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가면 자전거같이 생긴 기구가 있는데, 페달을 잘 보면 발을 고정시키는 끈이 있다. 왜일까? 페달이랑 발이 고정되어야 페달을 돌리는 힘이 효율적으로 전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전거에도 페달이랑 발을 고정시키는 장비가 있는데, 그것이 클릿이다. 경륜 선수들은 끈 같은걸로 페달이랑 발을 고정시키기도 하지만, 빼기도 드럽게 힘들기 때문에 클릿이라는 플라스틱 쐐기를 이용해 페달과 발을 고정시키는 장비가 탄생했다. 


생활자전거 타거나, 로드를 타도 클릿 입문을 안 했으면 그냥 운동화 신고 자전거를 탔을 거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페달을 빠른 속도로 돌리면(=케이던스를 높이면) 발이 페달에 고정이 안 되고 떨어져버려서 페달을 빠르게 돌리기 힘들다(높은 케이던스를 유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굉장히 나쁜 페달링 습관인 힘으로 페달 때려밟기(소위 토크로 타기)가 들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페달링은 힘으로 밟는 게 아니라 원을 그리듯이 돌리는 게 관건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힘을 줘서 페달을 밟게 되면 에너지 효율도 나빠질 뿐더러(바꿔 말해 금방 지치며) 무릎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댄싱 칠때는 절대 예외다.

클릿 무조건 입문하라는 게 아니라, 클릿을 안 달아도 되지만 본인이 이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고칠 필요가 있다.

필자도 초딩때 습관을 잘못 들여서 아직도 토크로 타는 습관이 남아있다.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됬긴 하다만.


그리고, 클릿 입문하려는 뉴비들한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클릿을 달게 되면, 페달의 장력을 최대한 낮춰 놓고(뒤에서 설명하겠다), 한적한 공원 같은데 가서 클릿 끼고 빼는 연습을 충분히 해둬야 한다. 이때 헬멧이랑 장갑은 반드시 끼고 하자. 처음에는 한쪽 발에만 클릿슈즈 신고 연습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서 클릿 못 빼고 자전거랑 같이 넘어지면(소위 클빠링) 그냥 쪽팔리는 걸로 끝날 수 있지만, 연습 안 하고 공도 나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클릿 단지 2년정도 된 나도 잊을만하면 클빠링 할뻔한 적이 생긴다면 말 다했다.


운이 좋으면 어지간해서는 쪽팔리는 걸로 끝나겠지만, 오른쪽으로 넘어지면 구동계(레버, 체인, 드레일러, 크랭크 등등)이 파손될 수도 있다. 구동계 부품만 바꾸려면 나눅스의 바가지가격을 각오해야 하니 유의하자(시마노 구동계 수입업체인 나눅스네트웍스는 개인이 구동계 부품을 구매하려고 하면 엄청나게 바가지 씌워서 판다). 그리고, 차들이 다니는 도로쪽으로 넘어질 경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개인적으로 클릿 빼는 타이밍을 좀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속도 줄여갈때쯤 클릿을 미리 빼 두는 게 좋다. 

공도 : 차들이 다니는 도로쪽에 있는 발을 빼서 몸을 지탱하자. 최소한 차들이 다니는 도로쪽으로는 안 넘어진다.

경사로 : 내리막에 있는 쪽의 발 클릿을 빼자. 안 그러면 내리막쪽으로 넘어질 수도 있다.

급정지 : 브레이크 잡으면서든 어쩌든 당장 클릿부터 빼자. 최소한 한쪽이라도. 여담이지만 그룹라이딩 때는 급정지 하면 대형사고 날 수 있으므로 수신호든 말이든 신호 주고 세워야 한다. 솔라 할때는 상관없다만.


클릿 홈을 페달에 끼우는 부분에 갖다대고 힘을 줘서 밟으면 딱 소리와 함께 끼워지며, 발뒤꿈치를 몸 바깥쪽으로 팍 틀면 빠진다.


클릿을 달려면 총 3개 준비물이 있어야 한다. 클릿슈즈, 클릿페달, 클릿.


  1. 클릿슈즈

3개 준비물 중 가장 중요하다. 다른건 중고로 사도 클릿슈즈는 어지간해선 새걸로 사자.


사이즈 : 발에 맞는 걸 고르되,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사자. 안 그랬다가는 이중지출 하게 된다. 발볼이 넓다면 한 치수 큰걸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클릿슈즈 파는 샵에 방문해서 클릿슈즈 사겠다 하고, 여러 종류 신어보고 사는 게 가장 안전하다. 돈은 좀 들긴 하겠지만, 샵 사장도 자기 제품 사주는 고객이 제품 고르는 거기 때문에 신어보는 걸 흔쾌히 허락해 줄 것이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 거 한번 빌려서 신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발볼 : 본인 발볼이 안 넓으면 선택지가 다양한 편이긴 하나, 발볼이 넓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마노가 일본 제품인지라 와이드 버전은 발볼이 넓은 아시아인들을 겨냥해서 만들어서 발볼이 넓은 편. 만약 시마노도 안 먹힌다면 피직도 좋다.

필자도 삼촌의 추천을 받아서 시마노 와이드 버전을 샀는데, 발가락 통증이 있어서 더 넓은 놈으로 바꿨다.


등급 : 클릿슈즈는 힘전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밑창이 딱딱하다. 높은 등급일수록 더 가볍고 단단한 재질을 쓴다. 대표적으로, 시마노의 최상급 클릿슈즈인 에스파이어는 가장 강도가 높은 카본을 쓴다. 대신 가격이 50만원이 넘는다..


