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뭐하지 하다가

연휴 시작과 동시에 국토종주나 할까 생각이 문득 스쳤습니다.

20대 때부터 해야지 해야지 했었는데

어느덧 배나온 아저씨가 된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에라이, 그냥 출발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갤럼분께 튜브랑 co2를 나눔받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완주까지 펑크는 안났고

페달이랑 뭐랑 이것저것 박살났네요 -_-;







수첩산다고 첫날은 10시 넘어서 출발했습니다.

시작부터 외국인 1팀, 한국인 1팀이 접수처에서 수첩 사고 있더라구요

외국인들이 한국까지 와서 국토종주?

신기했습니다.







출발지점.

이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어요.

가면 가고 사고나면 복귀하면 되지 마인드.

그런데, 내비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시작부터 꼬였습니다.



스타트지점을 통과하자 마자 길을 잃고 공도로 나갔습니다 -_-;

가다보니 인도도 없는 차도로 직행하더군요

어떤 커플 두분이 절 따라오시던데.... ;ㅅ; 미안했습니다 두분.









첫 인증센터.

첫 도장을 찍고나니 드디어 국토종주가 시작됐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633km 라고 하니까

하루 130km 만 가면 4박 5일에 가능하겠구나 싶었어요.

뭐, 130km 타본 경험 있으니 5일동안 그만큼만 타면 되겠지 했네요.

그런데 ㅁㅊ, 타다보니 ㅆ 이 절로 나오덥니다.









뚝섬 인증센터.

친절한 ㄴㄱ 갤럼분이 여기서 co2랑 튜브 두개를 주셨어요.

값을 지불하기로 했었는데

물건만 주시고 바람과함께 사라지셨습니다.

보시면 연락주세요. 싸이버거 세트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ㄴㄱ님.

여기까지 50km. 시간은 12시 10분.


대략 1시간에 25km정도 주행이 가능하겠거니 싶었습니다.

첫날은 별 탈 없이 이 속도로 계속 주행했어요.

어차피 매번 자전거 타던 코스라서 이질감도 없었고 마실나온 기분이었죠.









팔당 대교를 넘고나니 물이 떨어졌습니다.

음료수 한통 남아있었는데

눈앞에 구멍가게 하나 있길래 보급하러 들어갔더니, 별거 없길래 도로 나왔네요.







여기까지 오는데 외국인 5팀은 본듯 합니다.

자판기에 음료수 팔길래 냉큼 한캔 원샷 때리고 출발







첫날부터 비가 내리더라구요.

비 맞기 싫어서 터널 앞에서 대기타다가 담배피웠는데

연기가 역류해서 뒤에 계신분들한테 한소리 들었습니다.

민망해서 그냥 비맞고 출발했더니 웬걸

터널 부근만 비가 내리고 조금 가니까 비 온 흔적도 없드라구요

뭐, 이때까지는 국토종주 내내 비맞고 그지꼴로 라이딩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니, 알긴했는데 마지막날까지 개판날지는 몰랐죠.









달리다보니 뭔가 밥사먹기가 애매하드라구요

몸은 젖었지

옷은 진흙에 개판났지

막상 사먹으려고 해도 코스 벗어나긴 또 귀찮지.

....

그런데 이쯤부터 뭔가 ㅈ 됨을 감지 했습니다.

중간에 편의점에서 사온 마지막 초코바가 떨어지니 

초조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에이, 첫날부터 고생해서 뭐하리. 어차피 10시 넘어서 출발했는데

첫날은 그냥 100km만 타자 생각했습니다.

다음 체크포인트에서 밥이나 먹고 생각해야지 싶었어요.




그 생각하고 출발하자 마자 업힐 만났습니다.

밥도 안먹었고

초코바는 없고

물도 없고 -_-

그냥 길에 대짜로 누워 뻗었습니다.

언덕을 보니 갑자기 만사 다 하기 싫어졌어요.

한 30분정도 누워있었던거 같아요.

뒤에 따라오던 한 5팀? 정도가 저를 구경하면서 올라가시더라구요

힘든데 어쩌라고.

근데 막상 올라가보니 짧은 업힐이었네요 ㄱ-.







그렇게 이포보에 당도.

밥을 못먹어서 그런가 이미 온몸이 퍼져있었습니다.

더는 뭘 하기가 싫었어요.

빨리 뭐라도 먹고싶었습니다.

배가 뒤지게 고팠어요.

결국 첫날은 여기서 코스 이탈했습니다.










뭔가 따듯한게 먹고싶었는데

저멀리 칼'국수' 간판이 희미하게 보였네요.

