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bgm (Sufjan Stevens - Death with Dignity)
https://youtu.be/dsGODTySH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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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이 골프장인건지 엄청 환하게 불을 켜놨었다.

조명때문에 건너편까지 따뜻한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때쯤이었나 di2 배터리가 부족이 뜨고, 파워미터 배터리가 다 나갔다.
1주전 파주 뱅뱅타기 전에 완충해서 충분할줄 알았는데, 파주 뱅뱅 탄만큼 배터리가 부족했다…
혹시나 sbs 갈사람들중 아씨오마랑 di2 쓰는 사람은 전날에 꼭 완충하고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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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갔다.

일교차가 심해서 안개가 빠르게 생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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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를 벗어나는 길은 시간과 정신의 방이 따로 없었다.

계속 같은 풍경이 반복되고, 20km/h의 느린속도로 거리도 매우 천천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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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길 자도에 진입하기 직전, 강옆을 주행하는데 야생동물이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정말 무서웠다.

도로 폭도 좁아서 병렬 주행도 할 수 없었다.
최대한 천천히 주행하고, 대화를 하면서 주행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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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깜깜한 자도…

시카고가 이때부터 엄청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했다.
배고픔을 심하게 느낀다는건 보급할 타이밍이 한참 늦었다는 소리다.
하지만 여주까지는 20km나 넘게 남은 상황이었다.
이틀전에 부론면이라는 곳에서 편의점이 있는 것이 떠올라 밑져도 본전이기에 내가 거기로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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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1시 20분을 넘었고, 완전 시골이라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었다.



(사진없음)

어 형이야 ㅋㅋ
이마트24는 문을 닫았지만 CU는 문을 열고 있었다.
추운 상태로 계속 주행을 했기에 체력 소모가 커서 컵라면, 닭꼬치, 콜라로 보급을 했다.
사장님이 핑크 질렛을 입은 사람이 계속 오길래 동호회에서 타고 있는거냐고 물어보셨다.
sbs가 어쩌구 저쩌구…

우리가 떠날때쯤 되니 다른 랜도너분들이 오셨다.
사장님 저희의 구세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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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편의점에서 기운을 되찾고 다시 출발했다.

중간에 강원도로 넘어가는 짧고 15%가 넘는 빡센 업힐이 하나 있는데 “지리산 반드시 가야지!”를 외치며 나도 시카고를 따라 끌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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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뒤늦게 깨달았지만, 케이던스 주행할때보다 토크로 주행하면 장경인대가 덜 아파서 창남이 고개는 낮은 기어비로 천천히 올라갔다.

고케이던스가 항상 정답은 아니더라
빅기어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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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 가면서 랜도너들이 제법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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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시, 260km 지점 마지막인 CP13 여주 도착.

여기서 또 보급 실수를 하는데, 양평에서 보급을 하려면 어느정도 도심까지 들어가야 하는걸 모르고 편의점을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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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염진통제 약효가 떨어졌는지, 통증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분이 있었지만 소염진통제를 먹고 타다가 장경인대로 지리산을 못갈까봐 일부러 안먹고, 최대한 장경인대에 부담이 안가게끔 조절하면서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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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 사진 직후 불과 3분만에 안개가 다시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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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자도는 가로등 하나 없이 정말 깜깜했다.

고라니도 한두마리 봐서 다시 천천히 주행해나갔다.

천천히 주행해나가는데 앞에 갑자기 강아지 한마리가 뛰쳐나와 앞으로 지나갔다.
강아지 경로를 보다가 앞바퀴를 볼라드에 살짝 박았는데,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후로 탁탁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로터가 휘어서 패드랑 닿는 소리인줄 알고 계속 주행해나갔다.

코스는 후미개 고개를 우회해서 가라고 해서 우회해서 갔는데, 거의 3km나 되돌아갔다.
심지어 업힐도 꽤나 오르락 내리락 했다.
차라리 역후미개에서 끌바해서 올라올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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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50분, 양평에 도착했지만 보급할 곳이 없었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계속 주행했다.
하지만 서울까지 50km는 타고가야하기 때문에, 편의점이 보이면 바로 멈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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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으로는 안개가 그리 심하지 않아 보이지만, 안경을 쓴것 때문에 체감으로는 엄청 심했다.

