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그나저나 어제 밤에는 궁상맞게 맥주 마시면서 질질 짰다
연속으로 병신같은 판단을 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그런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했다는 안도감,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타지에 있는 외지인'이 된 쓸쓸함... 같은 것들이 몰려왔었나 봄
누가 보면 여행 5일차가 아니라 50일차인 줄 알겠다 븅신
아무튼 어제도 했던 다짐이지만 오늘부터는 내 한계를 넘어서 달리지 않을 생각이다
종주이기 이전에 여행이니까 여행객답게 볼 거 보고, 즐길 거 즐기면서 가 보려고
그래서 구마모토역에서 쿠마몬 코인지갑도 사고, 쿠마몬 사진도 찍고 아무튼 여행객다운 무언갈 좀 해 봤음
사실 물 채우러 왔던거임ㅋㅋ
이건 다른 역 사진인데, 구마모토현 어딜 가더라도 이 녀석이 서 있다
사실 구마모토현은 커녕 큐슈 전역을 살펴봐도 곰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도시 이름에도 곰이 들어가고 마스코트도 곰인 건데...
여기엔 가토 기요마사가 얽힌 뒷이야기가 있다
원래 계곡할 때 '계'자를 썼었는데, 가토 기요마사가 '야 그래도 한 명의 무사가 다스리는 곳인데 가오 안 살게 계곡이 뭐냐 곰으로 바꿔라' 해서 계 자가 발음만 같은 웅 자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안 물어봤다고? 어 그래도 얘기할거야~
역시 일본 고양이들은 사람을 좋아한다
여길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라고?
???
길 찾기를 보행자로 찾으면 이런 길로 안내해 주고는 한다
그래서 차도로 찾았더니 이젠 이런 곳으로 안내함;
왼쪽으로 가면 국도, 오른쪽으로 가면 고속도로인데 까딱 고속도로 들어가서 경찰과 대면할 뻔 했다
아무튼 어찌저찌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지나...
논두렁 길을 벗어나 해안길을 달려...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많이 어두워서 늦은 시간 같겠지만 6시도 안 된 시점이라 더 달릴 수야 있었겠지만, 어제의 다짐을 잊지 않고 그냥 얌전히 숙소에 들어갔음
여기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곳이 전부 미치노에키고, 보통 3~40km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설명이 늦었지만 미치노에키는 국도 휴게소 + 시골마을 주민 문화회관 + 특산품 직판매장 + 지역 관광정보센터의 역할을 전부 겸하는 곳으로, 하나하나가 그 지역의 특색이 잘 살아있는 곳임
나처럼 노숙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먹고 즐길 것이 정말 많은 곳이기 때문에 일본 여행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치노에키 방문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봄
오늘 묵을 다노우라 미치노에키에는 휴게실은 있는데 난방이 나오지 않아서 에어매트랑 침낭이 등판한 모습이다
와이파이 접속해서 영상 백업 좀 하고, 유튜브 좀 보다가 잠들었음
좀 대충 쓴 것 같지만 글 쓰는 게 귀찮아진 게 아니라 진짜 이게 오늘 있었던 일의 전부임...
기상.
일본 편의점 음식이 맛있다, 맛있다 참 유명하긴 한데...
사실 난 흠 그정둔가? 한국도 이 정도는 하지 않나 싶었거든?
근데 먹어보면 볼수록 슴슴하게 느껴지는 종류의 다양함과 맛의 풍부함이 있긴 있더라
카레빵 안에 공기 하나 없이 카레 그득그득 들어찬 거 보임? 특히 편의점 빵류가 참 맛있더라고
근데 삼김이랑 햄부기는 우리나라 편의점이 더 나은 것 같음ㅇㅇ
왼쪽으로 가면 산길, 오른쪽으로 가면 해안길인데 구글은 산을 타는 왼쪽 길을 알려줬다
산타기 시러잉~
아무튼 오른쪽 길도 스트라바 히트맵에 잡히는 거 보면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인 것 같길래 스트라바를 믿고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 봤다
그 결과는...?