바로 허겁지겁 들어가서 앉았더니

...막국수였네요 ...ㅜ.ㅠ


뭔가 정식이라고 있길래 시켰는데 음식 나오고 당황.

막국수 히레카츠 생선카츠 다 1인분급으로 나온 대략 3인분 량의 정식이 나왔습니다.

배고파 뒤질것같았었는데도 결국 다 못먹었네요.

1인분일줄 알았는데.

그래도 기본으로 딸려오던 따듯한 육수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1일차 종료.

자전거 물세차 한고 세워놨는데 지 혼자 쓰러지더니

레이더 마운트 빠각.

-__;

생각지도 못하게 국토종주 내내 레이더 없이 달렸습니다.




멀티 충전기 ON.






숙소가 좀 그지같은 방이었는데, 너무 일찍 들어와서 할게 없었습니다.

되는건 냉장고하고 에어컨뿐.




씻고 세차하니 5시쯤 된거 같은데 

자고 일어나니 10시.... ㄱ-...

결국 밤새 웹툰이나 보다가 5시쯤 이제 출발할까... 하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8시 반 기상...



아침밥 먹고나니 2일차도 결국 10시 출발이네요.





117km 라는데, 내비를 준비 안해서 실제로 몇km나 탔으련지

애초에 각 인증센터 섹터별로 내비찍고 갔더니 공도부터,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 아주 사방 팔방으로 헛걸음 엄청 했습니다

일자별로 한 10km정도씩 이상한곳으로 돌았던것 같아요.

국토종주 노선 안내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갔다가 낭패봤쥬.

다음엔 무조건 gpx 챙겨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130km를 예상했었는데 결국 첫날부터 틀어졌네요.

대신 둘째날에 좀 더 타야지 했는데 또 10시출발.












뭐, 어차피 남는게 시간인데 뭐 어떠리

못타면 하루 더 타면 되지...

라는 생각과 함께 2일차는 무난하게 달려야지 했습니다.

인증센터마다 도장찍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느긋하게 타다보니 뭔가 풍경도 보고 좋았습니다.

가지고 간 이어폰은 결국 마지막날까지 한번도 안꼈네요.

그냥 한적한 길 따라서 주행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제랑 달리 중간에 밥도 먹고 느긋하게 주행.





이리저리 밟다보니 수안보온천까지 왔는데, 비도 내리고

다음 코스 보니 이화령휴게소? 어라?

그 유명한 이화령인가가 다음인가?

하고 찾아봤는데


저녁에 이화령 올라가면 ㅈ된다는 후기가 많더라구요?

개 무섭고 가로등도 없는데 라이트 불빛 하나에 의지하면서 가도 소름돋는다고.


날 밝을때 올랐는데 금방 어두워졌다는 소리를 듣고

뭔가 무서워서 2일차 종료.

4시쯤이었던것 같아요.


이 근처가 다 그런진 모르겠는데, 모텔 방이 엄청 크고 세탁기 돌려주고 시설도 제일 좋았습니다.

만, 세탁후 건조대에 널어놨던 빨래 아침에 찾으러 가니까 썩은내 나더라구요.

8시에 출발해야지 했는데 결국 다시 방에 올라가서 손빨레 다시했습니다.

3일차도 출발시간을 조졌네요 ^^.





음, 얼마나 탄건진 모르겠는데

일단 네이버에서는 111km네요


첫날도 둘째날도 130km는 못찍었네요.



5박 6일 확정인가?













개인적으로 이화령 업힐 재밌었어요.

5km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느낌이더라구요.

3일차까지 매일 마주친 외국인 팀하고 조금 인사하고 출발.

이때까지만 해도 국토종주 별거 없구나 했네요.

비도 젖을때까지는 불쾌했는데

젖고 나니까 비맞으면서 라이딩하는게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시원하고

특히 이화령 내려올때

진짜 너무 시원했어요.

평지구간에서 미친척하면서 소리지르면서 주행했는데 스트레스가 팍 풀리덥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습니다.. ㅡㅡ...

바로 앞에 군인 1팀 있었는데

상풍교 넘어서 우회하면서 간다고 하더라구요?

전 내비 gpx도 준비 안해왔는데 그냥 앞팀 따라갈걸... ㅡㅡ...

다음 상주보 찍고 그냥 달렸습니다.

국토종주 길 이라고 표기된 길 따라 쭉 달렸어요


...응? ㅅㅂ...


가다보니 뭔 사람이 걸어서도 올라가기 힘든 언덕을 자전거 코스라고 짜놨더라구요.

