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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드래곤

1970년대 펜과 종이, 그리고 주사위와 룰북으로 하는 판타지 세상 속 역할 놀이가 탄생했어

그건 바로 최초의 TRPG인 던전 앤 드래곤(D&D)였지

D&D는 (마피아 게임의 사회자처럼) 게임의 시나리오나 전체적인 룰을 관리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던전 마스터'라는 역할이 필수적으로 필요했는데

이 던전 마스터의 부담을 컴퓨터화 시키려는 시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지

최초의 CRPG가 무엇인지는 지금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1974~1976년 사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여러 대학들에서 D&D를 즐기던 너드 찐따 공학도들에 의해 동시다발적으로 생겼다고 보는게 맞을거야

당시에는 지금처럼 PC라는 형태의 물건은 대중화되지 않았고, 지금의 냉장고보다 더 큰 연구용의 메인프레임 컴퓨터들과 그것들을 제어하게 해주는 단말기로 이루어져있었어

그렇게 탄생한 게임들은 pedit5, DND, Dungeon 등이 있고

이런 게임들은 놀랍게도 1인칭 시점의 인터페이스에, 절차적으로 생성된 던전을 탐험하는 등 놀랍도록 현재 제작되는 유수한 RPG 및 로그라이크 게임들의 근본을 확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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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칼라베스

이러한 흐름속에 영향받은 게임이 훗날 로그라이크의 그 Rogue와 리처드 개리엇의 아칼라베스 등이 있어

이 중 리처드 개리엇의 아칼라베스는 최초의 상업용 CRPG로 평가받는데

리차드 개리엇은 당시 우주비행사 아버지를 둔 유복자였고 (후에 우주먹튀를 하게될 복선인지는 몰라도) 

그 덕인지 아주 어렸을때부터 그당시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애플2 PC를 집에 들여다놓을 수 있었어

개리엇은 D&D의 광팬이었고, 가지고있는 애플2 PC로 D&D에 영감받은 한 게임을 "재미로" 만들게 되지

그리고 1979년 동네 컴퓨터가게 체인이었던 '컴퓨터랜드'에 자기가 제작한 게임좀 팔아줄 수 없냐고 물어봤어

정말 좆고딩인 주제에 벌써 야망과 배포가 엄청나지않냐?

개리엇은 비닐봉다리에 게임 디스켓을 담고, 겉포장지는 엄마한테 그려달라고해서 15카피를 팔았다고 해

근데 컴퓨터가게 주인아재가 이 게임을 '캘리포니아 퍼시픽'이라는 회사에 보내본거야

그 회사는 게임에 큰 흥미를 보였고 결국 좆고딩 개리엇은 출신지인 텍사스에서 캘리까지 날아가서 게임 제작 및 배급사 계약을 맺게 되지

당시 개리엇은 게임이 한장 팔릴때마다 5 달러씩 받기로 로열티 계약을 체결했고, 1980년 이 좆고딩이 만든 게임은 무려 3만장이나 팔리게 된다!!

이 대사건으로 인해 좆고딩 개리엇은 게임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고, 향후 아칼라베스를 개량한 작품인 울티마를 제작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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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리

아칼라베스의 상업적 성공 이후, CRPG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어 

1981년 코넬대에 다니던 두 대학생 앤드류 그린버그와 로버트 우드헤드 또한 D&D에 심취한 너드였고

앤드류 그린버그는 이미 게임 제작에 한번 참여해본 경험이 있어서 파스칼 언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했지

그렇게 이 둘은 애플2 컴퓨터로 게임을 하나 만드는데 이 게임이 바로 위저드리였어

위저드리는 서사성에 중점을 둔 울티마와는 달리 던전크롤링과 전투가 중심인 차별화되는 RPG였어

그리고 위저드리를 재밌게 즐긴 일본인들은 후에 위자드리의 턴제 전투 시스템을 최대한 순수하게 추출한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퀘스트라는 작품을 만들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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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즈테일

그리고 1983년, 이미 위저드리와 울티마는 상업용 CRPG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던 시대였지

이때 브라이언 파고라는 22살의 젊은 청년이 지인 몇몇을 데리고 자그마한 게임 제작사를 하나 차리게 되는데

이 회사가 후에 RPG 제작의 명가가 되는 '인터플레이'야 (폴아웃과 발더스 게이트의 배급사)

브라이언 파고는 RPG의 열혈한 팬이었고 1985년 EA와 손잡고 '바즈 테일'을 만들게 돼

바즈 테일의 시스템은 후에 인터플레이에서 제작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RPG인 '웨이스트랜드'에 거의 그대로 적용됐고

그 게임은 나중에 인터플레이가 폴아웃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었지

(다만 폴아웃 창시자 팀 케인에 따르면 본인도 폴아웃 제작에 웨이스트랜드의 영향을 받았으나, 폴아웃 프로젝트 자체가 웨이스트랜드의 후속작으로 시작한건 아니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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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는 뭐하는새끼들인가?

