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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자진입대마다 귀가…5번째 현역병 통지에 법원 “위법”‘16세 이전의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약시(안경을 착용해도 정상적인 시력교정이 불가한 시력장애) 판정을 받은 ㄱ씨(34...www.hani.co.kr


공무원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상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돈 아끼겠다고 보상을 안 해주다가 결국 소송까지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통쾌해 하며, 피해자를 동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병무청 공무원들은 왜 이런 판단을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1. 언뜻 생각해 보면 무조건 인정해 주는 일이 민원을 줄이는 길이다.


군대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민원이고, 공무원들에게도 민원은 강력하게 (최소 짜증나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권리를 침해받은 사람과 가족에게 끊임없는 민원을 받는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은 돈 나가는 일이나, 권리를 보장하는 일에 있어서 굉장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으로 임한다.



2. 그 돈 좀 준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다.


공무원은 국가에게 고용된 입장이며, 개인에게 보상금 좀 지급하고 면제 좀 시켜준다고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



3. 공무원이 되면 애부(?)심이 샘솟을리도 없다.


병무청 공무원이 된다고 갑자기 대한민국 병력수급에 대한 막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리는 없을 것이다.


보훈처나 산재처리나 이런 것들, 더 나아가면 특허 인정까지 뭐 공무원 된다고 해도 대부분 '평균적인 사람의 책임감' 가지고 일 하겠지.


세상 모든 곳이 그런 법이다.



근데 이 사람들 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건 <<책임>>의 문제에서 나온다.


가령, 군대에서는 관심병사가 제대하지 않고 부대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것은 그 병사를 관리감독하던 사람의 책임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부대 바깥으로 나가면, 책임자가 아니기에 책임질 일도 없어진다.



공무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어떤 공무원이 자신이 재량을 발휘한 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 사람이 책임자가 된다.


문제가 안 생기면 괜찮은데, 내가 재량을 발휘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왜 얘만 특혜를 주셨어요? 이 분이랑 아는 사이에요?"


"뭐 받아먹고 이런 거 아니야?"


"그러게 규정대로만 처리하면 문제 없었잖아"


이런 것부터......


문제가 조금 커지면,


[뉴스] 병무청 공무원, 병역비리 연루 논란...... 정부, 비리 엄단할 것



물론 여론 좀 잠잠해 지면 무혐의 나오고 삶이 원상복귀 되더라도 '신의 직장이 아니라'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 주지 않으니,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재량권을 최대한 행사하지 않는 쪽으로 행동하도록 학습한다.


(사실 재량권 행사해서 문제 좀 생긴다고 징계하긴 힘든데, 승진이랑 한국식 눈치문화때문에 그런 게 크다)



가끔 보면 인터넷에 공무원이 "소송해라"라고 했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냥 소송하라고 보수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소송을 하게 되면 <<판단>>의 책임은 공무원에서 사법부에게로 넘어간다. 

(병사가 외부로 나간? 표현이 좀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이다)


아무도 사법부의 판결에는 난리를 칠 수 없기 때문에, 사법부에서 결정하면 공무원은 그냥 그 결정대로 판정하면 그만이다.

(이런 행정소송의 경우 항소를 하지 않고 1심에서 끝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문이다)


판례가 만들어지면 규정이 바뀌고, 그 규정은 사실상 공무원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가 만든 것이 되며, 모든 공무원은 책임을 회피한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빡빡하게 교실을 감시하면 교사는 팔다리 다 잘리고, 군대를 감시하면 장교 부사관은 육아에 힘써야 하며, 일반 공무원을 감시하면 공무원들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다만, 그런 만큼 비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


반대로 재량권을 확대하면 '그럴 듯한' 사건들에서 국민들은 보다 편해질 수도 있는데, 그 만큼 공권력은 조금씩 부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 가운데에 있는 아름다운 중간점이란 지금까지 발견한 사람이 없다.



이런 문제를 '사회적 신뢰'로 설명하기도 한다.


수렵채집사회의 선조들과 그다지 유전적으로 다를 바 없는 인간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제거하는 쪽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신뢰가 낮은 집단은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고, 그러면 모두가 소극적이고 제도에만 의존하려고 한다.


그러면 신뢰는 더욱 없어지고 이것이 반복된다.



한국은 대표적으로 사회적 신뢰가 낮은 국가들 중 하나다. 


엄청난 자원을 들여서라도 감시를 하는 것이 재량을 보장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사회적 합의는, 오히려 훨씬 부패하고 막장이었던 과거 사회보다도 큰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공무원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보수적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이건 다시(.......) 악순환을 낳는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런 소극행정은 단순히 병무청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보수적으로 규정을 해석해 보상금이나 연금을 산정하고, 특허 판정에 있어서도 애매하면 특허심판원과 법원으로 보내버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법원이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시민인데 (?)


대한민국 법관은 약 3천명으로 인구비례로 따져도 독일의 1/4에 지나지 않는다.


만성적인 법관 부족의 현실 때문에 (법률 자원의 부족), 일반적으로 판결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안 그래도 법률심만 하는  대법원은(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위법 적법 여부만 따짐) 그마저도 올라오는 사건의 80%가량을 합법적으로 '아예 심사하지 않고 각하'해 버린다 (심리불속행).


안 그래도 판사 수는 적은데, 소송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예전처럼 노예노동을 명예롭게 여기던 판사들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으니, 판결의 정확도와 신속성은 점점 떨어지는 악순환을 낳는 것이다.



공무원이 부족하면 공무원을 늘리고, 판사가 부족하면 판사를 늘려야 되는데, 원시적인 사람의 본능은 그들이 잘못했으니 줄이고 없애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사회적 신뢰의 부정적 피드백 과정이 시작된다.



나는 병사들의 인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장교 부사관들도 마찬가지의 늪에 빠져 있다고 본다. 


신뢰를 하지 않으니 감시를 하려고 하고, 군은 소속 인원을 갈구니 군인들은 보수적으로 규정에 천착하게 되며, 이런 과정이 이어지는데......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군인은 강력한 계급정년의 영향을 받고 군 조직의 특수성 때문에 옷을 벗는 귀결로 이어지는 것이다.

(신세대 공무원의 면직률도 상당하지만, 공무원은 제도적으로 버티려면 정말 끝까지 개길 수 있다. 한국 제도는 유럽에서 따 와서 어설프게 미국을 섞은 형식으로, 아마 공무원들의 인식이 유럽인마냥 개인주의가 되면 극단적 복지부동의 유럽식 행정을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군과 병무청은 서로 "씹새끼들아" 쌍욕을 하면서도 책임을 지기 싫으니 서로 ......


군: (우리 규정대로면) 이 사람은 복무가 불가능함. 제정신임?

볌무청: (우리 규정대로면) 이 사람은 현역이 맞음.

군: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