그렇다고 눈이 나쁘기에 안경을 벗을 수도 없고 상당히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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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경, 신원역 앞을 지나가는데 해가 떠서 그런지 경중선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때 역안에 있는 자판기가 보이길래 재빠르게 시카고를 불러 여기서 보급하자고 했다.
정말 춥고 배고팠는데 문이 열려있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전철에 자판기 없었으면 개힘들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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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역 입갤

서울까지 30km 밖에 안남았지만 속도가 20km를 넘길 수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춥고, 체력도 바닥에 힘들었지만 거의 다왔다는 사실에 기분은 좋았다.
“아 dnf한 ㅇㅇ시치 없었으면 지금 완주 했는데” 이런 헛소리나 하고 떠들면서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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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마지막을 알려주는 동이 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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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팔당은 운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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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대교를 넘어가니 슬슬 아침에 타러 나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카고가 마주편에서 오는 동호회 사람들 수십명한테 안녕하세요~ 인사하는데 한명도 안받아주더라 ㅋㅋㅋㅋ
근데 내가 봐도 미친놈 같더라
시정방이랑 팔당은 사진을 못찍었는데 진짜 15km 속도로 극한의 할배라이딩을 하며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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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20분

마지막 업힐 아이유 ㄱㄱ혓!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 시카고는 먼저 보냈다.
그렇게 무사히 완주하는줄 알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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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가 내려가는 직후에 아이유 정상에서 낙차를 했다.

댄싱을 하면서 올라가는데 스포크가 터지면서 타이어도 같이 터져나갔다.
새벽에 볼라드에 박아서 틱틱거리던 소리가 스포크 문제였던 것이었다.

장갑은 손상되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곳은 없었다.
핸드폰으로 시카고한테 연락하려고 하는데 배터리도 다되어서 전원이 안들어왔다.
보조배터리에 연결해서 충전을 하려는데, 하필 가지고 있던 C타입 케이블도 저속 충전 케이블이라 거의 충전이 안되는 케이블이었다.

별수 있나 끌바 해야지 시발 ㅋㅋ…
불행중 다행인게, 최소 10km 전쯤에서 스포크가 터졌다면 꼼짝없이 dnf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랜도너분들이 몇분 지나가시면서 괜찮냐고 도와줄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별다른 수단도 없고, 끌바만 해도 완주라서 괜찮다고 먼저 조심히 들어가시라고 했다.
그렇게 30분을 끌바하다가 핸드폰이 3% 정도 충전이 되어서 전원을 키고 시카고한테 전화를 하니 도와주러 오겠다고 했다.
와도 해줄수 있는건 없어서 거기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찾아와서 옆에서 같이 끌바를 해줬다.
둘이 떠들면서 갔는데 속으로 내심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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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한 뒷모습 ㅋㅋ

그래도 도착하기 직전에 터져서 다행이란 생각밖에 없었다.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쓴다음 dnf 하면 정말 억울할텐데 행운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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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그래도 웃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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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시간 52분.

1시간 8분을 남기고 완주했다.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뭐 어때.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해냈다.

망가진 휠셋 때문에 바로 6일후 지리산 그란폰도가 걱정 되었지만 그건 나중에 해결할 일이고
(결과적으로는 kolkol님이 도와주셔서 참가할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완주후엔 허무한 감정만 있을줄 알았지만 당장은 실감이 안들고 피곤함만이 느껴졌다 ㅋㅋㅋㅋ

후기를 작성하는 지금의 느낌은 뿌듯하지만 허탈함이 공존하는 미묘한 느낌의 감정이라 표현을 잘 못하겠네.
살면서 평생 못해볼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나같은 놈도 해낸걸 보면 여러분들도 도전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응원해주신 모든분들,
함께하느라 진짜 정말 고생 많았던 시카고,
300, 400, 600 모두 함께 했지만 중간에 dnf한 ㅇㅇ에 감사드리고
나에게 꿈을 심어주고 이룰수 있게 용기를 준 우치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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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자전거로 1000km를 타는 내 병신짓이

그래도 누군가가 이걸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용기를 얻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썼다”














근데 두번은 안한다 ㅅㄱ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