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에서 글 이렇게 길게 쓰는건 처음이라 가독성 떨어져도 양해 바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타면서 참 ㅈ같은 일 많지만 사고만 안났다면 그냥 욕좀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

하지만 일단 크든 작든 사고가 나면 여러가지 일로 골치아프고 머리아파짐.

사고 난 시기는 꽤 지났지만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후기같은거 적지는 않았는데 갤 눈팅이나 질문 몇개 올리면서 이것저것 정보 얻어갔으니 나도 뭐라도 갤에 도움이 되는 일 하는게 좋을 거 같아서 이렇게 후기를 남기게 되었음. 나중에라도 사고 당하는 갤럼 있으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람.


내 경우 주유소 출구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음.

나는 자도 잘 달리다가 주유소 출구쪽에서 차가 나오려고 하는 듯이 멈춰 있는 거임.

그 차는 인도까지는 범퍼로 들어왔는데 자도까지는 안 들어와 있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지나가려고 했음.

내 기억상으로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금 줄여놓았음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나가려고 자동차 바로 앞에 갔는데 멈춰있던 차가 갑자기 액셀밟고 움직이기 시작하는거임.


이게 일반적인 주유소처럼 직각으로 출구가 나와있으면 차라리 빠르게 지나갈 수라도 있었을거라 생각함

하지만 내가 사고를 당한 곳은



a65234ad242e782a9b625d5af29f3433742ff72485b4ce63cceeed20

이런 식으로 대각선으로 차가 나오는 곳이었음.

그래서 달려서 빠르게 지나갈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당겼지

근데 상대 차는 그냥 밀고 들어오는 거임.

해명을 들어보니 왼쪽에서 차 오는것만 신경을 쓰다가 전방주시를 안했다더라...

주변에 건물하나 없는 개활지라 조금만 신경썼어도 자전거가 안보일 리가 없었음.


상대 차는 나를 치고나서야 뭔가 앞에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제서야 멈추더라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옆으로 들이받혀서 안넘어질 순 없더라.

사고 당시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넘어졌다는 기억도 안났는데 오른손에 상처랑 상대방 말 듣고나서 넘어졌다는 걸 인지했음


당시에는 크게 생각 안했지만 만약에 좀만 더 밀고 들어와서 도로에서 넘어졌으면 오는 차에 깔려 뒤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이거때문에 본능적으로 넘어지자마자 일어나서 까먹었던거 같음


쨋든 이후에 바로 상대 차 운전자가 나와서 괜찮냐고 안부 물어보면서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일단 크게 다친느낌은 안들었지만 혹시 모르니 상대측 보험사 대인, 대물 다 접수했음. 나는 딱히 자전거 관련 보험이 없었고.


그리고 일단 자전거 상태 확인하는데 진짜 기분 ㅈ같았음.

포크에 스크래치 크게 나고 앞,뒤 브레이크 제대로 틀어져서 휠은 굴러가지도 않았음. 안장은 존나 틀어졌고, 스포크 장력도 틀어져서 완전 멀쩡하던거 꿀렁이는게 보였음.


7fed8272b48269f751ee80e0418175732e2b659a5923f6d3540cf9d97d5a2367


7fed8272b48269f751ee80e041847d731b9918ec727003e0753cff5ab63eac7f


7fed8272b48269f751ee81e44385747300dce88bdf6284e770411b0d714a87a4


나중에 보니 바테이프도 끝부분 띁어진거 샵 사장님이 발견해주셔서 그것도 수리함.


물론 하나하나 따지면 엄청 큰 비용이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1차적으로 정비하고 청구하고 이것저것 하는데 드는 시간이랑 받을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났고,

2차적으로 고작 정차 후 출발 전 전방주시 태만이라는 어이없는 일로 타이어 바꾼지 1주일도 안된 자전거 또 샵에 가야한다는 것 때문에 2차적으로 짜증났음

게다가 비싼건 아니어도 카본자전거로 이런 사고 난건 처음이라 '비파괴 검사까지 받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더라(물론 이건 좀 아닌거 같아서 안하기로 함)


그렇게 사고 직후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던 도중 상대측 보험사 직원이 와서 이것저것 처리한 다음에 차 타고 집으로 돌아감

경찰에 사고접수 할 수도 있긴 했는데 사고 당시에는 엄청 큰 사고도 아니고 이거가지고 경찰 부르면 좀 귀찮아 질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경찰까지는 부르지 않았음.


시간이 흘러서 보험사에서 과실비율 알려주는데 9대1 나왔음

나는 처음에는 당연히 100대0 나올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사고 난 이후 이것저것 알아보니까 내가 타고있던 자도가 방향표시가 존재했음.

