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문 틀딱후기 주의









무박부산.

그것은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언젠간 꼭 한번은 하게된다는 업적 라이딩중 하나


반포출발 기준 대략 400km 이상의 24시간 정도 주행해야된다.




나는 서울출발 외에 다른 곳에서 무박으로 부산을 가본적은 많았지만 서울에서 가본적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녀석'이 뜬금없이 무박부산 벙을 치더니 자동으로 참가 '당해서' 가게됐다.

아침일찍 경의선 첫차를 타고 반포로 이동한다.


같은 경의선 라인 주민인 케이미와 접선후 이동.

감사하게도 아침 보급으로 먹을 빵을 잔뜩 가져와주셨다.
근데 땅콩버터도 들고오셨다.


살다살다 장거리 장비로 땅콩버터를 챙기는 사람은 처음봤다

오전 7시
모든 인원이 모이고 대충 자기소개와 안전 삼창 후 기념사진 촬영


다같이 챙겨와준 빵이랑 제주특산이라는 오메기떡, 파워젤을 나눠먹고 출발



며칠 전 부터 비가 올꺼라고 예보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중부지방에만 올 것 처럼 보여서
'아이 씨발 근들갑 떨지마셈. 내가 비안온다고 장담함. 내가 하레온나임 ㄹㅇ'

라고 호언장담을 해놨는데
출발 하려고 하니까 빗방울이 떨어졌다

결국 하레온나는 추후에 배빵을 맞았다고 한다.



오늘 내멋대로 정한 나의 역할은 스위퍼다

즈위프트 캣마에서 팩 뒤로 흐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다시 팩에 붙여놓는 역할


지금와서 느끼는거지만
당연히 앞에서 끄는 사람들보단 쉬워도 계속해서 처지는 사람을 붙여놓는 인터벌이 생각보다 다리에 데미지를 누적시켰다.



이천을 빠져나오는 길 다운힐 팩 앞에서 뭐가 굴러온다


내려오고 보니 '그 고철' 의 씨발련이 볼트가 나가면서 떨어졌다.

다들 씨발 어카지 하는 동안 갑자기 한세님이 주으러 업힐을 타고 올라갔다.



'와 시발 사고는 후임이 치고 수습은 선임이 하네? 너 씨발 이제 좆된거야.'


미필인 그는 그제서야 얼마나 좆된건지 깨닫고 절망하는 모습이다.

그래 그래도 군대가기전에 배워서 다행이구나

처음 성남을 지나 이천, 여주를 통과하는 구간은...
끔찍했다.

차도 많고 노면도 안좋고

이 구간을 지나서 그나마 차량이 적은곳으로 빠져나오니 비가 엄청나게 온다.


멤버중에 나 혼자만 림브레이크
혹시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맨뒤 5m정도 떨어져서 따라갔다.


잠시 비도 피할겸 쉬면서 존나 실없는 소리나 하면서 논다





나는 걱정도 겁도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우중라이딩도 정말 싫어한다

근데 다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도 유쾌함을 잃지않고 힘든 내색도 하지않는다

어찌저찌 충주에 도착해서 점심 먹을곳을 찾아다녀봤지만 잘못와버려서 식당이 하나도 없었다

어쩔수 없이 그냥 편의점 보급을 하는데 안에 테이블이 있는곳도 없다

결국 사서 나와가지고 비 피할 수 있는 벤치에서 먹는다.



다들 완전히 젖어서 물이 뚝뚝떨어지는데 편의점 들어가서 아주 개씹창을 내놔가지고 계산 끝내고 걸래 달라고 해서 다 딲아주고 나왔다.





잔뜩 사온 빵이랑 과자를 먹는데 땅콩버터가 있길래 찍어먹었는데 진짜 존나씨발 맛있었다.

앞으로 장거리 필수템은 땅콩버터다

식사를 마치고 충주를 빠져나가는 길
그나마 비가 잦아들 때 출발했는데

그새 또 존나게 쏟아진다.


한 차선을 다처먹은거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도다

미친놈들....



충주에서 이화령으로 가는길





이화령 업힐에 진입하고
업힐 사진 찍으러 먼저 팩에서 빠져나와 올라간다.


그래도 꽤 힘을줘서 3점 후반으로 올라가는데 뒤에서 누가 따라온다.

