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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스팸 메일함을 정리하다 지하철 티켓 가격으로 노르망디 행 당일 특가가 떠 있기에

계획도 없이, 복귀편도 안 알아보고 대충 짐 싸 기차에 올랐습니다.

새벽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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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쯤에 깡 역에 도착했어요. 영화제 열리는 깐느랑은 다른 도시입니다.

아....비가 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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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은 속절없이 뚝 뚝 떨어지기 시작하고

너무 급하게 생각 없이 나와서 양말과 수건을 챙기지 못했었는데

이른 아침이라 열린 상가도 없어, 도착하자마자 도시를 떠나 교외에 위치한 데카틀롱에 갔어요.

이게 차로는 15분 거리인데 저런 대형 트럭들만 엄청 다니던 시간대라 왔던 길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서

대충 도시 방향으로 방향 틀고 오프로드를 탐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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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으며 이런 길들을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면 송전탑이 위치한 야트막한 동네 뒷산을 정복할 수 있어요.

원자력 발전소와 벚꽃이 함께한 깡 전경은 수건을 미리 챙겼었다면 보지 못했을 광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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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한 가방들이 아직까지는 잘 버텨주네요.

이게 본격적인 여행에도 쓸만할지 테스트 차 떠난 여행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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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나 걸려서 원래 있던 역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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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너무 흐리고 크게 볼 게 없는 도시라 생각해 떠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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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앞에 호그와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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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거대함이 사진에 담기지 않아서 아쉽네요.

천 년 전부터 정복자 윌리엄 1세가 짓기 시작해 18세기가 되어서야 완공된 남자 수도원이라고 합니다.

진짜 마법사 학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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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슴이 웅장해지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니

클래식한 푸조 자전거를 타던 한 남자가 다가와 커피 한 잔 같이 하자고 제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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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레앙이라는 고등학교 교사였는데 본인도 자전거 여행을 좋아해서

출근 중에 제 자전거를 보고 말을 걸었다고 해요.

자전거 이야기를 나누다 수업이 있어서 제 커피와 빵까지 계산을 해주고 페이스북을 교환한 뒤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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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는 다르게 따뜻한 북쪽 사람들의 정을 느끼며

슬슬 떠나려고 했는데 가방들이 와르르 쏟아지네요.

사실 4시 기차라 잠을 안 자고 왔었거든요.

너무 급하게 쌌던 가방들을 다시 결속하고 공기압도 다시 제대로 확인한 뒤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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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의 베드타운들을 뒤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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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국도가 시작됩니다.

프랑스 자전거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땅이 워낙에 넓어

도시만 떠나면 몇십 키로는 허허벌판만 보며 직진만 하는 경우가 잦아요.

10km는 애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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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들판

페달링하며 평소에 미뤄뒀던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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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이런 폐가들도 지나치는데

원래는 무얼 하던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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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달리다 까르푸가 보여 캠핑하며 먹을 것들을 샀습니다.

아직은 더 달려야 하고 자전거가 조금 더 무거워지겠지만 가게가 보일 때 반드시 구입해야돼요.

한국처럼 몇 분마다 편의점을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서 한 번 놓치면 또 몇십 키로는 인적을 발견할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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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들 여기저기 먹을 것들을 넣고 다시 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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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의 특징 끝없는 고개들이 이어집니다.

6-8% 정도라 심한 업힐은 아닌데 30kg 넘는 자전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심신이 피폐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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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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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 보면 눈앞에 또 산, 또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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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너무 느려져 벌써 슬슬 텐트 칠 자리를 알아봐야 할 시간이 다 되어 가네요.

마트는커녕 구멍가게도 하나 못 봤으니 아까 장을 봤던 게 맞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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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두워지는데 이런 풍경만 펼쳐지니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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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피칭을 해볼까 심각하게 생각했었던 공동묘지인데

문이 잠겨있어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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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작은 마을 같은 곳이 있어 쉴 수 있을까 했는데

노르망디 여행자 호텔 특 : 문 닫은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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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아님.

체르노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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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겸 호텔 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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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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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노니는 교회

프랑스 건물들은 다 깊은 처마가 없어 비를 피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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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 있는 사람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마을을 뒤로하고 계속 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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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을 넘어요. 이제는 진짜 텐트 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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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나무면 어느 정도는 비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들어갔는데

발이 푹 푹 꺼지는 지면이라 포기하고 다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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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몇 개의 고개를 넘어 드디어 다시 마을 같은 것을 발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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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난처 발견.

6시 반에 해가 지는데 6시가 되어서 겨우 찾은 보금자리입니다.

이제는 아무도 쓰지 않는 운동장의 벤치 같은 곳이었어요.



사진 수 제한 걸려서 이어서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