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일요일

환기도 잘 안돼서 숨이 턱턱 막히는 좁은 단칸방

소주 한 병 사오라는 청어





만삭의 몸을 이끌고 편의점에 가서 소주 한 병을 산다

고작 5분 남짓 걸었을 뿐인데 땀이 줄줄 흐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집 안에 누워있는 청어에게 소주를 건네줬다




얼마나 오래 누워있었는지

노란장판과 청어의 등이 떨어지며 나는 기분 나쁜 쩌저적 소리

그리고 청어는 소주를 보고

클래식이 아니라 후레쉬를 사왔다며 역정을 낸다

날씨와 무거운 몸 때문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청어는 바로 소주병을 집어던지며

하늘 같은 서방에게 말대꾸 하는 거냐고 성을 낸다

나는 바로 미안하다고 빌었고

클래식으로 다시 사오라는 청어

하지만 산부인과 갈 때 택시 타려고 모아둔 돈이라고 하자

임신 했다고 유난이란 유난은 다 떤다며 타박을 들었다

청어는 술맛이 떨어졌다며 됐다고 한다





나는 빗자루를 들고 깨진 소주병 조각을 쓸어 담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