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명왕이 쫒겨난 이유

첨에는 막연히 배신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니겠더라.
하벨처럼 유폐도 아니고, 처형도 아니고 쫒겨난건 그냥 배신으로는 설명이 안됨.

용박이라서?
그랬으면 미디르처럼 하나 들여서 키우고 말지.
용 타는 왕자 간지 쩔잖아.
용 정복했다는 상징도 되고.

용들이랑 화친하자 주장했다?
이걸로 내쫒는건 너무하지. 차라리 유폐하고 말지.

용들이랑 같이 거인들과 싸웠다?
이랬다면 처형이지.

그래서 생각한게, 무명왕은 무의 시대로의 회귀를 주장했다는 가설임.

뭐 당장 칼을 맞댄것도 아니니 죽일수는 없고,
그렇다고 유폐시키자니 사상이 너무 위험함.
또 그윈 가슴 한켠에는 언젠간 꺼질 불을 대체할 걸 원하기에 약간의 기대도 있었고,
또 한켠으로는 불의 시대를 일으킨 자존심과 반항에 대한 괘씸함도 있었음.

이 모든게 어우러진 결과가 추방임.
걍 추방하면 체제가 흔들릴까봐 기록 말살한거고.


예전에 어떤 망자가 그윈이 무명왕 석상 자리를 다른걸로 안 채우고 굳이 비워둔 이유가 아들이 돌아오길 바라서라고 했는데, 이 가설은 그 해석과도 맞아떨어짐.

불의 시대를 부정당한 분노와,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묘한 기대감이 뒤섞인 결과가 오랫동안 비워둔 자리라는 거.



2. 무명왕의 머리 속

1편 보면 태양의 검 툴팁에서 무명왕 머가리 속이 살짝 엿보임.
스스로를 장작으로 불태운 그윈의 묘소에 애도의 뜻으로 기적을 놓고간걸 보면, 알 수 있는건 2가지임.

하나, 무명왕은 태초의 불과 그 계승에 대해 알고 있다.
둘, 그에 대해 어떤 감상을 지니고 있다.

즉,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하진 않다는거.
갤럼들 말처럼 용박이 히키코모리는 아니라는거임.



3. 무명왕은 고룡 꼭대기에서 뭐하고 있었나?

꼭대기 보면, 다들 반룡인들임.

그리고 무명왕 부르는 종에는 이곳에 온 이들을 '용의 길을 걷는 이'라고 언급함.

즉, 고룡의 꼭대기는 용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몰려오고, 또한 실제로 용이 될 수 있는 곳임.

그럼 곳에 우두머리로 있는 무명왕은 그들이 용이 되어 불과 어둠의 순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는 거임.



4. 무명왕은 왜 좆좆과 싸우나?

빤함. 시험하는거임.

꼭대기를 지킬리는 없음. 그러면 종을 쳐서 부를 필요가 없었겠지.

좆좆을 죽이기 위해서일리도 없음. 그런 놈이 친절하게 바닥까지 깔아줌?

그럼 왜 삐삐까지 죽이고 지도 죽으면서까지 처절하게 싸우나?

일단 1편의 온슈스모 보면 사망 여부 자체는 스토리와 무관할 가능성이 있음. 삐삐 팀킬도 온슈스모 오마쥬라는 것도 있으니, 온슈스모 목적이 시험이였던거랑 같을거임.

솔직히 이거 말고 다른 이유로는 설명이 안됨 시발.



5. 꼭대기에 뒤진 고룡이랑 반룡인들은?

1편 바위고룡 때부터 나온 가설인데, 용들은 갈수록 자연과 하나된다는 가설임.

이것도 그거라고 봄. 그래서 걍 다 뒤져있는거고.



6. 꼭대기 환상설은?

애시당초 환상설 나온 이유가, 1편처럼 뒤진 놈들이 꼭대기에서 다시 등장하거나 그런거 잖음?

이건 그냥 시공간 꼬임설로 설명 가능.
여기에 좀만 더 얹다면 용들의 안개도 있고.

2편에서 고룡들의 안개가 가진 힘 나오잖음?
이거 때문에 근근웹에서는 보스룸 안개도 이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고.

꼭대기 전체가 신비로운 고룡 안개에 감싸여있는거임.
그래서 하늘에 다크링이 안보이는거고, 불과 어둠의 순환에서 벗어나있는거고.

그러니까 불의 힘으로 시간이 흐르는 바깥과는 다른 법칙을 가지게 된거고, 바깥과 꼭대기를 오가는 좆좆한테는 이상하게 보일수 밖에 없는거.



7. 용이 되는게 그렇게 좋으면 무명왕은 왜 용 안함?

2번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감상이 남아있는거야.
그러니까 아빠랑 똑같이 차려입은 옷 그대로 아직까지 입고 다니는거고.

거의 망자가 되어서까지 말이야.



8. 용갑주는?

용 갑주 이 새끼가 기록이 없는 이유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

하나는 고리 기사들처럼 인간이여서고.


둘은 무명왕을 찾아 떠났기 때문이지.
(온슈처럼 나중에 따라간게 아니라 초반에 떠난거)

이게 서로 충돌하지 않으니 둘 다일수도 있어.

얘 갑옷이 로스릭에 굴러다니는거 보면, 얘도 아마 꼭대기 갔을거야. 다른 로스릭 기사들처럼.
(혹시 모를거 같아서 하는 소린데, 높은 벽 기사들 갑옷이랑 꼭대기 반룡인 숫자가 일치한다고 함)



9. 온슈타인은?

이 새끼는 용갑주처럼 초반부터 찾아 떠난게 아니야.
처음에는 걍 그윈 따라서 불의 시대 파수꾼 노릇을 계속했어.
그러다가 나중에 찾아간거지.

충성쩔고 으리쩌는 상남자 용갑주 성님과 달리 존나 갈팡질팡했단 거야.

용갑주나 로스릭 기사들처럼 갑옷 버리고 반룡인이 되서 간게 아니야, 끝까지 무명왕에 대한 의심을 못 버리고 찾아간거야.

그리고 거기서 아직까지 용이 되지 않고, 아버지를 닮은 모습으로 남아 있는 무명왕을 본거야.

걔가 거기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서로 죽이려들진 않았을거야. 뭘 거기까지 가서 그 짓을 했겠어. 무명왕도 감수성 넘치는걸 보면 죽일리도 없고.

그냥 오랜 여정에 보답을 받고 편안히 눈을 감았다 생각해.
평생 용을 사냥하는 업을 지고 살다가 무명왕이 용이랑 만든 드림-월드를 봤으니 말이지.

계승도 내팽게치고 아노르 론도를 떠난걸 보면 불의 시대와, 그걸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자신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을테지. 그 여정에 끝에 그런 답을 봤으니 편히 눈을 감지 않았을까.



마치며,

 

프롬이 왜 용과 무의 시대를 겉절이로 굴리면서 답도 안내주는가에 대해 불평하다가 생각해본 프롬뇌였음.

잘 봤으면 추천 좀. 솔직히 요즘 프롬뇌들 다 뻔하잖아.
좀 새롭고 말도 되고 감수성도 있고.
간만에 삼위일체인데 추천 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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