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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불안감에 쫓겨서 시작했던 현장일..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을 하며 많은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밥을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 사이로 먼지를 뒤집어 쓰고 함바집을 가는 내 모습을 보며 느끼는 절망감, 도태된 것 같은 기분, 아저씨들이 툭툭 던지는 모멸감, 눈치껏 하나씩 배워가며 느꼈던 성취감, 주차자리 없어서 피곤한 얼굴로 느꼈던 새벽공기의 상쾌함까지..


당시에는 내 삶이 망가졌다고 생각해서 정상성에 목을 메며 공부에만 집착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숨겼던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병신같은 생각이었고 모두가 나를 밀어낼 때 현장일을 할 수 있던 것은 좋은 기회였고 당시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니 노가다는 이제 졸업이다. 싫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돈가지고 구차하게 굴었던 날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좋은 사람들도 많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지는 않더라도 한번쯤은 경험해봐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는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고 일반현장만 돌아다니는 신세여서 유독 현장에서 또래 친구들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고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지만 너무 나대는 것 같아서 그냥 내 할일만 했는데 오늘은 슬쩍 한마디 건네본다. 비록 의미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인생이지만 우리 잘 살아보자고.