이게 높이는 인도에 맞춰져있고 구조상으로도 인도랑 붙어있는 자도였기는 함. 하지만 차량 진행방향과 같은 표시로 진행방향 표시가 있더라고.

일단 역주행을 하고 있었던 거임. 이게 경찰에서 관리하는 거라 지자체 마음대로 깔았으면 효력이 없다고 해서 혹시 하는 마음에 경찰에도 물어봤는데 우리 지자체에서 표시해놓은 건 전부 경찰에게 인허가 받고 한거라고 해서 그 이야기 듣고 과실 10퍼 있다는 걸 수긍함.

결과적으로 이것저것 수리비용 16만원 나와서 90퍼인 144000원 대물 보험금으로 받았음.


근데 여기서 상대방측에서 함정카드를 발동하더라 ㅋㅋㅋㅋㅋ

분명 보험금 받기 전 보험사 대인 담당자랑 통화할 때는 사고나면서 본네트에 약간 스크래치 난 거 괜히 수리하지 않는게 좋을거 같아서 수리 안하는 쪽으로 진행하려 한다길래, 나는 상대한테 줄 돈 없을 줄 알았음. 근데 갑자기 내 자전거 수리비 지급받을 쯤에 수리하겠다고 급변하는거임...

+ 처음 사고났을땐 블박영상 준다고 해놓고 나중엔 말 바꿔서 안준다고 하더라. 지들 법적으로 불리하게 해서 뜯어내려는 것도 아니고 중고로 팔 때 스크래치 설명을 위한 자료로 쓰겠다고 했는데도 결국 안보내줌.

속으로 ??? 존나 남발하면서 suv 본네트 수리비용을 대충 알아봄.

스크래치만 수리하는 거면 30~50이면 되지만 아예 통째로 갈아 엎으면 150만원도 나올수 있다는거임.


솔직히 피해자 입장이긴 하지만 상대가 사고 내자마자 바로 사과했고,

내가 사는 동네라 지리를 알다보니 나였어도 저렇게 실수할 수도 있었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그냥 최소한의 치료비랑 수리비만 받으려 했음. 많이 받으면 나는 좋겠지만 상대방은 작은 실수로 두고두고 보험금 할증되면 좀 불쌍한 것 같아서

만약 수리비가 150만원 나오게 된다면 내가 10퍼 과실이라 오히려 15만원을 줘야해서 피해자인데 손해가 나는 개 ㅈ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냥 바로 머리속의 리미트가 풀려버서 빡돌아버림.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호의를 배풀면 이딴식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낌.


그 당시에는 대물 처리는 끝났지만 대인처리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음. 작은 사고긴 해도 혹시 모르니 사고 다음날 정형외과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 받아보니

뼈에선 금가거나 한건 없는 정상판정 나와서 타박상때문에 좀 아프긴 해도 몸쓰는 알바하면서 일상생활 하고 있었거든. 근데 본네트 소식 듣자마자 대물은 끝났지만 대인에서 최대한 뜯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며칠 뒤에 대인 담당자한테 연락이 왔음. 50만원 이하로 사고 처리 끝내자고...(정확한 금액까지는 말하기 좀 그래서 안적음)

이전같았으면 그냥 그거 받고 조용히 끝냈겠지만 상대가 먼저 건드렸는데 봐줄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바로 한방병원, 그동안 알바 쉬는 동안의 임금, 기타 등등 들먹이면서 좀 더 요구했음. 상대 보험사도 이런 말 꺼내니까 처음 금액보다는 높게 말해주더라. 그래서 어느정도 서로 만족할 만한 금액으로 사건을 마무리함.


금전적으로 따지면 이득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사고가 나면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생하는 거랑 사고 관련해서 쓴 시간이 생각보다 많아서 그렇게 좋은 기분은 들지 않았음

이후 아직까진 본네트 수리비 연락이 없는 걸로 봐선 그냥 안하기로 한 거 같음.


결과적으로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번 당하니까 앞으로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더라.

이 사건 이후로 블박 사서 달아버렸음.

로드갤럼들 모두 안전하게 자전거 타야 한다는거 알고는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조심하셈. 사고나면 매우매우 귀찮아진다.



요약

1. 주유소 출구에서 차랑 사고남

2. 바닥에 있던 진행방향 표시때문에 과실 10퍼 나옴

3. 대한민국에서 큰 호의는 배풀면 안됨. 사고나면 뜯어낼 수 있는거 다 뜯어내야함

4. 블박 꼭 달자.

5. 항상 주의하면서 안전하게 라이딩하자.


마지막으로 사고 cctv 올리고 마무리함. 주유소에서 너무 쿨하게 보여줘서 감사했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