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 분들을 위한 3줄 넘는 요약
1. 웬만하면 11월~2월 사이에 가라. 제일 추울 때도 한국 가을 날씨라서 완전 강추함.
2. 여름이면 걍 포기하는 게 안전함. 봄이나 가을은 한국 여름이라고 생각하면 갈만함. 무조건 제일 이른 시간에 대여하고 (새벽 5시쯤) 최대한 오전 9~10시 이전에 라이딩 종료하면 됨.
3. 전체 코스에서 중간 보급 가능한 곳 딱 1군데 있음. 나머진 그냥 사막임. 보급, 특히 물보급 신경써서 준비하고 맛난 거 사먹고 싶으면 신용카드 꼭 챙겨라.
선로그
본인 자린이 수준도 아니고 1년 마일리지 3천 km도 못타는 자태아임.
오프닝
이번에 연차를 쓰고 두바이 놀러갔다옴.
두바이에 아는 사람이 파견가있는데 현지 라이더들에게 라이딩 코스로 Al Qudra 사이클 트랙이 유명하다고 함.
구글에 검색해보니까 광활한 사막에 도로만 덩그러니 있는 이런 사진이 많이 나옴.
사막 라이딩이라니 이걸 어케 참음. 하루 자전거 빌려서 타고 왔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로붕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재밌었음.
코스소개
본격적으로 이 알 쿠드라 사이클 트랙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아무것도 없는 사막 한 가운데에 무려 자전거 전용 도로를 100km 넘게 깔아놓고, 심지어 자도 시작 지점에 제대로 된 무료 샤워시설까지 갖춰놓은 기름국의 패기가 넘치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지도를 보자
나는 루트4>루트1>루트4 이렇게 돌았음. 루트 1 한 바퀴 도는게 제일 기본 루트라고 보면 되고 거기에 다른 루트를 붙여서 타는 구조임.
전체 코스가 걍
한강 공원 같은 평지라고 생각하면 됨.
1번이 내 시작점. 여기는 주차장에 대여점 하나랑 샤워시설만 덩그러니 있고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보다시피 장점은 바로 옆이 주택가라서 나 같은 뚜벅이는 여기서 빌리는 게 택시 잡기 좋다. 좀 걸어가면 버스도 잡을 수 있음.
난 버스 타는 건 숙소에서 너무 멀리 돌아가는 길이라서 걍 택시 탐.
여기가 2번. 실질적인 출/도착지점이고 전체 트랙에서 유일무이한 중간 보급지임. 이름도 의미심장하게 Last Exit이라고 나옴.
단점은 주변에 민가가 하나도 없음. 콜택시 불러도 안 올 확률 높고, 와도 비쌈.
대신 여기는 근처에 인공호수랑 캠핑장 같은 게 있기 때문에 샤워시설 외에 주유소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짐. 24시간 편의점이 붙어있고, 푸드트럭이 여러 개 옹기종기 모여있기 때문에 라이딩 끝내고 여기서 아침 사먹을 수 있다. 대여점도 여기가 더 규모가 훨씬 더 큼.
렌트카를 빌렸다면 여기로 바로 가는게 낫다.
자전거 대여
자전거 대여는 1번 위치에 있는 Hello Bike Dubai가 있고, 2번 위치에 Trek Bicycle Store가 있음.
헬로 바이크에서는 캐니언 자전거 위주로 빌려주고, 트렉샵은 이름처럼 트렉임. 둘 다 구글에 검색해보면 잘 나옴. 한국인 리뷰에는 트렉샵이 에미레이트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는 글이 있는데 얘네 홈페이지 가면 여권 가지고 오면 된다고 나옴.
나는 뚜벅이라서 택시 잡기 용이하게 Hello Bike에서 빌림. 이틀 전에 홈페이지에서 4시간 예약 및 결제까지 바로 했고 가격은 알루 자전거 4시간에 149 디르함이었음. (대충 5만 5천원) 참고로 카본 자전거는 1시간에 149디르함임. 여기도 수령할 때 여권 챙겨오라고 함.
알루 바이크도 캐니언으로 대여해준다고 하는데 제일 작은 S 사이즈는 캐니언 프레임이 아님. 그리고 난 S 사이즈를 빌림… 호빗은 운다 ㅠㅠㅠㅠㅠㅠ
출발
두바이 9월 날씨의 위엄 봐라.
