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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나 여기 좋아해.

- 아닐텐데...


- 왜. 내가 10년 전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악몽이었다, 뭐 그런 헛소리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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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기억났어요?!

- 응. 났어.

몰래 핫초코 셔틀해주던 알바생.

몰카찍던 얼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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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빠 아니거든요?!

- 거죽 말고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알어.


- 왜, 알 수도 있지.

작가는 글로 말하는 사람인데.


-그 때 나 무명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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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은, 저 봤거든요. 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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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저리 맞네... 미저리 맞어...

- 미저리가 아니라! 작가님의 1호 팬.



- 하, 그래서 그걸로 나를 알게 됐다고?

겨우 버려진 종이 쪽지로, 나를?


- 대화도 나눠봤고.


- 대화를 나눴어?

내가?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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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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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세요?

- 망생이에 가깝죠.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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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는거, 재밌어요?

- 재밌어보여요?


- 미친거 같아 보이긴 해요.

- 욕입니까, 칭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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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사생결단 할 것처럼 미친듯이 써요?


- 글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나는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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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런!

- 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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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독서가신가 봐요?

- 팍팍한 세상 매달릴게 책 밖에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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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같은 세상. 저도 매달릴게 이것밖에 없어요.


- 인생이.. 그랬어요?

- 그래요. 아직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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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잡은 지푸라기가, 소설이에요?

- 지푸라기 치곤, 폼 나잖아요?


언제 배신할지 모를 남의 손 잡고 있는 것보다 안전하고,

매달려도 비굴해보이지도 않고,

약물없이 현실도피 가능하고,

운만 좋으면, 돈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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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고있을만 해요?

- 뭐, 제법이요.

글이.. 밥이되면 더 행복할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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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데요?

- 도.. 독창적인 작가?..


- 아아, 아무도 모방하지 않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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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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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토 브리앙!

- 샤토 브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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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었다고? 10년 전 그 때?

10년 전 내가 웃었을 리가 없지.



- 으음, 그르니까.

뭔가 있긴 있었구나,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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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막히게 좋았어요. 그 때 파지에 적혀있던 소설.

지금까지 작가님이 쓴 그 어떤 소설보다 좋았어요.


그 때 이미 난 알았대니까.

이 사람, 굉장한 작가가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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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부터 쭉, 응원했어요.

지금 잡은 지푸라기가 동아줄이 되라.

글이 밥이 되고 밥은 또 글이 되라.


그리구, 빌어줬어요.

고단한 인생이 이 사람의 발목을 붙잡지 않기를.

그건 그저 신이 위대한 작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준비한 잠깐의 시련이기를.

지금 겪는 고통의 시간이, 시련기가 아니라 수련기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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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안부 물을게요.


글이 밥이 됐나요 이제?
























드디어 가져왔어!!!

해놓고 나니 뿌듯하긴 한데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개수 제한 때문에 중간에 싹둑 짤라먹은 부분이 꽤 있어서ㅋㅋㅋㅋㅋ


ㅠ.ㅠ


참... 피피엘을 이렇게 명장면에 넣어 놓다니

못당하겠다ㅋㅋㅋㅋㅋ



난 무엇보다

"응, 기억 났어"

가 참 좋다... 세주 표정이 참 좋아....


그리고 설의 10년 전 기도가 10년 뒤 슬럼프를 겪고 있는 세주에게 닿아서

참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드네.



잘 이겨내길.


잘 이겨 낼 수 밖에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