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하는 아저씨 보면 왜 저러고 살까 기회가 저것밖에 없었을까


각종 산업기사나 하급 공무원 보면 저런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류 지성의 금자탑에 돌 하나 올려놓지 못하는 삶을 살 바에 그냥 안 사는게 낫지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없어 수입차나 값비싼 의류를 갈구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불쌍한 인간들.


이 모든게


딱 25살에 휴학하고 편의점알바를 하는 자신을 보면서 사라지더라


그들보다 내가 나았던 거라곤 거의 없는 가능성 한 가닥이 있었을 뿐이고


대다수에게 그렇듯 그 가능성은 잡히지 않은 채 떠나가버렸지


이제 내가 그들의 나이가 가까워 돌아보건대


물질주의를 천박하다 비웃을 자격이 있는 애들은 처음부터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멈춰서서 남에 관심을 줄 시간따위 없는 삶을 살고 있었지


나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 그딴건 실패하는 사람만 해보며 살았던 터무니없는 생각이더라.


"저 사람은 얼마나 다른 자랑할 게 없으면"


"저 사람은 얼마나 천박하면 저렇게 내놓고 자랑을"


"돈자랑이 그렇게 하고 싶을까"


결국 힘없이 세상의 계급에 붙잡혀 이런 말들을 입에 달며 사는 삶이 되어버리지.


실은 저런 말을 들으며 사는 삶이 몇 배가 낫다는걸 늦게야 깨달아.


그래서 나는 그저 부럽다.


도그마 한 대 사서 엔비 꽂아놓고 사진 한 장 올리면서 비루한 엔진 어쩌고...


당장 그 아저씨들보다 좀 더 쎄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능력따위보다


실제로 그런걸 살 수 있는 재력을 갖추는게 백만배는 힘들다는걸 뼈저리게 느끼니까


그런 아저씨들을 비난할 수 있었던 세월이 내게는 너무나 짧았다


내 머릿속에 들은 쓸데없는 전공지식, 인문학적 교양, 그 아재들보다 조금이나마 더 튼튼한 뼈, 근육, 등등


이 모든걸 금액으로 치환해봐야 몇 푼 되지 않는다는거, 좀 더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텐데


나는 진심으로 죽은 x마 같은 아이들이 부러워.


근거없는 자존감이란게 남들에겐 비웃음을 살지언정 스스로는 행복하거든


그거 요즘 애들은 예전보다 더 오래 가지고 가긴 하던데. 어쩌면 세상이 좀 더 행복해진걸까


나도 해보고 싶다. 천박한 돈자랑. 대놓고 젠체하는 기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