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가 되자

염전에 가보기로 결심하고 마당을 나선다.

설임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소녀아이가 염전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가보고 싶어서 힘든 걸음을 겨우 겨우 떼면서 물어서 염전으로 찾아간다.


바닷바람에서  짠 내음이 실려온다.

바람은 세게 불고 한기까지 느껴진다.


불어오는 바람에 묶지 못한 대길의 머리카락이 날린다.

수채화속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부목을 댄 팔다리와 목발에 의지해 서 있는 젊은 청년은

남다른 빛을 낸다.

아프고 힘든 몸에도 불구하고

대길의 눈과 표정은 인간의 의지와 생의 온기로 빛난다.

그 표정만을 본다면

일국의 왕자라 오해할 만하다.



아침에 마당에서 본 사람들과는 또 다른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 염전 전체를 메우고 있다.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모든 과정들이 가장 하층의 백성들의 앞날이 존재하지 않는

고통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이렇게 탐관오리와 양반 나부랑이들은 배를 채우고 있는 것이리라.

대길은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울분을 느낀다.

조선 제일의 타짜,

아비와 할배의 어리광이인 자신에게도 이런 마음이 있는 줄 몰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