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긴 씨발

추워디지겠다.
무슨 3월말인데 뜬금없는 폭설

여기까지다. 300은 우습게 볼 거리가 아니고
이렇게 명분없는 싸움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통받으면서 까지 하고싶지않다.




하지만 한명은 갔다
끝까지 탄다고 간다


왜 저렇게까지 하지
다른 300가면 되는데
솔직히 좀 이해가 되지않는다.

DNF하고 다음날 자전거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무리 눈 때문이라고 해도 300도 이렇게 쉽지않은데 예전의 나는 어떻게 1000KM씩 탄거지 싶다

뭐가 날 그렇게까지 하게 만든건가 싶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한달전부터 계획해온 SR-5
청주 출발 양평 도착 600KM에 상승 약 1만m

이번년도엔 아직 장거리를 타보질 못해서 서울 300으로 연습하려 했으나 결국 dnf한 채 준비도 안된 상태로 가버렸다.














월, 화 연차를 쓰고

토, 일, 월 을 탄 다음 월요일은 양평에서 휴식을 예정했으나
갑작스러운 토요일 비 예보로 인해 출발을 일요일로 미뤘다.

덕분에 새로산 올타l5도 끼고 갈 수 있었으나
28티 스프라켓인 채로 가게 됐다

28티면 그란폰도 수준의 라이딩에선 문제 없지만
이정도 극악의 업힐코스에선 얘기가 다르다.



토요일 저녁, 청주에 도착해 숲얀님이 사주신 쿸쿠를 먹고 일찍 잠에든다

새벽 4시에 기상
5시에 출발한다.


추울까봐 걱정했지만 따듯해서 다행이었다

유명했던 피반령은 생각보다 탈만했다
경사도 완만하고

SR은 정말

'씨발 이렇게까지 해야돼?'
싶을정도로 업힐을 골라서 간다

눈앞에 바로 최단거리가 보이는데
굳이 굳이 업힐을 간다.


오히려 좋아 어처피 채워야할 획고야



초반의 기억에 남는 업힐은 말티재다
지리산의 오도재? 가 이런느낌 이라던데
카트라이더 손가락 맵 마냥 연속 헤어핀

사실 우리는 출발하면서

'컄ㅋㅋ 벚꽃 만개시즌이겠농ㅋㅋ'

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주에 온 눈 때문인지 생각보다 만개하진 않았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봤으니

한참을 달려 문경에 도착

약 100km에 1200미터

힘들다...

예전의 내 실력이었다면 이정돈 문제되지 않겠지만
피곤하다.
다리가 아픈게 아니라 이정도로 장거리에 대한 내성이 떨어진듯 하다.

문경을 떠나 이화령을 오른다.

벌써 여유가 없다

숲얀님은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난 따라가는데 급급하다

사실 이번 라이딩 600km중에 내가 선두에 선건 10퍼센트 언저리일거같다.

600km 동안 강한 북서풍이 불었는데
끔찍한 역풍을 혼자 뚫고 가주셨다




그렇게 졵나 많은 업힐을 지나
단양에 도착

단양은 동네가 정말 예뻤다.
다시 한번 투어로 오고싶을 정도

하지만 가는길의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오지않을 만큼 힘들었다.

여우목재 인가 씨 발련 힘들다.

힘들어 뒤질거같아서
"시발 우리 이거 왜하고있는거죠? 연차쓰고 진짜 개지랄하네"

라고 했는데

'쫌만 더 타면 재밌음 ㅋㅋ'
라고 하더라

이 말만 하루종일 들은거 같더라

단양을 떠나 영월로 가는길

단양은 250km지점
영월은 300km로 50km 쯤 더 가야 하는데
획고도 1000m쯤 남았다

이걸 도데체 어떻게 채운다는거지? 싶었는데
꾸득꾸득 다 채우더라

베틀재 씨빨럼
3km 평균경사 10퍼
제일 악질이었다

어찌저찌 밤 10시에 영월에 도착
와 첫날에 절반탓네
내일 이거한번 더 하면 이틀컷이네
라고 생각했지만

바람이 불길한 방향으로 불고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기상

7시간이나 잘 수 있었다.
무릎은 많이 호전됐다.
영월을 출발해 정선으로 향한다


난 강원도의 큰 국도 대부분은 가봤을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정선은 처음가본다

정선은

정말 씹 오지였다
아무것도 없다
차도없고 사람도없고

물은 맑다

정선을 통과해 강릉 안반데기로 올라가는길

동강을 끼고 올라간다.

높은 절벽 사이 계곡 도로를 타고 가는데
유럽에서 느꼈던 그 압도감과 고독함을 느꼈다.