흠, 그렇게 느렸나. 어케 따라왔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 느자구없는 병신들이 그냥 업힐이라고 신나서 추월해서 지나간다


병신들아 너네 사진찍어줄라고 먼저 간거잖아!!!!

이화령 정상에서 한컷

이화령 정상 휴게소에서 40분정도 쉬고 다시 출발.


우중 림브 다운힐은 존나게 무섭다.

문경을 지나 예천으로 간다.

예천에 도착해서 저녁식사


잔뜩 젖은 우리를 받아준 친절한 순대국밥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이때 시간이 오후6시반 쯤

이제 해가 지고 영천, 경주를 통과하면서 보급할 곳이 없는 사막지대를 지난다

편의점에서 보급을 보충하고 출발


밥먹는 동안 그나마 그친 줄 알았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가는길은 야트막한 낙타등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길

갑자기 마파순두부님이 멈춘다.
체인이 빠져서 끼우느라 멈췄는데 팩은 그걸 모르고 계속해서 간다.

체인을 끼우고 다시 출발했지만 팩은 이미 저 멀리 가버린 상황

오버페이스로 팩에 붙어보려했지만 낙타등에서 갭을 따라잡기는 너무 힘들다.



이렇게 둘 다 체력을 낭비해봐야 못붙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파워를 써가지고 혼자 붙은 다음 팩을 멈추는게 빠르겠다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따라오라고 하고 거의 FTP 150%로 존나게 밟아서 따라가는데 그걸 또 뒤에서 따라온다.




암튼 그렇게 쫌 오버페이스 해서 팩을 잡고 다시 리그룹

얼마나 지옥의 낙타등을 지났을까

다들 말없이
'홀!!!!' '턱!!!!' '차!!!!!' 만 외치는 도중

나는 맨 뒤에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밝은 불빛이 켜젔다.

한 차가 뒤에서 따라오는데 하이빔을 켰다.



뭐. 비오는데 자전거타는 새끼들이 신기해서 구경하나보다 했는데 그 불빛이 계속해서 사라지질 않는다.



이새끼 뭐지 왜 안가지? 싶어서 뒤돌아봤는데 빨강 파랑 불빛도 같이 보인다.


'와 씨발 님들 뒤에 경찰 붙었음 좆됐다!!!!!!!!!'

순찰 코스가 겹친 경찰차가 뒤에서 따라오면서 에스코트를 해줬다.


갈림길에서 매우 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개미친 양카 튜닝 ㄷㄷ

등화류 튜닝은 구조변경 신청해야될텐데 ㄷㄷ




00시가 가까워오면서
슬슬 비가 잦아드는 느낌이다.





경주 언저리에서 보급

엄청나게 사서 뒤지게 먹는다.

우리는 11명인데 의자는 10개다


'이 아저씨는 왜 이러고 있음?'

'야이 씨발아 너 앉으라고 바닥에 앉은거잖아'









또 영겁의 세월이 지나고
새벽 4시가 됐다.


맨 후미는 정말 정말 졸리다.

보이는거라곤 앞사람 후미등밖에 안보이는데 그마저도 상시점등 후미등 불빛은 정말 최면어플급


무의식적으로 그걸 보고있으면 스르륵 잠에든다

제발 그거좀 바꿔달라고 하니까 점멸로 바꿔줬는데

씨발 이젠 그냥 섬광탄을 켜버린다.

밝기조절도 못한다니 씨발년
누구인지는 상상에 맡긴다.

그렇게 꾸득꾸득 버티면서 해 뜰때를 기다리던 도중

마파순두부 체인이 빠져서 끼우는걸 기다린다.

근데 뭔가 익숙한 풍경

어디인가 했더니

약 6년전 내가 대학교 1학년이던 시절

학교 선배들과 무박부산을 가던 길 새벽에 너무 졸려서 쓰러저서 잔 주유소였다.


정말 우연히도 멈춘 그곳이 그 주유소였다.



벌써 6년이나 지난건가...
참 많은일이 있었다 싶었다




그당시 형들이 새벽에 존나 춥다고 바막 챙기라고 하던거도 고집부리면서 안챙겨가지고
새벽에 부들부들 떨던 그 새끼.
형들이 그럴줄 알았다고 챙겨놨던 바막 꺼내서 주니까 좋다고 받아서 입던 그새끼



그 새끼가 나름 또 열심히 타서 슈퍼랜도너도 따고 PBP도 다녀오고

오전 5시경

마지막 보급포인트에 도착

정말 다들 고비인것같다.


