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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부로 러닝 시작한지 딱 200일이었다.



100일 후기를 작성했을때 내 러닝인생의 200일과 300일을 기념할수 있는 날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작년 손기정 마라톤 10km가 첫 출전이었고 이번은 두번째 출전으로 하프 대회를 도전하는 걸로 내 200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지난 구정 연휴간 하프 첫 훈련을 해봤는데 의외로 완주는 가능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삼일절 마라톤 하프대회를 올 시즌 첫 대회로 접수했지만


사실 겨울 내내 청계천 - 성북천 뺑뺑이만 돈 터라 제대로 거리 훈련을 하지는 못했다.



돌이켜보니 하프 거리주는 총 네번의 훈련을 했다.


종전 기록 158


지난주 15.5k 가량의 페이스 점검주를 할때만 해도 155만 달성해도 만족하겠다 싶은 느낌이었다.


거리 훈련이 너무 부족했던 탓이다.



긴장을 했었는지 어젯밤은 잠을 잘 못이뤘다.


대회장에 도착해서 워밍업을 한시간 가량 스트레칭과 함께 해주면서 화장실을 세번이나 갔었다.


내 머리는 아니지만 내 몸이 긴장을 많이 한듯 했다.


홍진영씨의 빠떼리도 라이브로 들어보고 기대했던 봉주형님도 실물로 뵈었다.



그렇게 건이 울렸다.


병목을 뚫고 나오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정석근씨가 주로 옆에서 유튜브에서 본대로 소리치고있다.




-. ~ 5k


처음 뛰는 코스라 그냥 무작정 페이스만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첫 5k에서 오버페이스가 후반을 좌우한다고 생각했기에 심박을 체크하면서 내 페이스를 확인했다.


목표는 520으로 설정했는데, 500페이스에서도 제법 뛸만 하겠다 싶었다.


곧 있으니 140 페이스메이커가 보였다.


'어? 잘하면서 140페메를 따라다녀도 되겠는데?'




-. ~ 10k


140은 얼어죽을


그건 꿈이었다.


사실 좀 욕심부리면 따라 갈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기록보다도 첫 하프 출전을 무사히 완주하는게 더욱 중요했고 연습때보다 빠른 500 이븐으로 뛰자고 생각했다.




-. ~ 15k


5k부터 15k까지 옆에 어떤 청년이 나와 페이스를 맞추면 뛰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내가 쳐지면 같이 늦추고 그 친구가 앞서면 나도 이내 페이스를 확인하며 붙어주며


서로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며 동반주같이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달리다가 15k 두번째 반환으로 넘어가는 제법 긴 업힐이 있었는데 여기서 헤어지고 말았다.


사실 이 구간이 정말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 ~ 20k


지난 주 페이스 점검주에서 15k정도만 뛰었는데


거짓말같이 이 거리를 넘자마자 털리는게 감지되었다.


눈물, 콧물로 얼굴은 뒤범벅이 되고 침을 계속 뱉을수 밖에 없었다.


6k만 더 버티자고 생각하는 차에 복귀하는 업힐에서 사점을 느꼈다.


러닝하며 처음으로 이정도의 고통을 처음 느꼈는데, 내 심박을 확인하니 믿을수가 없는 숫자가 있었다.


무려 심박이 194까지 치고 나오는데 종전 최고 심박은 181이었다... 이 이상을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 동안 zone 5 훈련이 부족했다는걸 다시한번 느꼈고


나이 40대 초반이면 최대심박 공식상으로도 얼추 180정도인 듯해서 이게 맞는 줄 알고 그러려니 했는데


꼭 그런건 아닌가 보다.


물론 가민도 정확하다고 볼수는 없겠지만 이 전의 심박도 가민이 알려준것이니 이렇게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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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인


마지막 1k 남았다는 알림을 듣고 레이스 시간을 확인했다.


어떻게 어떻게 그 동안 500페이스를 잘 유지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내 몸이 거덜나는 것 역시 감지되었다.


마지막 1k를 쥐어짜내면 섭145도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한가득했는데


내 다리는 더 빠르게 나가지 못했다.



섭155를 목표로 출전한건 사실이지만 내심 컨디션에 따라 153정도까지는 기대했었다.


첫 대회인 손마때는 나는 솔직히 대회뽕을 느낄수 없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대회뽕이란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다.


145라는 기록은 분명 나에게 엄청난 희열이었다.


몇일 전 가민의 예상기록이 146이었는데


드디어 늘 나를 기만하는 가민녀석의 코를 눌러주었다는 쾌감도 짜릿했다.



어쩌면 나를 계속 이끌어준 그 청년 덕인지도 모르겠다.


골인 후 인사라도 하려고 찾았는데 결국 찾지 못해서 돌아왔지만 고맙다고 인사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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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마치고나니 엄청나게 추웠는데 탈의실 옆에있는 오뎅국을 일단 받아들고 먹기시작했다.


내가 살면서 먹어본 오뎅국물 가운데 단연 최고 맛있었다.


결국 두번이나 받아먹고 나왔다.




-. 마치며



대회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 삼일절이라는 의미도 있는 대회였고 나에게는 200일을 기념하는 대회이자 첫 하프대회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운영은 괜찮았으나, 메달 각인하겠다고 30분을 추위에 떨면서 줄을 섰는데 막상 각인할때 메달을 맡기고 한시간 후에 오라는 말을 듣고


순간 화가났었는데 날도 춥고해서 그냥 나온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시즌 첫 대회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대회장의 분위기와 묘한 긴장감과 설레임이 너무나 즐거웠다.


놀라웠던 점은 카본제트를 신은 러너들이 굉장히 많았는데(사실 거의 어르신들이긴 함) 카본제트 부스가 따로 있어서 시착이라도 해볼까 했지만


이마저도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그냥 돌아섰다.



다음 대회 동아 마라톤 10km때 또다시 pb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178/80인데 체중감량을 좀 더 해서 달린다면 10k 48분도 깰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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