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체제와 그 결과

현대 한국 정치체제는 87년에 만들어졌다고들 많이 말하지만,

시민사회나 문화, 어젠다 등까지 포함한1 정치질서는 노무현에 의해 형성되었다.


그는 김대중이나 이회창 등 소수가 조종하는 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당을 건너뛰고 적극적으로 대중동원을 시도했고, 

이것이 민주당의 총선패배에 따른 위기의식과 만나며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노무현은 겉으론 진보적이었으나 실제론 대기업과 동맹을 맺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를 정확히 따랐고,

노무현 정부의 관료들은 취임 전 삼성에서 위탁교육받았다.


노무현을 계기로 기존의 이념이 흔들리자,

보수정당은 이념적 기둥을 완전히 잃었다.

지식인들도 잃었고 모든 어젠다에서 완전히 패배했다.

이명박은 뉴라이트에서 제시한 선진화를 받아들었지만 선진화는 실상 내용이 별로 없었다.

보수 일부에선 공동체자유주의가 제시되었으나 주류는 그것에서 공동체를 빼고 자유주의로만 받아들였다.

노무현 역시 기존의 좌파의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우파적 친대기업 의제를 시행했다곤 해도,

인적자원과 사상, 어젠다의 면에서 노무현 이후 대한민국은 진보의 홈그라운드가 되었다.


다른말로 말하면, 노무현은 시대를 규정했다.


노무현은 기존의 호남 저소득층 정당에서 수도권 중산층을 편입하는데에 성공했다.

보수정당 역시 기존의 영남정당에서 수도권 노동자들과 부유층을 편입하는데에 성공했다.


이명박의 한미FTA는 노무현의 정책을 계승한 것인데도 민주당이 공격한 것은 상당히 정치적인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노무현이 집권기간동안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적 갈등이 선명한 의제 위주로 정책을 시행한 것은

그들이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들에게 먹고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것으로 보여 노무현은 패배했다.


노무현 이후 민주당과 보수당은 모두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지지층을 포괄하는 빅텐트정당으로 남았다.


노무현 기간동안 중산층에서 상류 중산층이 적극적으로 분화되어 나왔으며, 이들은 대한민국의 특권계층이 되었다.


이명박과 노무현은 모두 대기업 기반으로 경제를 운영하며 이들에게 걷은 세금으로 복지를 확대하는 비슷한 1정책을 시행했다.

노동시장의 대기업/정규직-중소기업/비정규직 이중구조 역시 확대되었다.


박근혜는 산업화의 향수와 김종인식의 중도계층에 대한 구애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박근혜는 중도와 국민다수를 위해 나라를 뜯어고치는 대신 산업화 아이돌로 남기를 선택했고, 총선에서 패배했다.

이후 그녀는 최순실 사건으로 권력을 잃었다.


좌파와 우파 모두 허무하고 22년부터는 이제 누가 덜 병신같은가로 대결하게 되었다.





-문재인의 파산


문재인 기간동안 취업시장에서의 변화가 있었다.

1차 노동시장, 즉 대기업 정규직 시장은 그대로였으나

2차 노동시장, 즉 중소기업/비정규직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절대적인 일자리의 양과 질이 하락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공허한 최저임금인상 하나만 남았고

그마저도 부정적 파급효과로 인해 효과가 상쇄되었다.

고용주들이 손해를 직면하자 생산을 줄이거나 노동투입을 줄이고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재정지출에 대한 프로그램이 매우 약했다.

노무현-문재인의 주 지지층인 상위중산층이 나라의 허리인데

또다른 특권계층이 된 이들에게 문재인이 세금을 걷고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DP대비 조세비중도 박근혜 정부 당시의 증가폭보다 낮았다.

문재인은 연소득 7천만원 이상자들을 타겟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은 OECD국가 중 유일하게 법인세 부담보다 소득세 부담이 낮은 국가로 남았다.


또한 세수와 경제의 연관성이 떨어졌는데 이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제가 갈수록 소수 대기업에 의존하게 되어 세금이 불안정해졌는데, 정부는 이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것을 계기로 지지율이 높았던 문재인이 대규모 국가개혁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문재인 정부는 돈 더써야하는데 기재부 관료들이 막는다는 소리만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는 저소득 노령층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지지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기초노령연금을 인상했지만 그나마도 줬다가 준만큼 다른데서 도로 뺏는 정책을 썼다.


이후 이들에게 정부와 지자체가 재원을 받아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을 썼지만 민주당 지지지역에서만 고령 취업이 크게 늘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비율이 증가해 전체 인구의 가구소득 분배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2018년과 2019년하위 20% 집단의 근로소득은 계속 줄었다.

이는 그 집단에서 근로소득 비중이 매우 낮은 자영업자와 무직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운동권의 계승자였고, 운동권은 PD건 NL이건 적을 찾아 부숴야 나라가 정상화 된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실제로 박근혜를 부쉈다.

그들은 사회 전방위적으로 상대방을 부수려 했다. 

투기꾼, 게으른 관료, 사악한 보수언론 등을 찍어내려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를 찾아 부수는것만으로는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수가 없었다.

그것만으로는 촛불국면을 거치며 합류한 하류층을 만족시켜줄수가 없었다.


촛불개혁연합의 패배는 보수언론, 검찰, 기재부관료, 재벌이 아니었다.

민주당의 지지연합 구성이 안고있는 문제가 낳은 결과였다.


이제 민주당은 중산층 행동주의로 무장한 대도시 화이트칼라를 중심에 놓고

경제적/사회적 피해대중을 다시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것이 어려운 것은 윤석열정부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가운데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