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일 타짜가 한냥이면 충분하지 않냐"

아버지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 엽전 한 냥

상평통보 한냥

이인좌가 투전방에서 던져 준 한냥

내 목숨을 여러번 구했지


한참이나 엽전을 손에서 굴리며 만지작 거리며 대길은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생각한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설임이가 남자의 저고리를 들고 들어온다.

순간 대길은 자신이 상체를 벗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급히 일어난다.

"계집애가 부끄러운 줄 도 모르고..."

설임이에게 자신의 부끄러움을 뒤집어씌우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

오히려 설임이 그런 대길이의  속내를 짐작했는지 그런 말에는 반응도 하지 않는다.


얼른 설임이가 건넨 저고리를 받아서 급하게 걸친다.

옷고름을 매려고 하는데

먼저 다가오는 손길이 있다.

설임이의 거칠고 고운 손이 얼른 다가와서 옷고름을 솜씨좋게 매어준다.


어머니가 없이 성장했던 대길이었기에

이런 여자의 손길을 느낀것은 처음이었다.

순간 호흡이 가빠오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싹튼다.

엄니란 이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여자란 이런 것일까


설임이가 무슨 말을 하는 바람에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