자 자 님들 40KM정도 남았어요 화이팅 합시다!!!

슬슬 GPX로 받아온 코스에서 벗어나서 자전거도로를 타야한다.


다시 코스를 계산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분명 최단거리로 계산하는데 58km가 찍힌다.

좆됐다 씨발




이 사실을 모두에게 전하니 다들 충격을 금치못하고 선채로 죽어버렸다.


어쩔수없다 가야지

그럼에도 유쾌함을 잃지않고 계속해서 부산으로 향하는

대단하다.




그렇게 양산을 지나 마지막 업힐 정상.

부산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는 갈길이 아직 멀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타임머신게이



출발 전 부터 장경인대염으로 고생해서 약먹으면서 탓다.

분명 소염진통제 하루 허용량을 넘었다.



나도 장경인대염에 걸려봤고 pbp에서 약먹으면서 타본 만큼 언제 끝날지 감도 안오는 장거리 라이딩을 약먹으면서 타는건 정말 끔찍하다.




타는 동안 페달링에서 힘든게 보여질 정도로 심각했다.

뒤에서 챙기는 내가 할 수 있는건 결국 '할 수 있어요. 화이팅'  응원해주는거 말고는 없었다.



마지막 업힐에서 이젠 약효도 안들어서 너무 힘들어보였는데 결국 꾸득꾸득 버텨서 스스로 힘으로 부산까지 왔다.




어디서 들은 얘기지만
'브레베는 가장 빨리 도착한 사람 보다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사람이 제일 대단하다'

라는 말이 있다.



다들 팀 분위기를 생각해서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겠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었음에도 처음의 그 유쾌함을 잃지않고 극복해낸 이들에게 존경을 표하고싶다

끔찍했던 부산 자전거도로를 지나서 해운대구에 진입

저 멀리 해운대 마린시티가 보이고 바다 냄새가 난다

그리고 도착


약 24시간 11분만에 433km를 주파


아무도 다치지않고 아무도 싸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탓다.


난 이거보다 더 힘들고 풍경이 멋진 장거리 라이딩을 많이 해봤지만
이 기억은 정말 오래갈것같다.

도착해서 기념사진을 찍고 목욕탕에서 씻은 다음 밥먹으러갔다.


그리고 비행기타는 제주도놈1 과 KTX타는 나는 먼저 빠져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다.

즐거웠다 정말로



아무튼 모두의 유쾌함으로 역대급으로 많이 처맞은 비를 이겨낼 수 있었다.





타는동안 '그 고철'한테 술취한 노인네마냥 계속 말했던게 있다.

'씨발 나는 이걸 왜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존나힘들기만 하고 이제 그만할까 싶음 ㅇㅇ;;'



그런새끼가 집 돌아오는 KTX에서 다음은 또 어딜탈지 고민했다.



별로 재밋지도 않은 코스에 비만 존나 처맞은 무박부산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건
분명 같이간 사람들 덕에 그만큼 즐거웠다는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모두가 서로를 도우면서 끝까지 웃으면서 끝났다.



처음부터 모든걸 다 계획하고 말선을 선 벙짱. 수고많았습니다. 혼자서 캐리함 ㄹㅇ
많은 힘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다른 참가자분은 '끌어줘서 완주했다. 덕분이다.' 라는 말을 하시는데

사실 이쯤되는 라이딩에선 그런게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본인의 의지가 못버티면 앞에서 포가챠가 끌던 요나스가 끌던 완주는 못합니다.



본인 스스로, 본인의 결정으로, 본인의 힘으로 이렇게 힘든 라이딩을 완주 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장거리벙 이 있을까 싶지만
뭐...  벙짱과 잘 조율해서 가을이나 내년이나
언젠간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면 좋을거같네요




갤에서 고작 이런 벙 하나 가지고 근들갑 떤거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작 벙 하나에 관심갖고 응원해주신 모든분들도 감사합니다.

보급비 후원해주신 나카크니머님도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재밋어보인다. 나도 하고싶다. 정도에서 그치지말고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