를 제한하지만, 그럴 행정력이 "아예" 없다면 민간인이 굳이 치명적인 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군벌이 예시로 나와서 군벌도 점령지에서 중앙집권화된 국가처럼 폭정을 저지르고 무력을 독점하지 않느냐고 반박할 수 있을텐데, 그래서 자지주의 공동체는 지역 군벌보다도 더욱 강력한 자체 방위능력을 보유 가능할 것임. 역사상 모든 군벌은 자지주의 이념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군벌이 판치는 국가에서 온갖 무기가 유통되는 이유는 군벌마저도 효과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행정력이 사실상 공백인 무주지가 산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임.

용병은 개인보다는 관료화된 기업이 본인들 사업장에서 경비 인력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주로 고용할 듯

이러면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이 자지주의의 미래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을텐데, 진짜 그렇게 되더라도 자유를 반드시 추구하겠다고 해야 진정한 안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