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 에필로그라 자전거는 안 탐, 자전거 얘기가 없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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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배나 벅벅 긁으면서 유튜브, 게임, 커뮤로 삶을 태우는 것도 지루해졌을 때 쯤, 문득 오랜 숙원이었던 장기 자전거 여행이 떠올랐음


'더 늙고 병들면 절대 못 간다!'


그래서 졸속으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일본 종주 연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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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입문 계기가 이 시리즈라 장소는 일본으로 정했고, 이왕 가는 거 남들보다는 더 가보자는 치기가 발동해서 목표는 일본 본토 동서남북 최극단을 찍고 돌아오는 걸로 잡았음


그래서 이번 년도 3월에 바로 휴학을 내고 여행 준비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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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 이건 무조건 뒤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겨울로 미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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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세운 계획이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홋카이도는 아쉽지만 포기, 후쿠오카에서 시작해서 최서단과 최남단을 찍고, '혼슈'의 최북단인 아오모리까지만 일단 가 보자!


거기에 더해 (아마 매우매우매우 높은 확률로 안 되겠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홋카이도도 살짝 찍먹 해보는 정도?


잠은 길 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밥 역시 길 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해결할 생각임


경로 상으로는 3,500km, 사정상 우회해야 하는 경우와 길을 헤매서 돌아가는 경우 등을 고려해서 1/10 정도를 더해주면 한 3,700km 정도인데...


경험상 짐 좀 싣고 하루 80km까지는 아무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었으니 대충 50일을 넘기지는 않을 거 같네

이딴 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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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동안 매일 숙소에서 자면 경비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캠핑 및 방한 용품을 챙겼고, 캠핑(사실상 노숙)을 하게 되면 전자기기 충전이 여의치 않을 거라 보조 배터리도 3개나 챙겼음


근데 챙겨 놓고 보니 '버너 및 가스', 보조 배터리 '3개'가 모든 항공사 수하물 규정에 걸려서 비행기로 오고 가기는 힘들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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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즉시 배편 예약함


아니, 사실 즉시 예약하지도 않음


12월 19일이나 되어서야 배편 예약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원래 출발 예정일(12월 22일)에 출발하지도 못 했고, 12월 26일 출발로 4일이나 미뤄졌다


아무튼 예약은 했으니 됐고, 다음은 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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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어백이랑 포크백이 있긴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쓰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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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삼아 장거리 주행을 해 봤는데 패니어백 전용 짐받이가 아니다 보니 동봉된 플라스틱 스페이서를 끼워야만 해서 이격이 심하게 생겼었고,


체결이 불안정해서 그런가 주행 중에 엄청 덜컹거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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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차만 나왔다 하면 패니어백이 스포크 사이로 말려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낙차 및 스포크 손상같은 앙증맞은 찐빠가 발생했기 때문임


그리고 무엇보다 패니어백 달면 좁은 길 가기가 힘들잖어


패니어백 이 새끼는 그냥 도움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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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대한 덜어낼 거 다 덜어내고 필수적인 것만 남긴 실전압축패킹으루다가 챙겨 봄


부족한 거 있으면 가서 사던가 죽던가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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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시각 09시, 부산행 시외버스 출발 시각은 10시


원래 자전거를 타고 터미널까지 가려 했지만 무슨 소풍 전 날 설레서 밤잠 설친 유치원생도 아니고 늦잠을 자버림;


내 라이딩 실력으로는 곧죽어도 터미널까지 못 가겠다 싶어서 급하게 콜밴 불렀워


내 피같은 5만원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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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도 타 버린 콜밴...


'부산에서 퇴근 시간대에 자전거 타기' <- 이거 자린이가 할 수 있는 과업인 부분임??? 이건 불가항력이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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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부산항에 도착해서 끊은 승선권


근데 이 때 시간이 18시 52분이었는데 승선권 발@급 마감이 19시까지였더라고?


심지어 자전거 적재 수속은 이미 끝나서 오늘 자전거 실은 승객이 많았으면 자전거를 못 실을 수도 있었다더라???


까딱 잘못했으면 자전거도 여행도 없는 자전거 여행이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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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이따위여도 어쨌든 출발은 할 수 있었으니 좋았쓰!


출국심사대부터 배 타는 현문까지는 진짜 눈 닿는 모든 곳에 촬영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어서 사진은 못 남겼지만, 비행기에 비해서 수하물 규정이나 수속이 말도 안 되게 간단했음


앞으로 일본에 자전거 타고 갈 일 있으면 부산까지 가는 게 귀찮아도 배 타고 가야겠다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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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싱줄로 자전거 체결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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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실 확인도 OK!


출항하는 거 보고 씻으려고 좌현 선미에서 30분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예쁘게 나와서 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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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왔더니 벌써 육지가 안 보일 정도로 바다로 나와 있더라


배 위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는 건 참 오랜만인데,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 같아서 ㅈㄴ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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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바뀌고 오전 8시 30분, 12시간의 항해 끝에 드디어 일본 땅을 밟았으나 첫 날 숙소 체크인이 15시라 시간이 6시간이나 붕 떠버린 상황;;


그래서 짐은 하카타역 코인락커에 전부 짱박아 놓고 시내 마실이나 좀 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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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 건 없는 돈키호테 러브 토이 코너도 살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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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감 자판기도...


인감 자판기? 인감 자판기라는 게 대체 세상에 왜 존재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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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뽈거리면서 엄청 오래 구경했는데 빈손으로 나가긴 좀 그래서 노숙용 핫팩이나 몇 개 챙겨 봄


실시간으로 쓰는 글이라 아직 안 써 봐서 그런데 이걸로 겨울 밤을 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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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대체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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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순애물의 정석이요 육덕의 표상과도 같은 작품이니 안 봤으면 꼭 봐라 진짜


본인도 여행 끝나고 귀국하는 길에 이거 포함해서 몇 권 싸들고 갈 계획이다


근데 입국할 때 안 뺏김? 일본 전문가 씹덕 등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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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보니 날씨는 화창하고, 점심 시간이 끝난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시발 난 보추후타나리퍼리 떡인지 구경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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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체크인 시간이 다가와서 자전거부터 맡기려고 주차장을 찾았다


시내에 이 정도 크기의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게 진짜 신세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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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좁다


손빨래, 내일 루트 점검 등 꼭 해야하는 일만 끝내놓고 바로 잘 생각이라 오늘은 더 쓸 게 없음


내일은 한 90km 정도 달리지 않을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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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km라도 달릴 수나 있었으면 좋겠네


아무튼 오늘 글은 여기서 끝이고, 앞으로도 일기 삼아 꾸준하게 쓰던가, 너무 단조롭지 않도록 몇 일 씩 묶어서 쓰거나 해 볼게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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