여긴 진짜 전쟁 났을때도 모르지않았을까

강릉
으로 가는길은
역풍이 어마무시했다

풍향자체는 역풍이 아니였지만
계곡 절벽에 부딛힌 바람이 소용돌이 치면서 역풍을 만든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한 20km남음ㅋㅋ 쫌만 더 타면 재밌음ㅋㅋ'

안반데기는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끔찍했다


2km구간이 10퍼센트가 넘는 급경사로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내 무릎의 막타를 쳤다.

좀 쉬고가고싶지만 해발 1000미터는 너무 춥다
잠시 숨만 돌리고 다시 출발

안반데기를 내려와 대관령에서 식사

이제부터 다시 서쪽으로 돌아가면된다
하지만 오늘 도저히 완주는 힘들다.
앞으로 역풍만 남았다.

점심을 먹으면서 자고갈곳을 찾는데

평창 휘닉스파크 리조트가 3.9만원이더라
이거 뭐 에러페어인가? 싶었는데
진짜 예약이 되더라

컄ㅋㅋ 시발오늘 그냥 평창까지만 가고 좀 쉬죠? ㅋㅋㅋ

평창까지는 약 60km에 1000m

진짜 60km만 타면 재밋긴 하겠네
'쫌만 더 타면 재밌음 ㅋㅋ'

평창으로 가는 60km는
보급지가 하나도 없고
방아다리, 운두령
2개의 네임드 업힐을 지난다.

철저하게 보급을 준비하고 출발

두 업힐모두 처음엔 약경사로 괴롭히다
마지막 1,2km에서 10퍼센트 이상 급경사로 조진다

시발...  쫌만 더 타면 재밌다매...
재미없는 레후...  이런 재미없는 장난은 그만두는 레후....

그렇게 8시쯤 리조트에 도착

진짜 우리말곤 없는거같다.

그건그렇지
스키시즌도 아닌 4월에
그것도 월요일저녁에
어떤 미친새끼가 평창에 오냐고


보쌈 시켜먹고 아이스크림먹고 티비좀보다 인도여행썰 듣다가 10시에 잠들었딘

다음날 새벽 4시
다시 채비를 갖추고 출발

무릎은... 낫지않았다
분명 농담으로 평창 가는길에

'보쌈 먹고 자면 다 나음 ㄱㅊㄱㅊ'
이라고 했었는데 안낫는다.

출발하고서 바로 나오는 마지막 보스 태기산

조오온나 길었다.

재미없는 레후....

그렇게 계속 실없는 소리나 하고
업힐에선 흐르고
'쫌만 더 가면 재밌음ㅋㅋ'

소리좀 듣다보니 강원도를 빠져나와 경기도에 왔다

경기도에서의 마지막 업힐
모름재는 길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이제 남은 업힐 세그먼트는 3개
전부 1km대의 좆밥들이다.

'ㅋㅋ 이제 진짜 쫌만 더 타면 재밌음ㅋㅋㅋㅋ'

시발 그런가? ㅋㅋ




는 개뿔
모름재를 마지막으로 난 끝났다
평지도 따라가기 힘들어졌고
무릎 압력이 너무 높아서 쉬지않고는 못가겠더라



그래도 쫌만 더 타면 재밌어진다니까
믿고 5분만 쉰 다음 다시 출발

양평 시내로 넘어가는 마지막 업힐
정상에 오르니 양평시내가 보인다

와씨발 양평이다!!

'이제 진짜 쫌만더타면 재밌음ㅋㅋ'

도착.

너무 오랫만에 도전한 장거리라서 힘들었다

같이가자고 해놓고 큰도움이 못됐다

그래도 올해 첫 장거리 치곤 선방했을지도?

점심을 먹고 숲얏님은 버스
난 캐링백으로 전철을 타고 돌아간다

54시간 59분
ㅋㅋ 개꿀 55시간 언더

2시간쯤 전철을타고
집근처 역에 내렸다

무릎이 너무 아파서 한 이틀간은 고생할듯 싶다.
당분간 자전거 처다도 안봐야지

시간은 오후 4시쯤
날이 따듯하지만 여전히 바람이 심하다

캐링백에서 자전거를 꺼내 조립하고 집으로 천천히 타고돌아가는길

이쪽동네도 살짝 벚꽃이 핀게 보인다.

'흠...  쫌만 타다 들어갈까'

제정신이 아닌거같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업힐이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난 아직도 이거 왜하는건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니까
'그걸 님이 왜몰라요' 라고 하더라

근데 난 진짜모르겠던데
'쫌만 더 타면 재밌음ㅋㅋ' 이라니까 그냥 믿고 타봤는데

뭐 끝나고 나니까 그제서야 재밌긴 하더라




왜 난 이 좆같이 힘들고 시간도 들고 돈도 들고 건강도 조지는 이짓거리를 몇년째 하고있는거지

왜 그사람은 눈이 존나오는데도 끝까지 탄거지








사실 난 처음부터 재미있었던거임ㅋㅋ

'쫌만 더 타면 재밌음 ㅋㅋ'







꺼져가던 내 열정을 다시 키워주신 두 사람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