26일에 탔는데 최저기온 33도 실화냐 ㅋㅋㅋㅋ 근데 현지인은 지금 가을 날씨라고 함 ㄷㄷ
우리나라 여름보다 건조한 건 맞는 거 같은데 진짜 더움. 공항에서 내릴 때부터 진짜 공기가 다르다… 새벽에도 덥고 낮에 나가보면 바람이 무슨 열풍기에서 부는 바람 같음.
이 날씨에 밖에서 타면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찌감치 제일 이른 시간인 새벽 5시에 예약을 함.
오전 4시에 일어났는데 구글 날씨에 진짜로 현재 온도 33도라고 나왔음. 난 더위 별로 안 타는데도 숫자만 보고도 무서움을 느낌.
숙소에서 샵까지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길래 카림 앱에서 새벽 4시 20분에 예약했는데 제일 싼 차량은 그 시간에 예약 안 된다고 해서 비싼 거 예약함. 근데 20분에 예약했으면 20분에 와야 하는데 4시 5분쯤에 기사가 자기 밑에서 기다린다고 왜 안오냐고 연락옴 ㄷㄷㄷㄷ
어차피 자전거 타고나면 샤워하고 옷 갈아입을 예정이라 평상복 입고 져지랑 선크림은 다 가방에 챙겨서 뛰어나감.
아무래도 이슬람 국가에서 쫄쫄이 입고 거리로 나가는 건 좀 그렇더라. 불경죄 명목으로 내 안전이 위협받을 거 같았음.
도착!
택시가 너무 일찍 오는 바람에 샵은 아직 닫혀있었음.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어두워서 기사가 여기가 도착지 맞냐고 몇번이나 물어봄.
ㅇㅇ 여기 맞음. 나중에
친구들이랑 여기서 만나서 갈 거임” 하고 내림.
일단 옷 갈아입게 샤워실 탐방. 24시간 오픈, 완전 무료임. 한쪽 끝은 평범한 화장실이고 반대쪽에 라커가 있음.
나는 이 비번 달린 라커 사진을 보고 짐 보관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이 라커는 등록한 사람만 사용 가능한 거 같음. 아무것도 안 열림.
짐은 대여샵에 보관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흔쾌히 맡아주심.
라커 옆은 탈의실. 드라이기까지 있음. 기름국 클라스.
탈의실 옆은 샤워실임. 샴푸나 바디워시는 없어서 알아서 챙겨가야 함. 깔끔하고, 샤워부스 한 개 크기가 커서 안에 갈아입을 옷을 걸어둬도 됨.
나중에
샤워할 때 써보니까 냉온수 다 잘 나왔음.
져지로 갈아입고 나와보니까 차가 여러 대 오더니 현지 동호인들이 잔차를 내려서 세팅하고 계셨음. 져지를 다 같은 거로 맞춰입고 있어서 동호회로 보임.
비싸보이는 자전거 많았음. 난 자린이도 아닌 자태아라 뭐뭐가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한국에는 거의 못 본 데로사가 여러 대 있었다는 건 기억남.
자장구 대여샵. 그냥 컨테이너 가건물 같고 대여랑 수리만 하는 샵임. 그래도 안에 에어컨은 빵빵하게 나옴.
예약 시간 10분 전에 가게를 열어주심. 창고는 보다시피 캐니언 위주임. 헬멧이랑 라이트는 무료로 포함. 페달은 내가 평페달이어서 클릿 페달을 빌리면 추가금액이 있는지는 모르겠음.
대여할 때 신분증(여권) 가져와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결제하고 받은 예약 이메일 보여주니까 바로 자전거 꺼내주심.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가려는 로붕이 있으면 여권 챙겨가라.
샵은 작지만 깔끔함. 젤이랑 바 같은거도 팔고 있고 물통 같은 거도
팜.
