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래서 무지성 라이딩은 안되나봐
일단 의정부에서 출발해서 백마고지 기념관을 가서(70km)관광하고 보급하고 다시 소요산으로 돌아와서(40km) 집가는게 계획이었는데
백마고지역은 원래 목표지점이 아니었는데 가는 길에 있길래 들림
이미 엄청 지친 상태라 쉴겸 역을 둘러보는데
슬슬 해가 지고 뭔가 주변에 식당도 없어서
‘아 이거 혹시 백마기념관 주변이나 거기도 아무것도 없는거 아냐?’ 라는 불안감이 들어서
그제서야 전화를 걸어보는데
“코로나 때문에 dmz 관광 안함 ㅋㅋㄹㅃㅃ~ 다음에 다시와라 게이야 ㅋㅋㅋㅋ 너가 선택한 라이딩 루트 ㅋㅋㅋㅋ 절대! 안바꿔준다!”
라고 안내 음성이 나와서
회음부가 저릿해지고 손발이 콩닥 하고 가슴이 벌벌 떨림
미리 전화 한통만 걸어봤어도…
후회는 아무리 늦어도 빠르다고 했던가
조금 기다려보니 경운선 운행 중지 대체 버스가 들어오길래
기사님께 소요산 가는지 여쭤보고 가신다길래 다시한번 기념관 운영이 안되고 있는지 여쭤보니
“아 코로나 때문도 그렇고 지금 돼지 콜레라 때문에 안한지 오래요”
하시길래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고 자전거를 싣고 화장실로 감
“27분에 출발이니 얼른 갔다 오십쇼”
4시간 만에 걷는 걸음은 어색했다
“하아…”
깊은 탄식이 흘러 나온다
여기까지 와서 서울에서 100km나 떨어진 곳에 와서 식사한번도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니..
하지만 분한 마음으로도 지쳐버린 내 다리와 몸은 화낼기력도 없었다
‘이대로 가야하나?’
역을 떠나기 직전 백마고지역 안쪽의 사진을 한번 찍고 싶어졌다
‘아주 빠르게’
별거 아니었지만 그 사진 몇장이 오늘의 고생을 보상해주는 것 같았다
코로나 때문인지 추석 때문인지 (나는 오히려 추석이라 관광객이 많을줄 알았건만)
버스 안에는 나와 기사님 뿐이었고
나도 기사님도 이야기 상대가 고팠는지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이 없지요?” 하고 운을 떼자 서로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마스크와 버스의 진동으로 잘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저 마스크 안에 머물더라도 마음속에 있던 말을 쏟아내자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끝까지 나 혼자 타있을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가는 길 정류장에서 몇몇 손님들이 버스를 탔고
이제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비록 고생에 비해 재밌는건 별로 없었지만 상관없다
이 채워진 마음은 안락하고 포근한 기분이다
“기사양반, 한마디만 합시다….”
막줄 ㅋㅋㅋㅋㅋㅋㅋ 고생했네잉
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