색깔 : 흰색이 덜 덥기 때문에 많이 쓰는 편. 다만 오염되면 바로 티가 나는데다 황변의 우려가 있어서 관리가 쉽지 않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까만색 사는 걸 권하고 싶다. 오염되도 어지간해선 티가 안나고 황변 걱정도 없으니.


피팅 :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냥 샵에 맡기자. 일반 운동화처럼 발 위치를 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팅이 틀리면 불편함을 달고 살아야 한다. 샵에 맡겨서 클릿 피팅해달라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리고 클릿 바꾸게 되면 피팅을 받았던 샵에 들리는 게 좋다. 기존 클릿 위치를 알기 때문에 맞게 피팅을 해 줄 것이다.


슈커버 : 겨울에도 시즌오프 안하고 라이딩 한다면 발이 드럽게 시리다. 하지만, 클릿슈즈 슈커버랑 두꺼운 자전거양말을 신으면 이러한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발끝만 덮는건 효율 안좋으니까 슈즈 통째로 덮는걸 사는거 추천.


  1. 클릿페달

시마노 클릿의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라 시마노 것만 작성하겠다. 이 글에서는 최신 모델 기준으로 설명한다.

클릿슈즈와 다르게 이거는 중고로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잘만 알아보면 훨씬 저렴하게 상위등급의 제품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릿페달은 업그레이드 해도 약간의 무게 차이랑 구름성 차이 정도가 끝이라 업그레이드 효율은 영 별로다. 상위 등급은 거짓말 살짝 보태서 가오용이다.

등급은 아래와 같다. 시마노 구동계 등급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105는 본격적인 레이싱용의 시작점, 울테그라는 동호인에게 최고 인기, 듀라에이스는 선수용.

PD-R550

(티아그라급)

저렴한 편인데다가 성능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여러모로 입문용으로 괜찮은 놈이다. 약 310g.

PD-R7000

(105급)

이 등급부터는 페달이 확 넓어져서 힘전달 효율이 좋아진다. 성능좋은거 쓰고싶은데 가격이 부담된다면 이놈을 고르자. 나름 가성비 등급. 약 265g.

PD-R8000

(울테그라급)

105급보다 겨우 십몇g 가벼운데 가격은 2배 가까이 한다. 이 등급부터는 말레이시아가 아닌 일본에서 생산된 거긴 하다만.. 필자도 자전거 중고로 살때 딸려와서 이거 쓰고있긴 하다만. 아무튼 이 등급부터는 본격적인 가오용이다. 약 248g.

PD-R9100

(듀라에이스급)

고성능의 베어링과 약간의 무게 감량을 대가로 창렬 그잡채인 가격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자전거 선수거나, MCT 출전하는 썩은물 동호인이거나, “내 자전거에 듀라에이스 달려있다”라고 가오 잡고 싶은게 아니면 그냥 얌전히 하위 등급 사자. 약 224g.


장력조절 :  클릿페달에 육각렌치 끼우는 구멍이 있는데, 그걸 돌려서 클릿의 장력을 조절할 수 있다. 장력을 낮게 하면 잘 빠지는 대신 힘전달 효율이 좀 떨어지고, 반대로 장력을 높게 하면 빼는 데 힘이 들지만 페달이랑 슈즈가 단단히 고정되므로 힘전달 효율이 좋아진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처음엔 장력 낮게 해서 클릿 연습을 충분히 해 둔 다음 장력을 높이던지 하자. 


평페달 커버 : 클릿페달을 다는데 클릿슈즈가 아닌 일반 운동화 신고 타고 싶다면 클릿페달 커버를 사자. 평페달만큼은 아니긴 하지만 평페달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클릿 끼울때처럼 장착 하면되고, 뺄때는 클릿 뺄때처럼 빼면 된다. 하지만 클릿페달의 장력을 내려야 잘 빠진다.


  1. 클릿

시마노 클릿의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라 시마노 것만 작성하겠다. 페달이랑 슈즈를 조정시키는 플라스틱 부품. 시마노 클릿은 신품 기준 2만원 정도 한다. 이거 신고 걸어다니게 되면 내구도가 무서운 속도로 깎여버리니 주의하자. 만일 그게 싫다면, 클릿커버 사서 들고 다녀도 좋다. 필자의 경우 자전거 새들백에다 간단한 수리공구랑 클릿커버 한 쌍을 넣어 다니고, 식당 같은데 가게 되면 클릿에다가 클릿커버 씌우고 안에 들어간다. 좀 뒤뚱거리는 정도가 심해지지만 의외로 신고 걸을만하다.

시마노 클릿은 크게 3종류가 있다.


SM-SH11

(노란색, 유격 6도)

초보자부터 전문 동호인까지 다 쓸수 있는 전천후 클릿. 유격이 제일 크다. 대신 힘전달 효율이 가장 별로다.

SM-SH11

(파란색, 유격 2도)

유격은 있는게 좋은데 노란색 클릿이 유격이 너무 넓는데다 힘전달은 잘됬으면 좋겠다 싶으면, 이놈을 쓰자.

한마디로 중급자용 클릿. 필자도 이걸 쓴다.

SM-SH11

(빨간색, 유격 0도) 

유격이 아예 없으므로 힘전달 효율이 가장 좋다. 대신 발을 못 움직이기 때문에 발목 및 무릎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팅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한마디로 상급자용 클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