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확실히 세련됐다. 잘 다듬어진 연출에 신선한 소재를 엮어낸 각본,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잘 갖춰진 드라마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이를 지켜보는 안방극장은 불편하기만 하다. 계속되는 장르적 변화와 회수 되지 않는 복선들이 혼란을 야기하면서 장점을 점점 희석 시키고 있는 상황.
잘 만들어짐과 불편함 사이에 놓인 ‘시카고 타자기’는 과연 안방극장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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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진행됐던 제작발표회 당시 김철규 PD는 ‘시카고 타자기’에 대해 “특정한 한 가지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드라마”라고 정의한바 있다.
실제 그의 말처럼 ‘시카고 타자기’에는 고작 2화 밖에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장르의 전환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로맨틱코미디’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갑작스럽게 스릴러로 변하고, 스릴러인가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면 또 갑자기 세주와 설의 전생인지 아닐지도 모르는 시대물적인 과거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장르의 전환은 김철규 PD의 수려한 영상미가 덧입혀 지면서 더욱 극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의문의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낭만적인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그려낼 진수완 작가까지, 현재까지 타자기에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잘 만들어졌음에도 시청자들은 극에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복합장르드라마라고 규정하고 보려고 해도 ‘어느 장단’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은 재미보다는 ‘알 수 없음’이라는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시카고 타자기’ 는 절대 친절하지 않다. 곳곳에 각종 복선과 흔히 말하는 ‘떡밥’을 뿌려놓았지만, 이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은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시청자들은 어느 인물에 감정을 이입을 해서 봐야할지 갈팡질팡 하게 되고 결국 이는 극의 몰입도 방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시카고 타자기’가 재미를 주는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무려 13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임수정은 여전한 동안 미모와 함께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쳐나간다. 유아인과의 호흡 또한 탁월하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 한세주와 전설을 연기하는 유아인과 임수정은 적당한 과장과 감정의 강약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균형을 잡아나가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진오를 연기하는 고경표는 짧은 대사와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온화한 얼굴 밑 질투와 열등감을 숨겨놓은 곽시양은 어딘가 모를 꿍꿍이를 드러내며 극의 서늘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없다.
아무리 최고의 라인업을 이뤘다고 해도,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알 수 없음’ 상태로 만든다면 잘 만들었다고 한들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안방극장이 바라는 것은 그리 크지 않다. 지금 감춰진 것을 조금이라도 공개하는 것, 이제 그만 떡밥을 뿌리고, 뿌려진 것을 회수해서 같이 알고 즐기자는 것이다.
이제 그만 숨겨놓을 때도 됐다.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11&aid=0003010699
공감되는 기사라 퍼왔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