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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어 퇴근길에 오른다. 퇴근 길은 해가 지기전에 가야하는 타임어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 처럼, 서울에서 춘천가는 것과 춘천에서 서울 가는 것이 하늘 땅 별 땅 차이가 나는 것 처럼


출근 길이 업힐이면 퇴근 길은 흐르는 탄천을 따라 한강까지 자연스레 다운 힐이다.

그런데 이런 비가온다. 비 안 온다며 비 안온다며?

서울이 안오는 거였지 경기도는 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비를 피하기 위해 미친듯히 달린다. 심박이 170을 넘는다.

비가오면 내 출근용 비앙키 스플린터 기계식 105 아데온 2.0 은 림브라 노브레이크 풀악셀이 되는 앙칼진 년이기 때문이다(특 : 20년식, 정찰제, 호구 맞음 ㅇㅇ 그 때는 다 그렇게 샀다)

그것도 감성비의 비앙키는 105 크랭크와 브레이크도 넣어 주기 싫었는지 시마노 야매 림브를 넣어주었기에 블랙 프린스 패드를 껴도 브레이크가 노답이다. 기억해라 비앙키는 사면서 부터 시작이라는걸...


미친듯히 달린다. 평속 35를 찍는다. 내 출근용 비앙키는 파워미터가 없다. 심박과 발에 걸리는 느낌으로 내 상태를 파악해야한다. 시바 이대로면 죽는다.지나가겠습니다를 127번 외친다.


그 때 은인을 만난다. 이 날 퇴근 길에서 나는 2번의 은인을 만난다.

첫 은인은 5-6명의 팩이었다.

그들도 비가 올 줄은 몰랐는지 비를 피하기위해 상당한 속도로 가고 있었다.

비가 오기에 서로간 거리를 두는 것과 홀 신호, 마지막 사람이 내가 끼어가는걸 보자 수신호를 보내는 걸봐서 오호..."동호인"이다 라는 감이 왔다

그들과 함께 한강 도입부 직전 까지 나는 '운반' 되어 왔다. 그렇게 힘을 아낀다. 한강에서 탈출하기 위해.

하지만 영원히 그들과 함께 할 수는 없는 법

나는 퇴근길...! 빨리 집에...! 라는 숨에 차 문장을 완성하지도 못하고 BA 를 시도한다.


그렇게 한강 진입.

아뿔사 탄천에서 부터 심상치 않았던 바람이 한강에서는 미친듯한 역풍이 되어 날 삼킨다. 옆을 보니 그 한강마저도 반대로 파도가 친다.

하지만 걱정마라. 내 비앙키 스플린터 기계식 105 아데온 2.0 무려 '에어로' 한 년이기에 때문이지.


시발 그런거 없다. 집에 두고온 본처 도그마가 그립다...미안하다...너를 타고 왔어야 했다. 비앙키 스플린터 이년은 에어로로 뭐고 이 맞 바람에선 아무리 밟아도 시속 30을 넘지 못 한다. 미안하다. 너를 품기엔 내 와트가 부족하다...


그렇게 한강에서 점점 시속이 26까지 떨어지며 죽어갈때 쯤 두번 째 은인을 만난다.

아아.....그는 내 뒤에서 나에게 속삭였다. "지나가겠습니다." 오늘 이 한강에서 나에게 지나가겠습니다를 말한 사람이 있던가? 내가 127번 말할 때,다들 역풍에 뒤집어져 한강으로 입수하고 있지 않았던가, 심지어 앞으로 가지만 실제로는 뒤로가는 그 모습이 마치 테넷을 보는 것 같았는데.


그가 나에게 "지나가겠습니다"를 속삭이자 그는 나에게와 피를 빨게 해주었다.

안정적인 페달링, 흔들리지 않는 허리와 상체,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로드...

분명 그는 "고수"다. 나는 오늘 "고수"를 만났다


고수와 함께 반포까지 나는 달린다. 고수는 솔더체크를 한 번 하더니 나를 보고는, 부드럽게 수신호를 보낸다. 아 그는 "선수"가 아닐까? 나는 그 대신 크게 지나가겠습니다를 다시 127번 외치며 바람을 뚫고 반포 잠수교까지 도착했다. 그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신이 도왔을까 잠수교 횡단보도가 붉은색을 영롱하게 밝힌다. 그의 옆에선 내가 외친다. 감사합니다!!! 그는 나에게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본다.

나는 노량진이라한다. 그는 말없이 끄덕인다. (잘 따라오란 말인가?!) 묻고 싶은 것이 한 두개가 아니었지만 이럴수가 파란불이 들어온다. 지금은 달려야할 때다 그때 내가 외친다 혹시 선수 십니까???

그는 내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선수네.


그렇게 나는 2번 째 은인을 만나 노량진까지 살아서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아아...신이 나를 도왔다. 오늘도 다치지 않고 모두들 안전하게 라이딩하길 바란다.

무조건 안 다치는게 최고다 명심해라. 추월 할 때 정신 챙겨서 추월해라 이 말이다.


혹시 내가 정줄 놓고 추월해서 위헙을 느낀 분이 계시면 미안하다.


내일도 출근 길에 찾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