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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존나 깨운다

pbp 수면실 스태프분이다

진짜 눈감앗다가 잠시 뜬거 같은데 3시간이 지나있고 오전 8시이다.

전날 밥도 안먹고 그대로 잣기 때문에 뭐라도 먹고 출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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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트 CP는 반환점인 만큼 사람이 엄청 많았다

다들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극초반 F조 부터 씹고수 후반부 조 사람들 까지 전부 보인다

여기서 후반부 출발 사람들이 보인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난 여기서 3시간을 잣기 때문에 내가 3,4시간 거리는 앞서있다고 생각해야한다.

뭐 이미 존나빨리와서 자고 출발하는 길이라면 할말은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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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은 물론 잠봉뵈르 샌드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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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CP까지 한번에 가고싶어서 파워젤도 구매했다

이렇게 큰 CP에는 용품 판매하는곳이 커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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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트를  빠져나가는 길은 시내를 통과해서 지나가는데 거기 조차도 낙타등이다.

이 씨발놈의 프랑스라는 나라는 알프스 빼고 어딜가도 낙타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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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이 보인다

인생 살면서 처음으로 대서양을 봤다

뭔가 브레스트로 가면서 엄청 기대를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뭘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걍 바다다. 서해 바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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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트 대교

PBP 코스의 상징적인 곳이다

다들 멈춰서 여기서 한번씩 사진찍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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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km를 탓는데
600km를 더타야 집에 간다

저 이정표가 드디어 Brest행 에서 Paris행으로 바꼇다

저게 생각보다 엄청 꼼꼼하게 설치되있어서 진짜 저것만보고서도 갈 수 있을것 같다

오히려 복잡한 갈림길에서는 와후지도 보는거 보다 저거 찾아가는게 더 편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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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트에서 목표는
다음 CP7 까헤  692km지점까지 가는거다.


까헤에는 한국 랜도너스에서 한식당을 섭외해서 라면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해놓은곳이 있다


드디어 빵에 지친 속을 라면으로 풀어줄수 있다
라면 하나만 보고 존나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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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헤로 가는 길은....


참 악질이었다
역풍도 심하고 지금까지의 코스 중에서도 고각 낙타등이 많이 나왔다.

체력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단순 코스 난이도로만 보면 브레스트에서 까헤로 가는길이 제일 힘든것 같다

다른 랜도너들도 그렇게 말하긴했는데

한식을 찾아가는 만큼 그 길이 더 길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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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헤로 가기전 또 작은? 아니 큰 마을보급소가 있었다
SP인가?

아무튼 너무 배고파서 또 뭐 주워먹었다

잔디밭에 다들 앉아서 먹는데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고 땅에서 냉기가 올라와서 좋았다

저 하얀색 설탕가루 뿌려진 크로와상인지 뭔지 빵이 존내 맛있어서 하나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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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크레이프다

이름은 갈레트 데 쏘시 뭐시기인데 잘모른다

그냥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메밀 전병 같은거에 방금 구운 소시지를 말아서 주는데 존나맛있다 진짜


얘들 크레이프는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파는 크레이프랑 쫌 다른거 같다. 디저트 개념으로 먹는것도 있지만 식사, 간식으로도 먹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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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덥다
그래도 라면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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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집에 드디어 도착해서 라면 정식을 먹는다

마치 군대 호국훈련 도중 새벽에 근무 끝내고 들어와서 후임이 끓여준 라면 그것보다 맛있었다


버터와 빵에 지친 속을 드디어 풀 수 있었고 나트륨도 충분히 충전했다.

김치는 사장님이 직접 프랑스에서 재료 구해서 담근 김치인데 확실히 배추맛이 한국보다는 못하지만 진짜 한국 맛 그대로였다


여기서 다른 한국분들과 여러모로 정보공유를 할 수 있었다


오늘의 내 목표는 루데악 cp보다 120km를 더 가서 900km 지점까지 간 다음 3시간 숙면. 그리고 다을날 300km를 더 타서 피니시 하는 것이다.


