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다녀와서 피곤한데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써 본다
현재로부터 딱 1년 후인 2023년 5월
충북 보은 말티재를 꾸역꾸역 기어오르고 있는데
뒤쪽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와서
뭔 소리지 하고 돌아보니
거구의 청년이 클래식 자전거를 타고
미친듯한 케이던스로 나를 추월해서 지나쳤다
동호인급에선 볼 수 없는 케이던스였다
경륜 선수인가...?
근데 선수가 왜 클래식을 타고 있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엄청난 케이던스는 멈추지 않아서
그 청년은 저만치 멀어져 갔다
꼬불꼬불한 길은 왜 이리도 긴지
페달을 돌리다보면 끝이 보이겠지 생각하며
꾸역꾸역 밟은 끝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
전망대 아래 아까 본 클래식 크로몰리가 주차돼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꼬르디?
자전거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건 이태리 공방에서 머리 히끗히끗한 장인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만든 자전거임에 틀림없었다
전망대 위로 올라가보니 역시나 그 거구의 청년이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니 청년이 뒤돌아보며 고글을 벗었다
'네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눈빛에 카리스마가 있어서 순간 기가 죽었다
'실례지만 자전거 경력이 몇 년이세요? 엄청 빠르게 오르시던데요 혹시 선수이신가요?'
라고 물으니 청년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후후 아닙니다 선수라뇨 살 빼려고 입문해서 아직 1년 남짓 됐습니다..'
'네!? 1년이라구요?'
별 싱거운 농담을 한다고 생각해서 하나 더 물어보았다
'혹시 말티재 자주 와 보셨나요?'
'아닙니다 인터넷 갤 사람들이 추천해서 오늘 처음 와봤어요'
'아 그래요, 무슨갤 활동 하시나요?'
'로드싸이클갤이라는 곳인데 혹시 아실런지...'
'오 저도 자주 들어가는 곳인데 혹시 고닉이신가요?'
청년은 대답없이 다시 고글을 끼고는 고개를 돌려 경치를 감상했다
뻘쭘해진 나는 전망대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청년이 있는 쪽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뭔가 경쾌한 리듬이어서 지친 육신에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가만히 멈춰 들어보니
'......아름다운 불빛에 신비한 너의 눈은 잃지 않는 매력에 마음을 뺏긴다오......'
대충 이런 가사였다
다시 출발하려고 자전거에 오른 순간
시간여행이 종료되고 현재로 돌아와 급히 기억나는대로 써 봤다
자네 판타지소설 써볼생각 없나?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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