길진 않았는데

그 언덕길중 하나가 진짜 심각하게 가파른 20m 구간이 있었는데,

에라이 하고 그냥 올라갔더니

아킬레스건염 발병했습니다.

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 

발목 찢어질것 같았어요.





발목은 찢어질듯 아프고

자전거는 씹창났고

기분 드럽고

온몸은 진흙투성이에

비는 소강상태.



아, 조져졌음을 느꼈습니다.

이건 끝났다.


내 첫 국토종주는 여기까지구나 ㅅㅂ. 


어떻게하지? 집에는 어떻게 돌아가지?


별에 별 생각을 다했네요


게다가, 추석당일이라 그런지 식당 오픈한 곳도 없었어요

3일차도 1일차랑 똑같이 아침만 먹고 공복주행 -_...

인데 3일차는 초코바도 없었네요.



낙단보 지나서 겨우 구멍가게 하나 찾아서 컵라면 두개 조졌습니다

4시쯤이었는데...


가게 앞에서 처량하게 컵라면 호로록 호로록 하고있는데

같이 가게앞에서 앉아 쉬던 옆 아재가 나는 더 못탄다. 다리 개털렸다 ㅅㄱ 하더니 퇴갤 선언.

그리고 난 못가니까 너 써라 하고 멘소레담 듬뿍 뿌려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재 한사람은 좀 떠들다 오늘 칠곡까지 가야 내일 부산간다고 가드라구요.


발목은 찢어질거같고 어떻게 하지...

결국 구미보까지는 가야 뭘 해도 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구미보까지만 가자... 억지로 밟았습니다. 

아파 뒤질거같아도 어떻게 가긴 가지드라구요.





어쨋든 발이 찢어질것 같아서 더는 못타겠어서 그냥 숙소를 잡고싶었습니다.

근데 구미보까지 왔는데 웬걸, 구미보 옆 숙소가 없네요. ㄱ-

결국 칠곡보 중간즈음까지 억지로 밟아서 숙소를 겨우 잡았습니다.




친구들한테 집에 간다고 알리고 구미터미널 위치 파악하고

그와중에 치킨 한마리 들이 붓고...


심난했네요.





그래도 반즈음 온거 같은데

지금 돌아가면 뭔가 기분이 썩 유쾌할 것 같지가 않았어요.








feat. 몸상태

다리 멀쩡

손 멀쩡

머리 멀쩡

아킬레스건 조짐.







ㅋㅋㅋㅋㅋ....

다음날 되니까 심난한 기운이 좀 가셨습니다.

그리고 어쩔까 하다가 숙소를 나서자마자 종주길로.

의외로 뒷꿈치로 페달을 밟으니까 발목이 안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왼발 뒷꿈치 오른발 발꿈치 까치발로

칠곡보까지 어정쩡한 자세로 주춤거리면서 왔습니다.

뒤에서 보면 얼마나 병신같았을까요 -_-;









그런데 그게 문제였어요.

어느정도 주행하고 나니까 멀쩡하던 반대편 아킬레스건이 갑자기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거 ㅈ된듯.

아니나 다를까 좀 있다가 반대편도 아킬레스건도 찢어지는듯한 통증 시작. -_-

이 순간부터 지옥이었습니다

왼발은 좀 나아지긴 했는데 새로운 중간보스 오른발 아킬레스건.


이제 양쪽 발목 다 아파서 뒷꿈치 주행 편법은 불가능.


양발목 다 끊어질것같은 통증에 이제와서 집에가기도 뭐하고

페달링 한번 할때마다 곶통






그와중에 갑자기 라이트 고정하던 마운트가 박살났네요.

결국 라이트 한번도 안썼는데 왜 가져왔을까.

자전거도 걸레가 됐네요


어찌저찌 억지로 밟아서 합천창녕보?


인지 뭔지까지 겨우 찍고 인근 숙소로 ㄱㄱ.




사진이고 지랄이고 뭐고 그냥 고개 쳐박고 바닥보면서 기어갔습니다.

분명 아킬레스건 부상 이전까지는 되게 발랄하고 즐거웠던것 같은데...



그 상주보 가기 전 그 얼탱없는 코스 짜논 개병신새끼 욕을 한바가지를 했습니다.

그와중에 구름재? 인가 뭔가 겁나 긴 언덕길을 지나니 정상에 있는 쉼터에서 초코바 씹으면서 인생을 느꼈습니다.


올라오면서 보니 낙서들 많이 그어놓으셨던데


상주보 담당자 욕이라도 좀 끄적여놀걸 그랬네요


여튼 4일차 종료




사진이 안올라가서 다음글로.











국토종주 코스 짠 개새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