다행히 초반에 속도를 잘 뽑아놓은 덕에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니, 이정도면 70시간 후반대 완주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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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헤 CP에서 빠르게 도장만 찍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내 자전거 위에 어떤새끼가 겹처세워뒀다

이새끼뭐야 시발!  하는데 뭔가 익숙한 자전거다

어제까지 같이 타던 형님의 비앙키 올트레다



진짜 뇌정지가 왔다. 아니 시발 이걸 쫒아왔다고? 말이안되는데? 내가 느린편이 아니였는데? 도데체 얼마나 빠른거지?

마침 타이밍 좋게 멀리서 나오고 계신다.
형님 살아돌아오셨군요. 아니 도데체 어떻게 오신겁니까??


내가 말한 전략 그대로 해서 프론트 휠을 새로 사고 다시 차타고 돌아와가지고 그 사고난 지점부터 다시 출발했다고 하신다 말도 안된다 진짜

하지만 역시 그 길 한복판 마을 보급소에서 쉬기에는 어려우셔서 잠은 한숨도 못주무셨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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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데악으로 가는길은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바람도 세고
너무 너무 너무 뜨거웠다

차라리 한국이면 숲이라도 지나가서 나무그늘이라도 있지만
여긴 그런게 하나도 없으니 미친듯한 햇빛을 그대로 맞아야됐다.

여전히 소염진통제를 먹지않으면 페달링 한번한번에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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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로 몬스터
맛있다
근데 양이 너무 많아서 먹기 힘들다






루데악으로 가는 마지막 10km는 정말 지옥이었다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아주 세차게 돌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고 낙타등은 정말 절정을 찍고있었다.


이제는 관절의 문제를 넘어서 슬슬 근육의 한계가 오는지 다리가 일정 파워 이상의 출력을 내지 못하고 팩에서 질질 흐르기 시작했다.

아 그래도 괜찮아 루데악까지 가서 다시 드랍백 지점으로 가가지고 2시간정도 자고 출발하면 낫겠지


그렇게 휴식하면 나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더 무리해서 밟았다




드랍백에 겨우 도착하고
드디어 800km만에 샤워를 처음으로 했다
샤워라는게 깨끗하게 씻는것도 있지만 진짜 피로를 그렇게나 풀어주는거인지 첨 알았다

한참을 뜨거운물 맞으면서 서있고 다리도 풀어주려 했지만 다리 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저지도 새걸로 갈아입고 2시간만 자고 출발하려했다
이때 시간이 오후 7시, 즉 9시 출발이다
같이오던 형님은 못주무셔서 여기서 5시간 푹 주무시고 12시에 시원할때 간다고 하신다

그런데 내 다리 상태가 2시간 쉰다고 해서 나아질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나는 별로 안졸리지만 형님따라서 5시간 푹 쉬고 다리를 회복한 다음 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랜도너는 성향이 각각 매우 다르다는걸 배웠다
나는 아무리 피곤해도 낮잠을 못자는 사람이라 저녁 7시에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누워봐도 잠이 오지않아 한참을 뒤척였다
결국 드랍백을 도와주시는 통역사분과 과일먹으면서 한참 떠들다가 겨우 1시간밖에 못잣다.


여전히 다리 상태는 최악이고 먹는 소염제는 일일 복용량 오버, 2알을 동시에 삼켰고 바르는 소염진통제를 양다리에 아주그냥 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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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넘어서 전 파딱 픽도아저씨가 호텔에서 자고 드랍백으로 왔다

마침 드랍백에 한국분들도 많이 계시니 다같이 가기로 하고 루데악 CP에서 식사를 했다

저 소스 하이라이스 같은건데 ㅈㄴ맛있다
쌀이 동남아 쌀이라 ㅈㄴ 날라다녀서 좆같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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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도 양반은 미친사람이다

