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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eral March (by Chopin)Provided to YouTube by YouTube Audio LibraryFuneral March (by Chopin) · ChopinFuneral March (by Chopin)℗ YouTube Audio LibraryReleased on: 2013-09-06Auto-gen...www.youtube.com

(같이 들을 음악입니다. 후반부에 소리가 꽤 크니 약하게 틀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의 최초로 맥주양조 6연속으로 성공한 사람입니다.


제가 이번시간에 맥주양조를 하면서 반 이상 정신이 나가버렸기도 하고,


양조가 끝나니 침대에 누워 부들부들 거릴 힘도 없어서 말입니다.


어제정도는 되서야 힘이 돌더군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근차근 설명문과 기행문이 되는 겁니다.

(글이 꽤 깁니다, 긴장하십시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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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험불에서 온 한통의 택배.


설험불 없이는 '제가 만든' 맥주란 건 존재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누구신지는 몰르겠지만, 김나희 씨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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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화내고 싶어서 말이에요.


글쎄 몰트를 갈아달라는 옵션을 빼먹었지 뭐에요.


2000원이면 갈아 주는 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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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낼 일은 화내고 싶어서 일부러 그랬다고 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나저나 몰트들이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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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갈갈갈--


몰트를 너무 갈면 맥주가 탁해지고. 


너무 안 갈면 당을 얻기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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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자람보단 지나침을 선택했습니다.


더 갈아줫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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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술이든 양조 전에는 술을 위해서 주위를 깨끗하게 해줘야합니다.


탁월한 환경에서 탁월한 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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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부분을 기술보단 노동으로 때웁니다.


제가 소유한 돈은 공허한 성질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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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려다 흘린 사탕,


쓰레기 통에 들어가지 못한 휴지 조각,


제 오른쪽 눈썹 등-



바닥에 널린 쓰레기에도 사소한 역사는 있습니다.


이제 이 역사는 쓰레기 통에 버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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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양조는 물로 시작합니다.


맥주나 위스키 양조를 아신다면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처음보는 사람과 까먹은 사람들을 위하여 다시 설명하며.


설명문을 이해해야 기행문을 이해 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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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를 준비해주십시오.


저는 시아주머니에 넣어 당화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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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5도로 맞추면서 당화 해주십시오.


이것은 당화가 끝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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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쓰다남은 홉을 준비해 계량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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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불에 맞춰 맥즙을 끓여줍니다.


저는 고-학력 맥스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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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즙이 끓으면 위 거품을 걷어내 줍니다.


이 거품엔 톡 쏘는 특유의 향이 있는데,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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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품은 싱크대에 박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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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 을 끓일 거름망을 준비해주는 데.


얼마나 썼는지 그라데이션으로 착색이 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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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한 홉을 넣고 끓여주십시오.


홉은 언제나 향이 독특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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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쓰다남은 효모입니다.


쓰다남은 걸로 만드니 잉여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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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넣고 풀어드리면,


거품을 보여줍니다만-


효모의 생명력을 발아하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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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며


책상에 흘리며


발효통에 넣어주며


뚜껑과 에어락을 달아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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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홈브루의 끝입니다.


여기까지가 1일차입니다.


앞으로 갈 길 멀어요.


여기서 누우면 안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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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즙이 만들어 준 네잎클로버를 보여 오늘 하루를 끝냈습니다.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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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는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1일차부터 비가 오다가 2일차에는 폭우가 오더군요.


바깥세상은 워낙 관심이 없으니 신경쓰지 않고 양조 했습니다.


아침부터 옷 사이와 살 표면에 수분감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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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쯤에 자서 7시에 일어나니 조금은 말똥말똥해서 바로 일어났었습니다.


허나 이대로 양조를 계속할려하니


미래에 내가 두려워졌습니다.


결국 아침 일찍 편의점에 나가 정신안정제들을 사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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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의 시작은 맥즙의 자비(끓이기) 였습니다.


맥즙을 끓이면서 수증기들이 방 안을 점령했습니다.


밖에도 비가 오더니 안에서도 비가 왔었어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수를 할려하니, 거울이 맺혀서 아무것도 안 보였습니다.