엄청 한적한 어촌마을이 나왔다
방파제 위를 달렸던지라 풍경도 좋았고
얼마 전에 길을 깔았는지 달리기도 너무 좋았음
구글 넌 나가있어
경량화실 등판ㅋㅋ 즉시 들려줬다
가는 길에 지도에 신사가 뜨길래 여긴가? 하고 세전(5엔)도 했는데
더 가니까 진짜 신사가 나오더라
아까 건 뭐지? 멀티인가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우미노우라 마을의 촌장같은 할머니가 고생한다며 180엔을 쥐어주셨다
오다가 고양이들 엄청 많은 캠핑장도 봄
아직 잘 시간도 아니긴 했지만 잘 시간이었어도 여기서 자지는 않았을 것 같음
고양이 그거 귀엽긴 해도 내 침낭이나 텐트 스크래처로 써서 찢어지면 그대로 귀국하고 종주 끝나는 거임;
길 옆에 귤? 오렌지? 아무튼 시트러스 계열 과일들이 온실도 아닌데 열려 있는 거 보임?
남쪽으로 내려올 수록 지금이 1월이 맞나 싶은 이런 광경들이 보인다
이런 말도 안되는 날씨에 헥헥대면서 끌바를 하고 있었더니 아주머니 두 명이 집에서 내려오면서 물을 주고 가셨다
자전거로 뭐 하고 있느냐 물으시길래 계획 설명해 드렸더니 일본인들 특유의 에에 마지??? 스게~ 하면서 놀라시더라
위로 올라갈 수록 추울텐데 괜찮겠냐고 걱정도 해 주셨는데, 한국 겨울은 이것보다 더 추워서 괜찮을 거라고 강한 척도 한 번 해 주고 떠났다
이런 것들이 참 힘이 되네
그래도 이렇게 풍경이 보일 정도로 올라오고 나면 곧 내리막이 시작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 이후로 거의 내리막과 평지만 달려서,
미나마타 병으로 잘 알려진 미나마타 시에 도착했음
여긴 폐수 불법방류가 일어났던 그 곳 바로 근처에 있는 에코파크임
역사관, 환경보호관 등 볼 것들이 좀 있었는데 보지는 못 하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드디어 구마모토현을 벗어나 큐슈의 최남단 현, 가고시마 현에 도착했다
이즈미 시에는 별 볼 일이 없어서 편의점만 들렸어
오늘 잘 아쿠네 시의 중심역, 아쿠네 역이다
외관이 너무 예뻐서 홀린 듯 들어갔는데, 내장은 더 이쁘더라고
전체적으로 목조 느낌 나게 꾸며져 있고 안 쪽에는 감성있는 가게들도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구글에서 퍼온 사진인 게 너무 아쉬움...
뭐 무슨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간에 가고시마현 여행 오게 되면 아쿠네 역은 한 번 쯤 방문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함(아쿠네역 하나 때문에 오는 건 좀 그렇고...)
일주일만에 텐트를 써 봤다
그지새끼가 따로 없군...
이걸로 이번 에피소드도 끝이다
외국 나와서 와 외국이다~와 신기하다~ 하는 것도 첫 2~3일이나 그렇지 이 쯤 되니까 다 똑같아 보인다
똑같은 산길, 똑같은 해안길, 똑같은 깡촌... 맨날 반복되니까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 아닌 이상 글 쓰기도 어렵고, 나부터가 권태감이 살짝 드는 거 있지?
그래서 앞으로는 날을 많이 압축해서, 보여줄 게 있는 날에만 글을 쓸지도 모르겠음
로부이들도 기상, 아침, 업힐 힘들어잉~ 고양이 귀엽다, 다운힐 기분 좋아~, 취침 <- 이딴 글을 30편 씩 보고 싶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럼 다음에 뭔가 쓸 거리가 모이면 보자
- dc official App
구경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기상이나 슴슴한 풍경도 뭔가 꿀잼.. 마지막까지 안라하시길..!
시골 동네에 특별한 관광지 있는곳도 많지 않고.. 그냥 아무것도 없는 산길이면 한국이랑 뭐가 다른가? 싶을 때도 종종 있긴 하더라구요 ㅎㅎ 글구.. 카고시마는 메이지 유신에 관심 있으면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긴 합니다..
안 그래도 유신후루사토관, 현립 박물관 들러 보려구요 오늘은 - dc App
가고시마 구경 좀 하려고 싼 숙소 2박 잡았으요 - dc App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찾아보니 무슨 일본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한 곳이라고 하더라 진짜 추천할만 함 - dc App
개추머거 - dc App
카레빵맛잇겟다
이 댓글은 게시물 작성자가 삭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