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경종 영조편에서


그 어느 사례(정종-태종, 인종-명종, 연산-중종)보다 우애가 많이 거론되는 경종-영조.

과연 그러한가?

세자, 왕자 시절부터 사실상의 정적 관계였던 둘이다.

(소론이 미는 세자, 노론이 미는 왕자)

부왕의 사랑의 동생의 몫이었고,

즉위를 했더니 노론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동생에게 모든 걸 넘기도록 압박해왔다.


박상검, 문유도의 일을 가지고 동생이 보인 행동은

사실상 정치투쟁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묵호룡의 고변이 나왔다.

역도는 자신을 제거하고 동생을 옹립하려 했다.

사실상 역모의 수괴로 거론된 세제.

앞서처럼 정면돌파를 꾀하는 건 화약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격이다.

세제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달라는 것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세제는 끝내 보전되었고, 폐세제되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성상의 우애가 깊으시어) 했고, 뒷날 영조도 이런 말을 숱하게 했다.

(아! 황형의 우애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찌 오늘을 볼 수 있었겠는가?

동궁으로 찾아 와서는 '동생의 글 읽는 소리가 듣고 싶어 왔네' 하시곤 했던 황형.

아! 황형이시어!)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즉위 후 경종은 세제에게 애틋한 정을 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신하고 경계했다.


결코 예쁘지도 마음에 들지도 않는 동생이었지만,

왕은 옥사 확대에 응하지 않음 으로써 그럴 위험을 막았다.


왕은 사적인 감정을 누르고 대계를 택했다.

어쩌면 진정한 우애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