SSI는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한 턴제 밀리터리 워게임같은 전략게임들과 

전투기나 잠수함 시뮬레이션 게임들로 유명한 회사인데 사명부터가 Strategic-Simulation-Inc 

즉, 전략 시뮬레이션 주식회사인 닉값하는 제작사였어

이 회사의 소소한 영향력인지는 몰라도 한국에서 RTS(Real-Time Strategy) 같은 시뮬라르크적인 특성을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런 장르를 일컬어 '전략'과 '시뮬레이션'이라는 엄연히 차별화되는 두 단어를 혼용해서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퉁치는 이상한 경향이 생긴거같기도

여튼 SSI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만 만들다 '타도 울티마'를 기치로 몇개의 게임을 만들었지만 죄다 말아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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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오브 래디언스

하지만 그때 쌓은 노하우로 SSI는 D&D의 제작사인 TSR과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D&D 세계관 RPG인 '풀 오브 래디언스'를 1988년 출시해

'풀 오브 래디언스'는 PC용으로 출시된 최초의 정식 AD&D 기반 RPG게임이자, 발더스 게이트의 세계관으로 유명한 '포가튼 렐름' 캠페인을 차용해

단지 판권만을 사서 제작한게 아니라, 처음부터 TSR측의 D&D 캠페인 디자이너들이 게임의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하는등 TSR과의 전격 협력하에 SSI가 사활을 걸고 만든 작품이었어

여러모로 '풀 오브 래디언스'는 TSR입장에서도 큰 기대를 건 게임이었는데 당시에도 D&D는 찐따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때문에

접근성이 낮았는데, 이를 일반 PC유저들한테까지 저변을 넓히기 위해 SSI와 손을 잡은거지

그리고 그당시 나왔던 여러 TRPG들은 TSR의 D&D를 파쿠리해간것들이 한두개가 아니라 TSR 입장에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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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의 골드러쉬, 골드박스 시리즈

SSI와 TSR의 야심작 D&D CRPG인 '풀 오브 래디언스'는 엄청나게 성공을 거뒀어

이때 SSI의 RPG 시리즈는 황금색 패키지 박스로 판매되는것때문인지 '골드박스'라는 별명으로 불려

SSI는 이에 힘입어 1년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풀 오브 래디언스'의 후속작을 세개나 내게 돼


커스 오브 아주어본드 (1989)

시크릿 오브 실버 블레이드 (1990)

풀 오브 다크니스 (1991)


거기다 게임과 연관된 소설까지 팔아치우고 (블리자드가 생각난다) 그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등 이 시리즈들은 엄청난 성공을 거둬

이 시리즈들은 골드박스 4연작으로 불리고, 이로인해 SSI는 회사의 규모가 엄청나게 대성장하고 

이제 전략/시뮬레이션만 만드는게 아닌 명실상부한 RPG 제작사로 거듭나는 대성공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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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저 제네럴)


SSI 좆망

근데 SSI는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지르고말아. 이 게임 엔진으로 게임을 무더기로 쏟아낸거야

새비지프론티어, 챔피언스 오브 크린 시리즈, 심지어 우주배경의 SF RPG까지 (뭐 스타필드도 아니고ㅋ)

정리해보자면 1990~1992년동안 SSI는 똑같은 게임엔진에 내용만 다른 게임을 10개나 내놨어

1993년엔 아예 이 게임엔진 제작툴을 '포가튼렐름 언리미티드 어드벤쳐'라고 뭔 쯔꾸르마냥 존나 무성의하게 팔아제꼈어

이런 대충대충 개 씹 무성의 그 자체였던지라 이런 방만함으로 인해 SSI는 '팬저 제네럴'같은 명작 워게임을 만들고도

경영이 악화돼서 1994년 Mindscape란 회사에 먹혀버리게 되지

뭐 그렇다고 이름자체가 바로 사라져버린건 아니지만 더이상 SSI라는 이름의 가치는 퇴색된지 오래였어

그래도 SSI의 게임엔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D&D라는것이 무엇인지 널리 보급했고

후대에 많은 제작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들 중 하나로 골드박스 시리즈들 뽑는 등 서구 RPG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어

실제로 의대생출신 개발자인 바이오웨어의 레이 뮤지카와 그렉 제스척은 발더스 게이트의 제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임은 골드박스 시리즈의 드래곤랜스 시리즈라고 밝힌 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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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의 게임엔진의 또 하나의 의의라면 바로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가 이 게임엔진으로 만들어졌다는점인데

사실 MMO게임이라는 개념은 그 당시에도 있었지만

이는 MUD라고 불리는 텍스트 기반 온라인 게임이었지

1991년 (최초의 CRPG들중 하나인 Dungeon의 제작자였던) Don Daglow는 이 골드박스 엔진으로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인 '네버윈터나이츠'를 만들게 되지

이건 '바람의 나라'의 최초 서비스 개시일인 1996년보다 무려 5년이나 빠르지!

이 게임은 플레이하려면 1시간당 4~6달러를 지불해야하는 고가의 물건이었지만 피크타임엔 동접자 2000명을 상회하고 6년간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어

거기다 무려 1991년에 길드, 래더, 레이드 등의 컨텐츠까지 갖춘 굉장한 물건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