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감성으로 써보겠음


챌로! 듣기만 해도 설레이는 그이름 챌로!

구닥다리 철티비를 사타구니에 낑궈다니던 꼬마는 챌로를 동경했지

싸구려 철티비에는 없는 아름다운 갬성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그 이름!  ㄷㅌㄴㄴㅁ

난 그 갬성을 득템하기 위해 부지런히 야간알바를 감행했어

짤랑이를 차곡차곡 모아 결국 얻어내고야 말핬지.

챌로 CR3000!!!

광고는 "소라급"이라고 해놓고 정작 티아그라도 몇개 믹스된 아름다운 구성이었어

가격도 무려 78만원! 자전거에 근 백만원을 태우다니. 내가 봐도 난 쫌 멋있었어.

동네에서는 그 누구도 견줄 수 없었지.

그러던 어느날,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한강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어.

그리고 그날 난 바로 기변을 결심해 버리고 말아

하차감이라는 악마같은 놈에 눈을 떠버린거야

결국 와일드 바이크에서 꿋꿋이 버티며 나는 그것을 내 손에 넣게 되었지.

그 이름도 찬란한 CAAD

새빨간 프레임에 노오오랑 칸논달레 데칼.

난 느낄 수 있었어. 안합에서 쉬고있는 그녀들의 시선이 내 캐드에 모이는 것을

그렇지만 알루는 알루더라. 세상이 뒤집히고 만거야.

연필심에서나 보던 탄소로 자전거를 만든다나 뭐라나

당시 빈곤에서 벗어난 나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끝판왕을 찍어보자고 결심해

그래서 결국 난 쟁취해 냈지.

꼬르니아고 EPQ!!!!!

이름마저 엘레강스스러운 그녀석에 올라 타고야 말았어.

그 백마를 타고 난 한강으로 나갔지

물론 내 앞으로 수 많은 녀석들이 달려 나가며 "지나갈게요"라고 했지만 내 귀에는 들이지 않았지어. 왜냐고?

난 꼴나고 오너니까

안합의 그녀들이 날 봐주고 있으니까

하지만 구 모델은 결국 C59의 등장으로 빠르게 잊혀져갔고

결국 나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어.

한번 얻은 시선을 빼앗길 수 없었거든

그래서 결심했지. 바람을 찢어 갈기며 가는 에어로 자전거.

백마를 떠나 보내고 쥐어진 몇푼을 들고 비장한 마음으로 다시 컴퓨터 앞에 섰어

벤지라는 아이와 리액토라는 아이가 모니터 앞에서 섹시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더군.

거의 동시에 새롭게 등장한 두 녀석을 재보다가 난 결국 리액토를 들이게 되었어

왜냐하면 검빨은 진리의 칼라니까

듣던대로 그녀석 앞에서 한강의 칼바람 따위는 조각조각 찢어 갈겨지더라.

물론 내 엉덩이와 허리, 남산을 오를 때 허어벅지도 같이 조각났지만 말이야.

그래서 다시 고민했지. 그리고 고향을 찾아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연어처럼 난 다시 찾게 되었어.

다시 칸논달레

당시 내 예산을 빠듯하게 채워서 겨우 구한 칸논달레 수우퍼 식스

클래식컬란 디자인 따위는 마음에도 없었지만 피터 사각인가 뭔가가 타고다닌대서 덜컥 사버렸지 뭐야

그치만...그치만 말이야....

난 다시 캐논데일로 돌아왔지만

안합의 그녀들은 나를 다시 처다보지 않더군.

세상에 예쁜 자전거가 차고 넘쳐버린거지

아...

하지만 난 더이상 기변을 꿈꿀 수 없게 되었어.

내 주머니에는 동전 몇개만 짤랑거리고 있었으니까

새 저지를 산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동안

칸논달레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했지.

이 새낀 하이모드도 아니야

이 새끼 구동계는 징징~거리지도 않아

이새끼 대칼은 왜 또 촌스러운 형광색인데

하면서 참 많이도 구박했어.

한해, 두해.. 시간은 계속 지나갔고

피턴지 뭐시기도 이제는 스페셜로 갈아탔다고 하고

안합에는 더이상 날 봐주는 그녀들도 없어졌지

그런데 다행이도 그즈음에 주머니 사정이 조금씩 회복된거야

난 드디어 몇년의 설움을 이겨내고 말았어!

결국 내 손에 쥐어진 비엠씨 팀머씬

난 곧장 안합으로 달려갔지. 역시 검빨은 진리더군.

촵촵 촙촙 내말을 참 잘듣더라.

전동 구동계는 알아서 징징 거려주고 손가락 하나로 브레이킹도 퐉퐉 대고 말이야.

그래! 이맛이야!

이게바로 하차감이지!!

그래서 그런지 안합의 그녀들도 다시 할끔힐끔 날 봐주더라

난 다시 돌아왔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한강에는 슈퍼식스 에보가 참 많아.

눈에 참 많이 밟힌단 말이지.

그렇게 구박하고 못살게 굴고 욕했던 슈퍼식스가 내 옆을 지날때 마다 괜히 한번씩 처다보지 않을 수 없었어.

저 얇은 싯스테이는 왜 안부러지는지 몰라

요즘엔 뒷삼각이 작은게 유행이라고!

저 촌스러운 디자인봐라

하면서 쿡쿡댔지

그런데 어느날 반지스에서 라면을 먹는데 말이야

내 시야에 어김없이 구형 슈퍼식스가 딱 보였어.

그리고 한참을 쳐다보았지.

그날 잠 괜히 도싸에 들어가서 옛버전을 한참동안 검색해봤어.

살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리고, 그리고 말이야

이번 주말에 기변을 하게 되었어

2016년식 슈퍼식스 에보

한개도 기대도 안되고 설레이지도 않고 딱히 좋지도 않고 다시 들이면 또 구박만 하게 될게 분명한데.

난 왜 이시간 까지 잠을 못자고 있는 걸까.



주말에 춥다던데.
받자마자 깨끗이 씻기고 기름좀 먹여주고

어쨌든 열심히 달려보아야겠어

오늘은 겨우 목요일이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는데 글 길게써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