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갔다왔다.
비와 강풍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하고
머드가드 34T스프라켓 등 장비도 갖췄는데,
역시 자전거는 꾸준히 타야지
안타다가 어디 갑자기 도전하면 장비가 문제가 아니라
몸이 안받춰줘서 진짜 힘든 것 같다.
하긴 한라산인데..
근데 갔다온지 하루만에 나중에 또 가려고 경로 파일 또 만들고 있네.
자전거로 해발 1100 올라가 본 것도 처음이고
제주도 방문 자체가 처음이었는데 역시 자연은 경이롭더라.
해발 1100을 20km도 안되는 거리에 올라가야 하니
경사도가 내내 빡세더라.
체감상 거의 내내 15도?
해발 900까지 가면서 후회한게
우중라이딩 대비용으로 알루휠셋 달고 온거랑
머드가드 장착한 건데
해발 900부터 1100사이에 이게 진짜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1100고지에 습지가 있는 것도 알았고
처음에 출발 할 때부터 산 정상에 구름 두른 전형적인
한라산 모습도 보면서 시작했지만
해발 200 차이로 그렇게 다른 세상이 펼쳐질 줄은 몰랐다.
중반부터는 내내 습기를 먹으면서 올라갔고
정상에 갔을 때는 비가 상당히 오고 안개도 자욱해서
기념사진은 커녕
젖은 몸으로 에어컨 빵빵한 편의점 안에서 떨면서 쉬는 수 밖에 없더라.
다운힐은 다시 제주시 방향으로 내려갔다.
작정하고 뒷차 길막 하더라도
안전하게 내려오길 잘한 게 중간중간 길 넓어져서 비켜줄 공간
생기니까 여기 가게 될 사람은 자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뭐 어디든 그렇지만..
해발 900부터 다시 햇살 내리쬐고 여러 오름등 경관이 다시 펼쳐지니까 너무 좋더라.
신비의 도로 평지 구간에서 약간 관광단지 분위긴데
정상 쪽 오름이랑 여러 봉우리 바라보면서 플라스틱 병에
파는 청귤주스 마신 게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가더라도 몇분(몇시간? )만에 올라갔네 내려갔네
그거는 생각 안하려고 한다.
생각보다 일정이 늦어져서 1100로 북쪽만 왔다갔다 하고
제주도 서쪽에 잡은 숙소까지 총 120정도 달렸는데
역시 낮에나 밤에나 볼게 많아서 무지 시간 걸리더라.
다음날은 제주도 서쪽에 강풍이 어마어마해서 아무리 밟아도
13-17밖에 속도가 안나오더라.
오죽하면 현지 주민 말씀이, 다른 데 막 비오고 어쩐다 할 때마다
우리는 비 별로 안 오더라. 바람이
비구름을 서귀포나 성산쪽으로 보내버리는 것 같다 하시더라.
결국 175 가야하는데 서귀포시까지 가고 과감하게 계획 접고
차 빌려서 차에 자전거 싣고 운전해서
1100로 따라 한라산 중턱 넘어서 제주시 숙소로 갔다.
차를 다시 서귀포시에 반납하고 버스로 제주시 숙소로 복귀하는 게 자전거 탈 때보다 스릴 있었다.
제주 24시간 무료 쏘카 큐폰을 그런 데 써버린게
처음엔 아깝게 느껴졌지만 결과적으로 나중에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걸 예방하는 신의 한수가 됐다.
사전에 종합한 후기들과 다르게
실제로 1100로 남쪽은 경사도가 더 쎈게 문제가 아니라
자전거로 오르기엔 좁고 교통량 많고 공사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안개가 심각했다.
그리고 한라산 좀 더 낮은 중턱 관통하는 남북 도로들은 절대
자전거로 갈 데가 아니다.
갓길 없고 제한속도 80이고 칠흙같이 어둡더라.
사진도좀 올려주재ㅣ
올렸다 ^^ 이번에도 느끼는 건데, 변색렌즈가 이런 날씨에는 안좋더라. 사실상 사진 찍을 때마다 벗어야 하는 듯. 경치가 너무 좋은데 오래된 내 폰에는 안담겨서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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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점 몇 킬로 인데 그냥 시간 죙일 걸린다 생각하고 총 1km 끌바할 각오도 하고 즐기러 갔다와라. 기왕이면 장마 아닐 때 가는게 확실히 나같은 상황 안 생길 듯
난 1900미터 찍고왔는데
거기가 어디였는지 알았는데 이젠 모르겠다. 라이딩 자체를 잘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획득고도에 대한 욕구가 줄어든 것 같다.
해발 100미만에서 출발한 거면 진짜 정말 대단하다
나도 최근에 1100 다녀왔는데 900m 전까진 죽겠다 싶었는데 900m 넘어가니까 오길 잘했다 생각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