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꼬시고 부귀영화 꿈꾸는 그런 글 말고 정말 위대한 글!

일종의 주문 같은 말인 것 같아.
뮤즈의 주문.  

아주 짧은 장면인데
세주가 놋북 앞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담요를 뒤집어쓴 채 저 달빛 좀 봐요, 하던 설이랑 자전거 타고 뒤돌아 보던 수연이를 연달아 (매료된듯) 떠올리고는
그런 자신이 믿기지 않는다는듯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지.
(재방삼방 보다보면 세주배우 디테일한 표정 제스처가 더 잘 보여ㅋ)

인정하기도 싫고 인식하지도 못했지만 세주 마음에 설이가 두 번 들어왔어.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하게 범인에게 총을 겨눈 모습,  무섭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달빛의 아름다움을 환기시키던 모습.  물론 세주의 환영속 수연의 모습과 겹쳐진 탓도 있지만 남에게 결코 관심 안 갖는다던 세주가 처음으로 남의 신상에 관해 묻지.
총 잡아본 적 있어?
언제부터?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설이가 궁금해진 순간 글이 안써지기 시작해. (사육사 지못미ㅠ) 글이 안써질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날 설이가 아니었음 세주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
어쩌면 그날 세주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벽에 부딪힌 세주는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해.
베스트셀러 작가,  여자 꼬시고 부귀영화 꿈꾸는 글을 쓰던 한세주 작가는 죽음을 고한 거야.

그리고 지독한 연옥의 시간을 보내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연옥의 시간.
인간으로서도 작가로서도 무력해진 채로 남의 도움을 받아야할 처지로 전락하게 돼.

근데 그 시간이 바로 인간에 대한 불신과 세상에 대한 냉소로 살아가던 그가 다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이 되겠지.
그의 평생 사랑의 감정,  우정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자본주의 미소가 아닌 진짜 웃음을 크게 웃어본 적 있을까? 남앞에서 맘놓고 울어본 적 있을까?

유령처럼 다가와 그의 글쓰기 능력을 빼앗아간 뮤즈들이 그에게 정말 주고싶은 영감은 무엇일까?

세주는 사랑하게 될 것이고 우정을 느끼게 될 테고 이별과 아픔도 느끼게 되겠지.

세주는 위대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세주의 진짜 처녀작은 <인연>이야.
제목만 봐도 언페어 게임이니,  신드롬이니,  스토커와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  

인연이라는 제목도 의미심장하고.

세주 설이 진오는 어떤 지독한,  아름다운 인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