위치가 위치인 만큼 물 충분히 챙겼냐고 물어보심. 이날 내가 650ml짜리 물통을 하나 채워갔고, 추가로 500ml 생수병을 뒷 포켓에 하나 가져감. 그거 보여주면서 last exit에 가서 물 더 살거라고 하니까 자기네도 물 제공한다고 하고 500ml 생수 한 병을 그냥 주심. 센스있게 물통꽂이에 물통 자른 거를 넣고 그 안에 생수병을 넣어서 이탈 안하게 해주심.
나중에 적을건데 이분의 서비스 정신이 아니었으면 로붕이 완주 못했을 듯.
라이딩
자전거 받아서 어둠 속으로 출발! 라이트가 엄청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루트4는 바로 옆에 큰 도로가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서 괜찮았음.
달리기 시작하니까 생각보다 훨씬 시원해서 놀랐다. 습도가 낮아서 그런지 자전거 타기 시작하니까 별로 덥지 않았음.
어두울 때는 긴장하고 달린다고 중간 사진이 없음.
30분 정도 달리다가 엄청난 실수를 하나 깨달음.
아까 짐가방을 샵에 맡겼다고 했잖아ㅋㅋ 거기에 지갑이 들어있었던 거임 ㅋㅋㅋㅋ
로붕이는 처음에 루트 4를 달려서 last exit으로 가서 추가로 물을 더 사고, 루트1을 돈 다음에 다시 last exit에서 간식 같은 거도 사 먹고 푸드트럭에서 아이스 커피랑 샌드위치도 사먹으려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음.
근데 이 모든 것이 돈 없으면 불가능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건 모르겠는데 약 90km되는 경로에 하나밖에 없는 보급지에서 마실 물을 더 구할 수 없다는 게 상당히 무서웠음.
그리고 여기가 사막이라는 건 황사의 진원지라는 말임.
더운 거랑 별개로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는 말할 것도 없고 그냥 모래먼지가 날려서 목이 엄청 깔깔했음. 그래서 새벽에 전혀 덥지 않아도 평소보다 물을 더 마셔줘야 함.
이 상황에서 해가 뜨고 더워지면 마시는 물 외에 몸에 뿌리는 물도 필요할 거 같아서 진지하게 걱정이 되기 시작함.
만약에 샵에서 받은 생수 한 병이 없었으면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물이 반쯤 떨어지는 시점에서 코스 완주를 포기하고 유턴했을 것임. 그러나 그 물 한 병이 내게 완주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줬음.
생각해보니까 두바이의 공원에는 음수대 같은 걸 본 거 같기도 해서 Last Exit에서도 음수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음.
없어도 샤워실이 있는 건 확실하니까 난 정 물이 없으면 샤워실 물이라도 받아갈 생각으로 감.
Last Exit 도착! 예쁘게 나무도
심어져있고, 샵도 컨테이너 가건물이 아니라 제대로 된 건물임. 여기
오니까 현지 동호인들이 꽤 많이 보임.
그리고 이걸 발견함
PURE FILTERED DRINKING WATER!
공짜 물인데 심지어 냉수임! 진짜 기름국의 부를 다시 한번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참고로 이 두바이
캔은 시내에서도 야외 여기저기 있으니까 더우면 물 받아 마시면 됨. 나는 먹고 물갈이 안했음.
이게 화장실 수도꼭지랑 비슷하게 토수구 앞쪽, 밑에 센서에 손을 대면 물이 나오는 건데 처음에 어떻게 해야 물이 나오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으니까 친절한 현지인이 와서 알려줌. 내가 자전거 대여하는 거 봤다고 하던데 처음 출발지에서 자전거 세팅하던 동호회 져지였음.
여행으로 왔냐, 알 쿠드라 어떻냐, 정신없는 자린이를 불쌍히 여겨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음.
내가 한바퀴 돌기에 물이 충분한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챙겨온 물을 보더니 이 시간에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함.
그 현지인 말로는 저녁에는 습도가 높아서 너무 더우니까 타기 힘든데 새벽은 베리 쿨해서 타기 좋다고 함. 근데 진짜임 가는 길에 덥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음.
시원한 물 챙겨서 다시 출발.
Last Exit 입구에 공유자전거가 덜렁 있음. 심지어 자전거도 있음. 2~30 km 이내에 공공자전거는 저거 하나만 달랑 있음.
저거 빌려서 사막 한바퀴 돌라는 건가….. 현지인들의 패기는 대단함.