끓이다가 참지못해 결국 옷을 벗어 던지고 자유인이 되어


속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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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양조가 끝났습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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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해야합니다.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양조하지 않으면 나중에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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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라기가 걸린째로 계속해야합니다.


흐르고 있는 타이머는 원망스럽고,


피곤함으로 인한 육체의 안정성은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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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으로 버티며 시간이 빠르게 흐르길 원했기에,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들었어요.


멍때린다면 피곤함이 다가와 코마상태에 빠지고,


일어나서 뭔가 하기엔 육체에 부하가 생겼기에.


멜로디를 흐느끼며 끊임없이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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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들었을 때가 설거지였습니다.


온몸에 땀이 나는데 육체는 걸리적거리고,


설거지하다 보면 어디선가 눈이 뜨여 있었습니다.


주로 서늘한 창고 쪽에 깨어나 있었는데,


이게 정신이 아찔해지는 건가?  내가 안정성을 상실했나?


뭔가 일어나고는 있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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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의 양조가 끝났습니다. 


그냥 빨리 자고 싶었어요.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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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시에 자서 오후 1시에 일어났습니다.


꽤 개운하며 하기싫은 양조를 계속해야한다는 미래는 끔찍해요.


밥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냉동실에 얼려둔 카레를 녹여 밥에 먹었습니다.


이렇게 맛 난 밥은 봉호동 전투 이후로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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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번 만 양조 해도 됩니다.


한번의 양조의 대가로 몸을 씻었기 때문입니다.


덤으로 주머니 도 씻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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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측정은 그냥 싫습니다.


부러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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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의 양조가 끝났습니다.


내일이 마지막입니다.



내일이나 남았네? 가 아니라


내일 밖에 안 남았네? 로 할거야.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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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몰트는 두 종류가 남았습니다.


따라서 두 번만 양조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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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짓도 5번째에요.


개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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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도 2일차처럼 두 번씩 양조했는데,


덜 고통스러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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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고통보단 기쁨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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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주로 누워서 작업했습니다.


쉬어야 일을 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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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맥즙이 완성됐습니다.



축하해주세요.


기분이 너 무 조 아요


마치 어렸을 때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왔을 때,


'무엇을 가져오셨나?' 하며 현관으로 달려가 기대하는 마음과 달려가는 목적에 부합하는.


치킨이나 아이스크림이라는 보상을 들고 오면 느꼈던,


그러한,


쾌락입니다.







맥즙 양조가 끝났다고, 그냥 쉬면 안됩니다.


여러가지 수습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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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염이 생겼습니다.


이름도 지었어요. 


MIKE.


생긴 게 마이크 처럼 생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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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명: 깨어나 보니 휘어있는 건 받침망 뿐만 아니라 내 육체였던 현상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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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식스 -  7개

콜라 뚱 - 3개

졸음껌 -  1봉지

치토스 -  1봉지

민트초코 오레오 - 1개 먹고 3개 남김.


= 6번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로 결론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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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9캔.


양조 중간에 부족해서 사러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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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 노트


-아빠 발.

-메주.

-식초.

-소중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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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맹세합니다.





오늘부터, 


비가 온다면 절대 맥주를 만들지 않겠노라.


만물에 대하여 맹세하겠습니다.




끝입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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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가 성공했는데 왜 맥주를 안 먹냐구요?



아하.....


이 양조란 게 말입니다.


농사와 같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그리고 행해야, 비로소 얻어지는 겁니다.


게다가 저 맥즙들을 마실라면 2달은 족히 걸린다구요.....



뭐 나중에 해야하는 병입이라거나 탄산화는 생각보다 별거 없습니다.


병에 집어넣고, 내비두면 됩니다.


보여줄 게 딱히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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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2달전에 만든 흑맥주를 선보이며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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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양조하던 저와 지금의 저는 달라졌습니다.


배운 것들이 많아서요.


그래서 말입니다.


앞으론 맥주양조보단 전통주 쪽에 마음을 부딪치기로 정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딴 거 하고 싶다거나, 그런 거 맞습니다.


앞으로의 맥주 양조는 무기한 중단입니다.


이번년도에는 언젠가 또 하겠죠. 희 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심하지 않으셨으면 죄송합니다.


할말은 많은데,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