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40년 전 이야기임.

우리 친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한참도 전에 돌아가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장례치르고
5년 뒤

50사단에서 할아버지 무덤 쪽 터 까지
써야 한다 해서
이장을 함.

근데 이장 한 다음날 부터
할머니 꿈 속에서
할아버지가 계속 나타나셔서 아무 말도 없이
쪼그려 앉아서 고개는 무릎에 푹 박으시고
흐느끼시기만 하심.


그래서  할머니는 터가 잘못된 것 같다고

우리 아버지랑 큰아버지 한테 굿이라도 한 번 하게
용한 무당 좀 구해 보라고 하심.

아버지랑 큰 아버지는 그런 거 좆도 안믿기 때문에

하기 싫었지만 할머니가 부탁 하셨으니

동네에서 잘 나가는 무당을 큰 돈 들이고
구해 오셨음.


그리고 굿 하는 당일 날
할아버지 묘소에 가서
굿을 하는데....(와이프는 오면 안된다 해서
할머니는 못가심)


무당이 아무리 굿을 해도
남자는 안보이고 여자만 나온다고 하고
그 여자가 쪼그려 앉아서 울기만 한다는 거임

그래서
그 무당이 하는 말이
너네 아버지 젊을 때 여자 관계 복잡했냐
물어봐서
아버지랑 큰 아버지는
아.. ㅆㅂ 어디 신빨 다 떨어진 무당이 왔노..
라고 생각 하셨다 함.

그 때 갑자기 무당이 작두 타다 말고
작두에 우두커니 서서

울 아버지 한테 고함을 치는 거임.

-야 이 미친놈아 여기 너네 아빠 무덤 아니잖아!!!!!!!!!!

그 때 아버지가 아차! 했다 하심.

그 무덤은 할아버지의 무덤이 아니고
신원미상의 무덤이였던 것임.

그 무당이 말하길,

너네 아버지가 무덤을 이장 해서,
자식들이 아직 그 무덤에 익숙하지 않을 때
본인들의 한을 풀려고 할머니의 꿈에
할아버지로 위장해서 나타난 거라고 하심.

그 때 아버지랑 큰 아버지는 진짜 무서웠다고 하심.


그래서 무당이

여기 차린 음식은 이미 다 배렸고
여기 굿도 하고 아버지 무덤도 굿 할거냐?
아버지 굿은 차례상 다시 올려야 한다 어케 할거냐?
물어봤는데

울 아버지랑 큰 아버지는 돈 아까워서

안한다고 하고

다 같이 사이좋게 내려옴

-끝-


(그 신원미상의 무덤은
현재도 할배 무덤 옆에 있는데
관리 하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언덕 같은데
싸한 느낌은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