Last Exit에서 나오면 본격적으로 모래밭이랑 송전탑만 있는 풍경이 시작됨.
아직은 옆에 차도가 있음.
지름길인 Link 시작 지점.
초행이라면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을 추천함. 여기 공식 경로가 시계 방향 기준이라서 1km 단위로 얼마나 지나왔고, 또 몇 km 남았는지 이런 표지판이 계속 있음.
그리고 오전에는 전체 루트의 대부분을 해를 등지고 갈 수 있음.
슬슬 해가 뜬다.
사막에서 보는 일출
계속 사막과 송전탑.
6시 좀 넘어서 해가 뜨고 꽤 밝아졌는데 이미 이전 이틀간 현지 더위에 구워진 로붕이는 지금부터 더워진다는 생각에 아직 시원할 때 1km라도 더 가려고 마음이 급해짐.
조금 더 가면 도로변에서 벗어나면서 이제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막으로 들어간다.
의외로 생각보다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는 느낌은 안 들었음. 낯선 땅이라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고 마냥 재밌었음.
그치만 한강도 질리는데 맨날 이런데만 달리면 ㅈㄴ 지루할 것 같기는 함.
도로에 모래는 거의 없고 깨끗했음. 노면 상태도 엄청 깔끔했음.
사람도 커브도 없는 완벽한 직선 평지에서 뒷바람 부니까 내리막도 아닌데 순간속도 42km 찍히는 거 봤음. 인생 최고 속도가 내리막에서 50km 찍은 거였는데 여기서 평지에서 42를 찍은 거임. 0.1초 필리포 가나 빙의했다 ㅎㅎ
TT차 가지고 오면 아무 생각 없이 달리기에는 최고일 거 같은데 전체 코스 도는 동안 TT차는 3대 밖에 못 봄. 클립온 바를 붙인 사람은 2명 봤음.
길 중간중간에 이렇게 비상 전화가 있고, 119에 해당하는 번호가 적힌 커다란 표지판을 계속 볼 수 있음.
대충 10km 마다 이런 그늘막 쉼터가 있음. 이런 데도 쓰레기통을 갖다놓는 게 놀라움.
이때가 7시 반이 아직 안됐는데 슬슬 햇볕이 더워진다는 느낌이 들었음. 그래도 아직 바람은 시원함.
다시 제대로 된 도로와 만남.
그 혹시 HTTP(프로그래밍 언어)는 왜 보이는 건가요? - dc App
쓸 때는 없었는데 왜 생겼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수정 해볼게요
프로그래머 찾았다 요놈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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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기름국 클라스 지리네
신박한데
와 신기하다 알 카에다 사이클 트랙 어쩌구 잘 봤습니다
와우 익숙치 않아서 신비롭고 대단합니다 개추 - dc App
ㅠㅠ 아까 이상한 line-height:107%"> 이거는 일단 지워진거 같아요 ㅠㅠ 글 일부도 날아갔지만 ㅠㅠ
고생하셨음다 멋지네요 - dc App
신기하당 개추
저게 전부 자도? ㅋㅋ 골때리네
와 낭만 뒤지네 - dc App
오 뭐야 ㅈㄴ신기하네...
실베 드가자~
기름국은 대단하다...
이건 실베추야
개지리네 우리나라도 이런 자도 하나 호남평야 충정도 서울 이어버리는 핫플레이스 하나 만들자
만들 수는 있는데 아마 관리 안되서 몇 년 안에 길 곱창 날듯
오 ㅅㅂ
오일머니 진자 골때리네 ㅋㅋ
오타 수정할라고 했는데 글 뒷부분이 또 날라가고 수정이 안 됨 ㅠㅠ
기름국 클라스 오지네
UAE 쟤네 은근 자전거에도 진심인거같음..... 벤텀원인가? UCI규격외 철인자전거 만드는 브랜드도 저쪽에서 인수했더라
사막인들도 자전거를 타네.. 차만 타고 다닐 줄 알았는데 신기 신기
정신과 시간의 방 ㄷㄷㄷ
와
길이 평지라 탈맛나겟노. 한국은 산이 많아 답없는데 - dc App
도로에 모래가 없는거 신기하노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