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하다보면 한국 문학에 대한 독붕이들의 부정적인 인식 중 하나가


'너무 따듯함만을 추구한다.', '주구장창 위로만 건넨다.' 정도인데 나도 종종 이런 생각은 하지만 막상 좋아하는 작품들


열거하면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음.



그런데 왜 독갤에는 이런 여론이 퍼져있을까, 궁금했고 그래서 한국 문학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문학상들을 뒤져보았음.


이하는 한국에서 가장 권위있다고 알려진 이상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의 수상작들임.


대개 동인문학상까지 묶어서 3대 문학상으로 꼽는데 동인문학상은 '소설'이 아니라 '책'에 부여되는 상이고 대개 '단편 소설집'에 수상되기 때문에


당해년도의 트랜드를 반영하기 어려워서 제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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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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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상 수상작 목록



최근 한국 문학의 성격을 확인하기 위해 10년도 이후의 작품의 주제만 내가 아는 선에서 조심스레 나열해봄.


먼저 이상문학상.


2010 박민규 아침의 문 - 삶의 아이러니컬함을 통한 생의 의지 회복

2011 맨발로 글목을 돌다 - 제도적 폭력에 노출되는 개인과 그 대응.

2012 옥수수와 나 - 욕망에 의해 파괴되는 예술의 진실성(혹은 삶의 진정성)

2013 침묵의 미래 - 언어의 사멸, 현대문명의 본질적 문제의식 제기

2014 몬순 - 예측 불허한 미래와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

2015 뿌리 이야기 - 파괴되어가는 인간과 환경, 그 재생과 결속

2016 천국의 문 - 보편적 가정의 해체와 노년의 위상 변화. 존엄사에 대한 사색.

2017 풍경소리 - 인간의 근원과 종착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

2018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연결고리를 상실한 현대 한국의 인간상을 통해 건네는 위로

2019 그들의 첫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 죽음을 공유하는 존재들의 생명에 대한 사랑..?




2020 마음의 부력은 읽지 않았고 사실 17년도부터 이상문학상은 좀 노골적으로 기성 작가들의 상 돌려먹기가 되었다는 비판이 있는 터라,


나도 꾸준히 챙겨 보고 있지는 않음. 수상작품의 인세를 독점하는 불공정 계약 문제로 터졌었고.



하지만 확실히 15~16까지는 국내 문학상 중 최고 권위를 담당했던 상이고 그런 면에서 한국 문학의 트랜드를 잘 반영했다고 보는데


전반적으로 위로나 따듯함보다는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작품들이 더 많이 포진해 있음.


특히 김애란처럼 위로, 회복, 공감의 정서를 주로 사용하는 작가조차 대단히 철학적이고 비판적인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은


특기할만 함.



다음은 현대문학상임.



2010 얼룩 - 정상성을 빗겨 나가는 인간과 그러한 삶의 긍정.

2011 강변마을 - 성장의 모든 감각, 그것을 느끼는 모든 시공간.

2012 낚시하는 소녀 - 소외 군상을 바라보는 시선

2013 그 밤의 경숙 - 한국 사회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의 허상성

2014 양의 미래 - 담론에조차 담기지 못하는, 소외당하는 소수의 소수성

2015 소년이로 - 난학성 가득한 삶, 그를 이해한 척 살아야하는 성년의 아이러니함.

2016 베를린 필 - 분단의 역사로부터 이어지는 개인의 분단, 분단의 탈脫숭고화

2017 체스의 모든 것 - 삶의 규정성과 그를 해체하는 개인의 가능성.

2018 상속 - 고전이 된 예술과 고전이 되지 못한 예술, 그 모두에 빚을 지는 예술가.

2019 모르그 디오라마 -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응시의 폭력성,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그 증폭.

2020 아직은 집에 가지 않을래요 - 가정으로부터 벗어나는 여성성.



이쪽은 이상문학상보다 관념적인 성격이 더 짙음.


훨씬 더 실험적인 소설이 주가 되고, 위로와 따듯함의 정서를 지닌 작품은


전성태의 '낚시하는 소녀'정도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의 중심인물이 매춘부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여인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오늘날에 나왔으면 십자포화 맞고 사라졌을 작품임. 한 마디로 독붕이들이 원하는 '파격적 소재'를 사용하고 있음.



이상문학상을 받은 김애란의 예처럼 현문을 받은 김금희의 작품 또한 주목할만 함.


'체스의 모든 것'은 김금희의 모든 단편을 통틀어 가장 덜 감성적이고 논리가 돌출된 작품이라고 생각함.




다만 이상과 현문 모두 18~ 이후로 위로와 회복의 정서를 조금 더 많이 나타내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아마 좌절하는 청년 세대와 맞물린 변화가 아닐까 함.



그러나 그 이전, 특히 20세기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 문학이 위로나 따듯함의 정서에만 머물러 있다고 보기는 대단히 어려움.


그렇다면 그러한 인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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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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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미치는 영향이 좀 큰 것 같음.


독붕이들이 아무리 '힙'하다 하지만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까지 챙겨보는 ㄹㅇ 혼모노들은 소수일수밖에 없고


대개 젊작상과 SF 작가 관련한 떡밥이 타오를 때 한국 현문을 접할텐데 이런 대중적 영역에 걸쳐 있는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파스텔 에세이 감성과 PC권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많아서


한국 문학의 대다수가 위로나 따듯함, 정치적 올바름에 골몰되어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 쉽다고 느꼈음.




실제 최근 문학 계간지를 보면 순문계가 PC한 부분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함.


10~15년도에 발굴되었던 신인들은 대개 지금 정치적 올바름이나 페미니즘에 관한 작품을 왕성하게 쓰는 중이고


최근에야 그 반작용으로 다시 비 PC권 소재의 작품들이 나오고 있긴 한데 아직도 현문의 트랜드는 정치적 올바름에 가장 크게 박혀있음.


그리고 이건 국내에만 한정된 것도 아님. 미국의 현대문학도 PC한 부분이 주류고


유럽도 미셀 우엘벡이 강하게 공격받고 있는 걸 보면 그다지 예술의 자유성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려워졌음.



게다가 일반 독자층이 여성화되어 가고 동시에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대중예술계를 넘어 순수예술계까지 이런 요구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양상이 시시각각 발생하는 중임.



독붕이들이 예시로 드는 파격적 소재나 주제의 작품들도 대개 20세기나 21세기 극 초반에 나온 작품이고


그 이후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파격적인 소재나 주제의 작품들이 인기를 얻기가 많이 어려워졌음.




고로 정리하자면



"한국문학은 위로나 따듯함의 정서에만 머물러 있는가?"


- 그렇다고 보기 어려움.


국내 평단은 오랫동안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작품들을 주로 밀어줬고 찾는다면 파격적인 소재나 주제, 철학적인 작품들도 많이 볼 수 있음.


하지만 문학의 주요 소비층이 점차 여성화, PC화 함에 따라 그러한 방향으로 변화해가고 있는 중....


이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도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