피니시까지 약 440km가 남았는데
이걸 무박하고 70시간대를 찍어보겠단다

호텔에서 푹 쉬었다면 해볼만한 수준이긴한데 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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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도 양반은 존나 웃긴다
조선 힙합 노래 틀고서 업힐이 나오면 갑자기 존나빨리 올라가서 사라진다

그러다 다운힐에서 다시 만난다

픽시가 그래서 ㅈㄴ손해가 심함 로드랑은 팩라가 어렵다
남들 느린 업힐에서 빠르게 올라갈 수 밖에 없고 남들 빠른 다운힐은 천천히 가야되고

왜 픽시를 타는것인지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지만
저사람은 미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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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따라갔을까
픽도 아저씨는 사라졌다

한국인 초고속 KTX팩이 있었는데 그것도 놓쳤다



남들 다 5시간동안 푹 자는동안 못자고 딴짓한 벌을 여기서 받는거다.
아 시발 그냥 2시간만 쉬고 다리에 무리가 가더라도 강행했어야 했다.



더이상 어떤 팩도 따라갈 수 없을만큼 느려젔다
졸리다, 춥다, 무릎 아프다, 허벅지 땡긴다, 어지럽다, 속안좋다


아주 온갖 디버프란 디버프는 전부 다 걸린상태

뭔가 몸살이 올라오면서 온몸이 아파왔다
감기 초기증상 같았다 아무래도 잠도 못자고 체력이 안좋은 상태에서 추운날씨에 타니 감기가 오는듯 했다



즐거운 시간은 2배는 빠르게 가지만
고통스러운 시간은 2배는 느리게 간다.
루데악에서 소염진통제를 먹은지 1시간밖에 안지났다. 또먹으면 안된다는걸 알지만 도저히 이걸 버틸수가 없어서 그자리에서 2알을 까서 더 먹었다


현대 의약품은 정말 대단한게 약을 먹고 5 ~ 10분만 지나면 약효가 바로 느껴진다.

다리는 돌아왔지만 정신은 여전히 정상이 아니다
프랑스의 도로는 패인곳 없이 깔끔하긴 하지만
아스팔트 포장의 품질이 떨어지는지 쫌 거칠다
손에 잔진동들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그 잔진동들 하나하나가 몸살의 고통으로 다가왔다


최대한 이 고통을 빨리 끝내기위해서
32~35로 머리를 핸들바에 처박고 달렸다
앞을 볼 수가 없어서 양 눈의 시야가 중앙선과 끝 차선에 걸리도록 도로 중앙을 유지했다



다음 지점은 SP 퀘디악, 루데악에서 60km떨어진 지점이다.
난 도저히 더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 여기서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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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퀘디악 sp에는 의료지원이 있었다

봉사자분들에게 감기약이 필요하다고 하니
20분뒤에 의사가 오니까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나는 지금당장 1분 1초가 급한 사람인데
뭐 어쩔수없이 그냥 기다렸다




의자에 앉아 영겁의 세월을 기다리니 의사센세가 왔고
여러모로 검사를 하더니 파라세타몰이라고 준다

이거 먹으면 졸려요?    ㅇㅇ 졸림


좆됐다 이거 한번밖에 못먹는다
그래 좋다 어처피 잘건데 약먹고 기절하자







숙박비 5유로를 내고 3시간뒤에 깨워달라고 부탁했다
도데체 얼마나 시간 낭비를 한거지?
루데악에서 5시간을 쉰답시고 그냥 날려버린거다
퀘디악은 842km지점 아직 거의 400km가 남았다

그러면 3시간 자고 일어나면 얼마나 남지? 27시간? 시발 가능한가? 400브레베를 그냥 한번 더 뛰어야하는 수준이네? 이 컨디션으로?


슬슬 좆됐다 싶다. 그렇게 벌려둔 시간 여유를 다 날렸다



아니 지금은 그런거 계산하고있을 때가 아니다
자고일어났을 때 회복안되면 진짜 그게 좆된거다

바로 감기약과 소염진통제를 한알씩 먹고 그대로 기절했다
그날 하루에 소염진통제를 8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