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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개봉한 남부군이라는 영화가 있음

대한민국 지리산 근방에서 활동하던 빨치산들의 활동과정을 담은 영화인데,
해방이후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남로당 출신 이우태라는 사람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위기에 빠지자 산속으로 숨어들어 '제 2전선'을 형성하라는 지령을 받고 빨치산에 가담했다가 생포당한뒤 쓴 수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임

(전체적인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맞는데 자세한 부분에서 본인에게 유리하게 기록했다는 논란이 있긴함)


이 영화를 보다보면 이 게릴라들이 궁지에 몰리는 순간들이 오는데 주로 눈내리는 겨울, 그리고 꽃피어나는 봄에 빨치산들이 곤경에 빠지는걸 알수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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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지나서 겨울에 들어서면 산속의 나뭇잎이 모두 사라져서 산속에 은거하는 게릴라들에게는 벌거벗은거나 다름없는 상황이 됨

녹림이 사라지고 나면 수풀사이에 숨어서 국방군 몰래 접근해서 관찰하거나 매복해서 공격하는등의 유격활동 자체를 못하게되고, 가만히 숨어서 은거하는것 조차 어려워짐

설상 위장복같은건 꿈도 못꾸는 시기라 이런 계절에 공중정찰 보내면 그대로 위치 다 확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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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특성상 보급품을 대량으로 비축하기가 어려워서 재보급 주기가 매우 짧은데, 겨울이되면 보급품 채우는건 언감생심이고
체온이 낮아져 에너지 소비량은 엄청 늘어나는데 비해 이동자체가 어려워지고 모든 경작이 끝나있기 때문에 농가에서 몰래 서리하는것 조차 불가능함.
협력자가 있다해도 수천규모의 빨치산의 입을 감당하는건 불가능.

즉 굶어가면서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면서 숨쉬는것만으로도 체력이 소진되는 환경에서 싸워야하는거지.


(한반도에 투입된 중공군이 게릴라를 고집하며 미군을 상대하다가 사단 전체가 동사한 사건만 봐도 의지만으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걸 알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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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부군을 보면 평시에 식량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도 꽤 사실적으로 묘사돼있다.
조달이라기 보단 구걸, 협박, 약탈, 협조를 가장한 절도가 대부분. 군대라는것들이 이런식으로 군수품을 조달하니 안정적으로 유지될리가 없다

(초기에는 민심 얻는다고 최대한 유화적인 태도로 접근했지만 전쟁 말기로 가면 사실상 도적떼가 된다)



눈이 쌓이면 이동자체가 어려워져서 은신, 이동, 도주 등의 모든 활동이 어려워지고 작전실행했다 하면 가뜩이나 게릴라들 영양상태도 엉망이라 탈진이 기본 패시브로 걸려버려서
빨치산 전체가 겨울만되면 모든 활동이 뜸해진다
살아남는거 자체가 버거워지니까 어찌보면 당연한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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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낮아지고 강풍이라도 불면 동사자가 연달아 발생해서 겨울 내내 가용병력은 계속 줄어들고

살아남기 위해선 더더욱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야하는데
깊은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보급을 받기는 더더욱 어려워지는 모순을 맞닥들이게 된다.

뭘해도 죽어나가고, 아무것도 안해도 죽어나가기 시작함

국방군 입장에서는 따로 수색이나 토벌을 보내지 않고 민가를 소개해서 철수시키고 인근 마을만 보호해도 빨치산들이 알아서 소탕되는 환경이 바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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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겨울을 버텨낸다고 해도 봄이 문제임

날씨가 풀리면 그나마 나아 지지만, 겨울 동안에 체력을 비축하지 못해서 봄의 큰 일교차에 질병에 걸리기도 쉬워지고, 농가는 그동안 비축한 곡식들 거의다 소비하고 이제 막 경작지 준비하는 시기라 어디가서 약탈을 할수도 없음
했다간 바로 국방군한테 신고들어가서 위치발각되는거고

추위를 피하기위해 땅을 파고싶어도 낮에는 진흙, 밤에는 얼어버리는 환경이라 위생상태를 유지하면서 지낼수도 없고, 나무를 떼울수도 없어서 식량을 구해도 언채로, 익히지 않은채로 먹어야하는 환경이였음

애초에 눈에 젖은 나무엔 불이 잘 붙지도 않고
젖은 나무를 태우면 연기가 엄청나게 피어오름

이런 극한의 환경에서 총기 손질/관리가 제대로 될리가 없고,
북한에게도 버림받은 상태라 총알보급도 오로지 적한테서 취하는게 전부. 이미 빨치산의 행동패턴과 취약점은 모두 파악된 상태라서 국군도 아무때나 빨치산이랑 전투를 해주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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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군이라면 전방부대와 후방부대가 번갈아가며 부대임무를 분담하고, 보급도 보급부대가 안정적으로 조달해주겠지만 우리의 '혁명전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급자족하면서 알아서 먹고 싸우는게 미덕이고 명예라 전투뿐만 아니라 그냥 생존 자체가 목적으로 자리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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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부군의 내부교란•파괴공작은 1948년부터 시작돼서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사살되던 1953년까지 계속됐는데 무려 5년동안 이런 무장 빨치산 활동을 했다는게 놀라울 따름임
(실제로는 60년대까지 이어지긴 했다는데 실제로 위협이 될만한 무장 빨치산은 휴전과 함께 거의 사라짐)





이 시기에 대한민국 빨치산 토벌의 양대산맥 두명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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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에선 누구나 이름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백선엽 장군

(전방이 어느정도 수습되고나서 국군도 본격적으로 전라도 빨치산 토벌에 투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백선엽 장군이 임명되면서 처음으로 공군, 포병, 공병, 보병 등의 여러병과를 동원해서 입체적인 작전으로 몰아세우는 빨치산 총공세가 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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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쪽에선 전투경찰 18대대장 차일혁 대장

(당시 경찰은 기관총도 쏘고 박격포도 쏘면서 내부교란하는 빨치산 토벌하는 전투력 만렙인 상태였다. 1948년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하던 시기부터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좌익청년단과 남로당의 내부교란 활동때문에 경찰들은 전쟁 전부터 이미 소총을 들고 국군보다 더 신속한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위 두사람은 한국전쟁 중 남부군 토벌에 상당한 공적을 세웠던 사람들인데
두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말이 바로
"빨치산은 겨울에 잡아야 한다"였다

그만큼 겨울 산속이 척박하고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지금 우리야 도시에 편하게 앉아서 전기 원없이 쓰면서 이런저런 재난계획을 나름대로 세우지만
당장 혹한기 훈련을 생각해봐도 보급품과 식량이 안정적으로 계속 공급되는 오늘날의 훈련조차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것을 생각해보면



야생산속 겨울나기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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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고보면 혼자 산속에 들어가 겨울을 나며 수련을 했다는 최배달의 훈련도 결코 만만한 과정은 아니였을듯하다
물론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숨어지내는것도 아니였고, 동료와 마을 사람로부터 꾸준히 도움을 받긴 했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